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발목 잡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IRNFT)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일러스트=알렉셰이 요르스)

중단거리미사일 폐기 조약(IRNFT)이 최근 러시아와 미국 간 심각한 불협 화음의 원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IRNFT)는 1987년 12월 로날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서명한 조약이다. 조약 조건에 따라 양국은 보유하고 있는 사거리 1,000km~5,500km(중거리), 500km~1,000km(단거리) 지상배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전량을 폐기해야 할 의무를 갖게 되었다.

'데탕트(긴장 완화)' 정책

당시 소련은 왜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에 서명했을까? 이는 유럽 곳곳에 배치된 핵탄두 미사일 미국 퍼싱-1A, 퍼싱-2, BGN-109G가 아르한겔스크, 고리키 및 바투미 등 소련 영토의 유럽 지역 전역을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미사일이 모스크바까지 날아오는데는 10~12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소련의 중거리 미사일 RSD-10, R-12, R-14, RK-55, 단거리 미사일 OTR-22와 OTR-23은 사정거리가 대서양 연안에 이르러 모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조준했다. 따라서 서로를 위협하는 핵 미사일의 완전한 제거는 1990년대 초 양국간 긴장 완화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모든 것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달리 미국의 접경국 중에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보유한 국가가 없다. 미국은 이를 테면 터키나 파키스탄이 중단거리 미사일 보유를 포기하도록 한다든지, 중국과 이란이 IRNFT에 가입하도록 하는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더욱이 미국의 이후 모든 정책은 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 증강에 있어 미국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2002년 조지 부시 정부는 체결 당시 미국과 소련 양국에서 "국제 사회 안정의 초석"이라 부른 탄도탄 요격 미사일 조약(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본 조약은 소련(러시아)과 미국 양국의 MD시스템을 대폭 제한했고, 양국의 전략적 방어 및 전략적 공격 간 균형을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 안보의 이해관계를 무시한 채 러시아 국경까지 MD 시스템을 확장시키기 시작하며 이를 이란, 북한 등 '불량국가'로부터의 보호 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이든 북한이든 가까운 미래에 사거리가 미국이나 나토 국가 영토에 이르는 미사일을 보유할 가능성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략적 균형의 파괴

더욱이 미국은 모든 중단거리 미사일과 그 부품까지 폐기할 것을 규정하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을 위반하며 요격미사일 실험 시 표적용 미사일로 '퍼싱' 미사일 일부를 비밀리에 사용한다. 그뿐만 아니라 테러리스트 진압에 쓰이는 무인기도 전술∙기술적 특징 면에서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에 의해 금지된 지상배치 순항 미사일에 속한다. 미국이 MD 체계 하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배치하려 계획중인 미사일 발사대 MK-41또한 중거리 순항 미사일 발사대로 쓰일 수 있다. MK-41 배치 또한 엄연한 IRNFT 위반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미국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협약(CFE) 차원에서 러시아의 이해 관계를 고려하지 않았고, 나토 동맹국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 뿐만 아니라 새로이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국가들이 본 협약에 가입하도록 권유하지도 않았다. 이로 인해 새로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과 더불어 나토는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 면에서 서너 배 앞서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제기될 수 있는 명백한 질문은 하나다. "러시아는 이를 얼마나 더 두고볼 것인가?'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의 혈기왕성한 매파를 진정시키려는 수사는 이제 접어두고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닐까?

탈퇴할 권리

현재 러시아에 재갈을 물리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에서의 탈퇴를 선언하는 것이 러시아가 지금 취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은 국내 여론은 물론이고 군에서조차 찬반양론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이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자국 MD를 배치하는 것에 러시아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서방 세계에서는 이미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배치될 MD가 러시아를 겨냥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숨기지 않는다. 새로운 군비 경쟁으로 인해 국가 경제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어떠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까? 크림 반도에 장거리 폭격기 Tu-22M3, 그리고 전술미사일 복합체 '이스칸데르-K'를 배치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스칸데르 순항미사일이 나토 가입국들의 군사 기지까지 날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거리를 늘려야 한다. 이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조약으로부터의 탈퇴를 의미한다. 조약 탈퇴로 인해 국가 경제가 입는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조약 탈퇴가 국가 이익과 안보 강화에 부합한다면, 응당 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본 기사는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의 기사를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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