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라 르포’...유네스코 문화유산 팔미라 도시유적의 운명은?

지난 5월 5일 팔미라 고대 원형극장에서는 지역 주민과 도시 탈환에 참가한 군인들을 위한 ‘팔미라를 위한 기도(With a Prayer for Palmyra)’라는 제목의 무료 연주회가 개최됐다.

지난 5월 5일 팔미라 고대 원형극장에서는 지역 주민과 도시 탈환에 참가한 군인들을 위한 ‘팔미라를 위한 기도(With a Prayer for Palmyra)’라는 제목의 무료 연주회가 개최됐다.

러이터
Russia포커스 특파원이 얼마전까지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하고 있던 팔미라를 찾았다. 그곳에서 탈환 작전에 참가한 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 병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팔미라 도시유적의 재건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른 아침 우리의 자동차 행렬은 라타키아에서 팔미라로 향하는 300km의 여정에 나섰다. 기자들을 태운 차량들은 러시아 육군과 항공우주군의 호위 속에 움직였다. 지상에서는 30mm 포를 갖춘 병력수송장갑차 BTR-82A와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티그르(Тигр)’급 장갑차 여러 대가 자동차들의 이동을 엄호했다. 상공에서도 전투헬기 Mi-24와 Ka-52가 자동차들의 행진을 지켜줬다.

팔미라의 오늘

5~10km마다 길에서 시리아 정부군 검문소를 마주쳤다. 멀리서 러시아 장갑차량과 기자들이 탄 차량 행렬을 알아본 사람들이 환호하며 손을 흔들기 시작했고 차량이 옆을 지나갈 때 환영의 말을 외쳤다.

도중에 만난 검문소들의 모양새는 다양했다. 인공적인 흙무더기로 최소한의 방어구축물을 갖춘 작은 보병부대가 있는 곳도 있었지만, 몇몇 구역에서는 전차, 대포무기로 무장한 참호진지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러시아 군인들의 설명에 따르면, 후자는 테러범들와의 전투가 이루어지는 지점들이라고 한다.

니콜라이 리톱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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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시간만에 우리는 탈환된 팔미라에 도착했다. 우리의 도착할 때 마침 어디선가 맹렬한 포격이 시작됐다.  정부군이 IS 거점을 포격하는 소리였다. 전날 우리가 위치한 곳에서 15km 떨어진 지점에서 수크나 시에 거점을 마련한 테러범들과의 전투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팔미라 근처에는 러시아군의 임시기지가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부대 및 작업 중인 공병을 공중공격에서 엄호하기 위한 자주 대공미사일-포탄복합체 ‘판치리-S1(Панцирь-С1)’이 배치돼 있다. 멀리서 얼핏 보면 레이더 기지들이 몇몇 보이는데, 그 이상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의 장비에 대한 정보는 극비에 부쳐진 국가기밀 사항에 속한다.

팔미라 탈환

한때 인구 5천 명의 활발한 관광도시가 있던 자리에는 사람들이 떠난 반쯤 허물어진 집들만이 남았다. 여기저기 포탄과 전차탄의 흔적들이 보인다. 마치 기관총과 자동총 사격에 구멍이 나지 않은 벽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한 시리아 정부군 병사의 증언에 따르면, 가장 치열한 전투는 팔미라 유적 중심지가 아니라 좁은 골목들과 납작한 집들로 빽빽이 들어찬 시 외곽지역에서 벌어졌다고 한다.

그는 “시내 전투에 러시아 공군은 참가하지 않았다. 이곳에선 보병 전투만이 있었고, 육탄전까지 불사했다”고 당시의 전투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IS 전투부대의 핵심은 이슬람 개종 후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외국인들이라고 말했다. “종교적 신념을 위해 온 이들도 있지만, 쉬운 돈벌이를 위해 온 자들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전쟁에 굶주린 자들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IS 전투원 중 전문적인 군사훈련을 받은 자들은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80%는 전투용 총알받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격을 하면서도 우왕좌왕했다. 어디로 뛰어야 할 지 방향도 잡지 못하고 사격위치를 잡고 몸을 어떻게 숨겨야 하는 지도 모르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IS와의 전투에 직접 참가한 병사의 설명이었다.

IS 전투원 중 일부는 포로로 잡은 팔미라 주민들을 상대로 돈벌이 사업을 하기도 했다. 그들은 주민들에게 팔미라에서 외곽의 마지막 검문소까지 데려가 자유롭게 도망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마지막 검문소는 사막 한 가운데 있었고 가까운 도시인 홈스까지 걸어서 100km 거리였다. 그 대가로 그들은 가진 것 모두를 빼앗았고 물도 식량도 없이 사막에 남겨두거나 종종 풀어주고 바로 사살해버리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팔미라를 위한 기도’

 

출처 : 니콜라이 리톱킨

지난 5월 5일 팔미라 고대 원형극장에서는 지역 주민과 도시 탈환에 참가한 군인들을 위한 ‘팔미라를 위한 기도(With a Prayer for Palmyra)’라는 제목의 무료 연주회가 개최됐다.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었다.

직접 팔미라를 찾은 게르기예프 마린스키극장 총감독은 이 공연이 목숨을 바쳐 팔미라를 지킨 이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테러리즘의 위협 앞에서 이견을 잊고 도시 재건에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마련한 콘서트였다”고 밝혔다.

미하일 피오트롭스키 국립에르미타시박물관장이 본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팔미라 유적의 훼손 정도가 예상보다는 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도시의 50% 이상이 파괴됐지만, 그 중 대부분은 복구가 가능하다. 팔미라의 일부를 원래 모습대로 복구하는 데 약 5~7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그는 지적했다.

엘레오노라 미트로파노바 주유네스코 러시아대표부 대사의 말에 따르면, 팔미라 도시 재건은 유네스코의 재정지원으로 이뤄지게 된다. “유네스코 유산지원기금에서 자금이 배정될 것이다. 이는 모든 유네스코 회원국들의 회비로 조성된 기금이다. 도시 재건계획을 수립하고 비용을 산출하는 등 먼저 전문가 조사가 필요하다.” 미트로파노바 대사가 말했다.

팔미라-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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