새로운 차원의 상호 의존으로 가는 길에 들어선 러시아와 중국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에 담긴 상징적 의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은 깊은 상징적 의미와 실용적 의미로 가득 차 있다. 러시아인들에게 전승기념일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특별한 경축일로 가까운 친지와 이웃들과 함꼐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일부 서방 국가 지도자들이 러시아 행사 불참을 러시아와의 정치적 흥정을 위해 이용하려고 하는 이때 시진핑 주석과 다른 브릭스 국가 지도자들의 전승 퍼레이드 참석은 서방 국가 지도자들의 그런 노력이 헛수고임을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5월 9일 전승기념일은 소련과 중국이 이 승리를 함께 일궜고 이 승리에 엄청난 노력을 바쳤고 무수한 희생을 치렀음을 전 세계에 상기시켜주는 날이었다. 따라서 지금 러시아와 중국은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날조하고 승전의 역사적 의미를 폄하하려는 시도들에 공동으로 맞서고 있는 셈이다.

일부 관측통은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들이 모스크바와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 퍼레이드를 교환 방문하는 것을 두고 2차 세계대전에서 양국 국민의 공동 투쟁에 표하는 경의로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정치군사 동맹 형성의 전제조건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려할 만한 근거는 없다. 러시아와 중국은 '윈-윈' 전략을 고수하고 있고 어떤 국가에 맞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서 모든 분야에 걸쳐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음을 세계에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문 의제가 굉장히 뜻 깊고 실용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높은 수준의 상호 정치적 신뢰감은 구체적인 내용물로 채워져야 한다. 양국의 경제통상 협력은 전통적인 에너지 및 군수산업 분야에서 혁신과 투자, 재정·금융 분야, 첨단기술 제품과 관련된 다른 분야의 프로젝트들로 옮겨가고 있다. 장거리 광폭 항공기와 중형 수송헬기 제작, 고속철도 분야와 원자력 분야의 협력이 발전·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자원 채굴과 가공, 공급 분야의 전통적 협력도 양국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계속 남아 있다.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하는 서부 노선에 관한 협정 논의도 어쩌면 양국 정상의 의제에 포함될 수도 있으며 동부 노선 가스관 건설과 '야말 LNG' 프로젝트 내 액화천연가스 공장의 합작 건설도 시작됐다.

러시아는 중국 주도의 브릭스개발은행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기금 설립안을 지지한다. 이러한 국제 금융 매커니즘들은 인프라 건설과 양국의 중요한 투자 프로젝트 실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양측은 '신(新)실크로드 경제 벨트' 창설 분야 협력에 관한 쌍무 협정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중-러 협력 프로젝트들을 통합하고 이들 프로젝트의 발전을 촉진하는 공개 플렛폼일 뿐 아니라 상하이협력기구(SCO)브릭스,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같은 지역 협력 매커니즘에 새로운 내용물을 채워넣고 있다.

상호 신뢰는 성공에 필요한 핵심 조건이다. 러-중 관계는 호혜적이며 가치 있는 관계다. 따라서 중국이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 악화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거나 러시아의 '아시아 선회'는 이런 관계 악화에서 비롯된 편의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할 이유는 전혀 없다.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모든 분야에 걸쳐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증거들도 매일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양국 관계에 이익만을 가져다주는 상호 의존의 강화를 말하는 것이다.

상호 의존과 형평성이야말로 러-중 관계를 다른 나라들을 위한 모범 사례이자 21세기 신(新) 세계 질서의 버팀목으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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