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터넷 달군 사랑스런 괴물 ‘즈둔’... 누구냐 넌?

Facebook
인간의 삶에서 기다림은 필수적이다. 그 기다림을 상징하는 괴물 ‘즈둔’. 러시아 네티즌들 사이에서 즈둔을 패러디한 사진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즈둔(Ждун, 기다리는 자)’. 러시아 네티즌들이 네덜란드 여류 조각가의 작품에 붙인 이름이다. 코끼리 또는 바다코끼리, 아니면 거대한 곤충을 닮은 즈둔의 엉뚱맞은 생김새 때문에 수 많은 인터넷 밈(meme)이 탄생했다. // 즈둔과 함께 한 조각가의 딸.

원 작품명은 ‘호문쿨루스 록소돈투스(Homunculus Loxodontus)’다. 네덜란드의 여류 조각가 마그리엣 반 브리부트(Margriet van Breevoort)가 만들었다. 작품 아이디어는 병원에서 참을성 있게 의사의 호출을 기다리는 환자들(특히 아이들)이나 공항에서 탈 비행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에서 나왔다. 현재 호문쿨루스는 네덜란드의 한 소아과 병원 홀에서 어린 환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 “선생님, 제 병이 뭔가요?”

즈둔은 러시아에서 인기있는 인터넷 밈이 됐다.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사용자들은 즈둔의 사진에 코믹한 글을 덧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그림 속에 즈둔을 합성하기에 이르렀다. // 빅토르 바스네초프 ‘갈림길에 선 전사’를 패러디한 ‘갈림길에 선 즈둔’

발렌틴 세로프 ‘복숭아를 든 소녀’를 패러디한 ‘복숭아를 든 즈둔’

레오나드로 다 빈치의 ‘모나리자’ 속으로 들어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즈둔.

즈둔은 베이커 스트리트도 방문했다. // BBC 미니시리즈 ‘셜록’의 한 장면.

우주에 간 즈둔.

트럼프의 첫 시행령을 기다리는 즈둔.

소비에트 선전 포스터 ‘입 조심!(Не болтай!)’ 속 콜호스 여성 노동자 자리에 들어간 즈둔. 이 포스터는 간첩과 파괴 분자들이 소비에트 연방의 국경지대에서 횡행하던 1941년에 나왔다. 패러디 포스터 속의 즈둔은 “누르지 마! 다 사라질 거야!”라며 오늘날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여권과 유럽연합 깃발을 든 즈둔은 ‘비자가 필요할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겠지’라고 생각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응원하는 즈둔. 2016년 8월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는 (1분 30초나!) 푸틴 대통령의 모습이 TV로 생중계됐다. 이 만남은 양국 관계가 냉각된 후 처음 성사된 것이었다.

>> 궁금한 러시아-3: 러시아는 왜 이렇게 클까?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