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이구 국방장관 취임 3년.... 러시아군의 위상 변화

전투훈련에 참여하는 러시아 군인들.

전투훈련에 참여하는 러시아 군인들.

예브게니 쿠르스커프/ 타스
Russia포커스가 군복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떻게 변했으며, 또한 지난 3년 동안 전투훈련, 장비공급, 과학적 연구 및 군사교육에서 어떤 개혁이 이루어졌는지 조사했다.

2015년 말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취임한 지 3년이 됐다. 올해 러시아는 군사충돌, 대규모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2008년 시작된 군개혁을 계속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어떤 상태에 있는가?

사회적 인식

러시아에서 군복무는 역사적으로 출세의 엘리베이터였다. 소련 시절 군대는 노동자와 농민의 군대가 되었으며, 일정한 위신을 얻었다. 복무기간은 총 2~3년이었으며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군복무를 하면서 습득한 특정 직능 덕분에 군복무는 많은 이들, 특히 농촌 출신자들에게 삶의 전환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체제위기를 겪던 1990년대에는 군인이라는 직업이 가치를 잃었으며, 군은 재정지원을 받지 못했고 장비 확충도 이뤄지지 않았다. 군사훈련은 사실상 실시되지 않았으며, 많은 직업장교가 식구를 먹여살리기 위해 사직서를 냈다.

블라디미르 K. 대령은 “내가 기억하기로 1990년대에 나를 포함한 모든 장교들은 되도록 군복을 입지 않으려고 했다.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당시 장교들은 실패자, 좋은 직장을 얻지 못 해 군에 남은 이들이었다. 그래서 평복을 입고 복무를 하러 갔다”고 회상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 (사진제공=라밀 싯디커프)세르게이 쇼이구 장관 (사진제공=라밀 싯디커프)

러시아군의 침체기는 10년 넘게 이어졌다.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 취임 이후 군인들의 임금이 크게 올라, 월급이 평균 6배 늘었다(예로, 중위 월급이 기존 12,000루블(170달러)에서 50,000루블(720달러)로 인상됐다). 주택문제도 해결돼, 무상주택을 받기 위해 20년씩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군인 대부분이 주택을 받았다.

일반시민이 관람할 수 있는 군사전시회 개최되기 시작했고, 징집연령 미만 청년에게 군사특기를 교육하고, 또한 군사기술 스포츠 종목(스포츠 사격, 군사 오리엔티어링 등)을 발전시키고 대중에 보급하기 위한 ‘육해공군후원회(ДОСААФ)’ 시스템도 부활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군복무 및 직업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다. 견장을 다는 일이 다시 명예로운 일이 됐고, 군복무(징집이든 계약직이든)는 다시 남자다움의 증거가 됐다.

여론조사기관 ‘프치옴’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64%의 응답자가 남자는 군대에 갔다와야만 도덕적으로, 육체적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당시 소련군에 대한 질문에 위와 같은 대답은 한 비율은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33%). 응답자들은 군인 복리후생도 크게 개선됐다고 답했다. 60%의 응답자가 군인들의 생활여건이 좋다고 대답했다(1990년에는 18%에 불과).

최근 러시아 사회에서 직업군인의 위신이 높아졌다. 그러나 군복무를 사회로 나왔을 때 출세를 위한 일종의 도약판으로 여기는 사례로 많아지고 있다.

세바스토폴 위수사령부 중사 블라디미르 P.는 “계속 군에 남을 생각은 없다. 공무원이 되거나 연방보안국(FSB)에 취직할 계획인데, 두 곳 모두 군필자만 뽑는다”고 토로했다.

더 자주 군복무의 동기가 되는 것은 금전적인 측면이다. “나도 다른 많은 이와 마찬가지로 일반공무원과 비교해 높은 급여에 마음이 끌렸다. 이것이 내가 군에 입대한 주 동기였다”고 모스크바 군부대 중 한 곳에서 복무 중인 안나 Z. 중위는 말했다.

다시 획득한 출세의 엘리베이터 기능과 직업군인에 대한 청년들의 높아진 관심 외에도 러시아군은 지난 3년 동안 다른 많은 부분에서도 변화했다.

전투훈련에 참여하는 러시아 군인들 (사진제공=타스)전투훈련에 참여하는 러시아 군인들 (사진제공=타스)

전투훈련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전 장관 재임기간에 러시아군에는 상시 전투태세 부대 및 구분대가 만들어졌다. 그 이후로 계약직 군인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7년까지 그 수는  42만 5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규모의 직업군인에게 항시적인 이론지식 고양교육과 훈련장에서의 전투기술 습득훈련이 필요하다. 첨단 장비들이 군에 신규 배치되면서 이에 따르는 상응하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러시아군의 대규모 훈련과 불시점검이 잦아진 것도 놀랍지 않다.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미 취임 첫 해에 병력 훈련과정을 강화시켰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각종 훈련이 총 7회 시행된 반면, 2013년만 해도 러시아 전역에서 부대 및 구분대 전투능력 불시점검이 5차례나 있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20차례의 불시점검과 군사훈련이 시행됐으며, 이에는 러시아군뿐만 아니라 외국 군인도 참가했다. 이러한 훈련의 성과는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군의 시리아 대테러 작전에서 평가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러시아군 전투능력 향상 과정은 여러 단계를 포함하고 있다.

- 군인 개개인 능력 및 기술의 개발 및 연마

- 군운영기관들과 이들의 부대지휘방법의 통일성 확립

- 병과간 상호공조 조직 및 유지

전투훈련 단계에서 최대 규모는 수만 명의 병력과 수천 대의 전투장비가 투입되는 전략 작전기동훈련이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군 사령부는 육해군의 전투력 향상을 위한 현대적 부대운용 메커니즘을 구축하게 된다.  

무기, 장비 및 전투복

세르게이 쇼이구 장관이 취임하면서, 세르듀코프 전 장관이 추진했던 해외 군사제품 구매 규모가  최소 수준으로 감소됐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장갑차량 이베코(Iveco)-LMV65 1,775대 구매 주문이 취소됐다(최종 구입량은 358대).

이 외에도 수입부품 국산대체 정책이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으로 러시아 방산업계는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때문에 러시아 군지도부는 헬리콥터 및 전함 엔진을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때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해온 군사제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한 군산제품 생산이 시급했고 결과적으로 러시아군 현대화 속도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2020년까지 러시아군이 보유한 무기와 장비의 70%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실제로 일정 기간 국방지출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중략) 당시 우리 군사장비의 상태는 현대적 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 했다. 현재 우리는 국방비 지출을 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2015년 기준 현황에 따르면, 러시아군 현대화 비율은 이미 현재  50%에 도달했으므로,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러시아 군대 (사진제공=타스)러시아 군대 (사진제공=타스)

러시아 육군은 신형 자동소총 AK-12도 포함된 ‘라트니크(Ратник)’ 전투복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토르나도-G’, 120mm 자주포 ‘호스타’, 대전차 미사일 장갑차 ‘흐리잔테마-S’ 등 최신 장비의 수도 늘었다. 최첨단 전술미사일시스템 ‘이스칸데르-M’의 배치도 시작됐다.

다양한 등급과 목적의 장갑트럭 및 장갑차량 보급 댓수 증강과 동시에 개량된 병력수송장갑차 BTR-82 및 BTR-82A의 육군 배치가 시작되었으며, 최신예 공수 전투차량 BMD-4M도 다시 구매하기로 결정됐다. 장갑전차부대는 T-72BA, T-80BA, T-80UA, T-80U-E1 및 T-90A 전차를 공급받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중(重)형전차 ‘아르마타(Армата)’ 플랫폼에 기초해 제작된 최신형 모델들이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러시아 대공방어군은 최신 대공미사일시스템 S-300V4 및 S-400 ‘트리움프’를 공급받았다.

항공우주군에는 Su-34, Su-30, Su-35, Mi-28N 및 Ka-52 등 최신 공격기종들이 배치 중이다. 이중 몇몇은 러시아군의 시리아 ‘이슬람국가(IS)’ 진압작전 과정에서 그 성능을 선보였다. 공중발사미사일 Kh-29L, Kh-101 등도 그 효율성을 입증했다.  

해군은 러시아군이 IS 거점 폭격에 사용하여 유명해진 ‘칼리브르’ 미사일 같은 효율적인 타격시스템을 탑재한 신형 해상전함 및 잠수함을 구비하고 있다. ‘불라바’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최신형 미사일잠수함도 실전배치됐다.

지상발사 탄도미사일의 교체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러시아전략미사일군에 배치 중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시스템 ‘토폴-M’과 ‘야르스’가 그것이다.

연구개발(R&D)과 군수산업

러시아 정부는 군의 최신 장비 및 무기 구비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및 설계실험 사업에도 상당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2013년 말에는 방위산업 감독시스템 구축을 위한 새 연방법률이 채택됐다. 이제 동시에 여러 기관이 군 현대화에 할당된 국가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감독하고 있다.

쇼이구 국방장관이 취임 후 실시한 최초의 조치 중 하나는 군과 방산업계의 효율적 협력 강화를 위하여 군납품 검수 인원을 2만5천 명으로 늘린 것이다. 군 소속 검수 직원이 방산업체에 파견되어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을 현장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실제 운용시 하자 발생 건수를 현저히 줄여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2015년 초 대통령령에 따라 전략적으로 중요한 무기 개발 임무가 수석설계자들에게 맡겨졌다. 그 수는 총 20명 이하가 될 것이며, 그들의 지위와 책임은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러시아 군수산업은 사실상 스탈린식 경영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됐다. 소련 시절 차세대 군사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바로 설계국 책임자인 수석설계자들이었다.

러시아 군인들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폴랴커프/ 리아 노보스티)러시아 군인들 (사진제공=알렉산드르 폴랴커프/ 리아 노보스티)

징집병과 계약군인

한편 소련식 군대구조는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전 국방장관이 실시한 2008년 군사개혁 때 완전히 해체됐다. 큰 덩치때문에 작전지휘가 힘든 사단들이 현대전 요건에 부합하는 기동여단들로 대체됐다.

군대 자체도 일반 징집병 수를 점차 줄여 가면서 더 전문화되고 있다. 이미 계약군인 수가 징집병 수를 넘어섰다. 그러나 러시아는 징병제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 현재 러시아 경제 상황으로는 완전한 모병제 군대를 유지할 능력이 없으며, 군지도부가 구상한 ‘병력수 1백만’을 완성하려면 40만 명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하고는 어떤 나라도 100만 병력 모병군대를 유지할 능력이 없다.

러시아에서는 독특한 병력증원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쇼이구 장관의 아이디어로 육군에는 이른바 ‘과학중대’가 신설됐다. 이는 징집군인이 복무 중에 국방벽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든 구분대다. 국방부는 과학중대에서 복무한 병사들이 제대 후 적극적으로 계약복무를 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교육

군사교육은 러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과 권위를 겸비한 교육 중 하나다. 이는 중등군사교육(유년사관학교, 수보로프 육군학교 및 나히모프 해군학교)는 물론 고등군사교육(사관학교, 군사대학, 고등군사학교)에도 관계된다.

모든 교육기관은 공군, 해군, 공병, 지휘관 양성 등 전문분야를 갖고 있다. 군사고등교육기관은 민간고등교육기관에 비해 커다란 장점을 갖고 있다. 졸업생은 군사학교를 마친 후 군사전공 및 일반전공이라는 두 전공학위를 한 번에 받게 되는데, 이는 구직을 더 쉽게 해 준다.

여성도 군사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중등교육 수준에는 국방부 여자엘리트기숙학교가 있고, 몇몇 고등군사교육기관은 일부 군사전공(통신, 군진의학, 일부 지휘관직)에 여성을 받고 있다.

2010~2012년 기간 동안 군 장교 수 감축과 관련해 몇몇 고등군사학교의 생도 모집이 중단됐으나, 현재는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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