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MD 확대 정책… 그 저의(底意)는 무엇인가?

미국 군대.

미국 군대.

AP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 미국 방산업계의 유럽 진출을 위한 빌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러시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가 유럽 내 자국 미사일방어체계(MD) 확대 프로그램 구축을 시작했다. 미국은 수년 간에 걸쳐 중단거리미사일폐기협정(IRNFT) 위반으로 러시아를 여러 차례 비난해왔다.  ‘중단거리미사일폐기협정’, 또는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은 지난 1987년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배치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을 폐기하기로 러시아와 미국 양국이 체결한 조약이다.

지난 4월 13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한 브라이언 매키언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러시아의 IRNFT 위반과 관련하여 우리는 러시아의 군사활동에 대응할 전략을 구축, 전개 중이다. 이에는 러시아의 공격능력에 대항하기 위해 대공방어체계를 개선, 확대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직속 방산위원회 전 위원인 빅토리 리톱킨 타스통신 군사평론가는 이러한 미국의 행동이 유럽에 자국 무기 배치를 ‘강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 유럽에 겁을 주면서 나토 회원국들에 자국산 무기를 배치하려 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돈은 미 정부 예산으로 들어갈 것이고 이는 정치적 압박을 위한 추가적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리톱킨 전 위원은 미국이 러시아의 대공미사일체계 S-300에 대응하는 자국 패트리어트 미사일 PAC-3의 유럽 전개를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PAC-3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전개중인 미사일방어체계(MD)를 보충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의 주장

미 국방부는 러시아의 단거리 미사일체계 ‘이스칸데르-M’에 사용되는 순항미사일 R-500이 500km 이상 거리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6 ‘루베시’가 5,500km 이내의 목표물 요격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IRNFT 조항에 저촉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비난에 수긍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또한 미국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문서화된 어떠한 증거자료나 비난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미국의 이러한 비난을 “근거 없는 것”으로 일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작년 6월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미사일 실험을 했으니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군정치 최고지도부는 IRNFT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협력을 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밝혔다.

그러나 작년말 미국은 이를 무시하고 IRNFT 위반과 관련하여 러시아에 추가적인 경제제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동유럽에 배치한 MD를 방어적 용도에서 공격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알렉산드르 흐람치힌 정치군사분석연구소 부소장은 지적했다.

흐람치힌 부소장은 “미국이 지하발사기지에 순항미사일을 배치하여 동유럽 배치 MD망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SM(Standard Missile)-3 요격미사일 발사대는 전략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발사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이 MD망 시험의 타겟용으로 개발 중인 미사일 운반체들도 IRNFT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것이 탄두만 장착되지 않았지 중거리 미사일 운반체이기 때문인데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에 따르면, IRNFT는 미국의 공격용 드론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미국이 보유한 공격용 드론들의 전술전략적 성능이 IRNFT가 적용되는 지상배치 순항미사일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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