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츠-E’ 이동식 극초단파 복합체 (사진제공=Press photo)
적의 항공기와 드론, 순항미사일 형태의 정밀 유도무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무기를 개발했다고 지난 6월 중순 통합기구제작사(ОПК, UIMC)가 발표했다. 새로 개발한 무기는 극초단파로 작동하므로 극초단파포(СВЧ-пушка)라는 가칭이 붙여졌다.
극초단파포는 통합기구제작사 산하에 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모스크바무선엔지니어링연구소가 개발했다. 10km 이상 거리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개발자들은 바로 이 정도 거리에서 극초단파포가 드론 그리고 심지어 순항 미사일까지 격추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타스 통신의 통합기구제작사 소식통은 "이 무기체계는 대공미사일 '부크' 차대에 장착되는 강력한 상대론적 전자빔 발생장치와 반사안테나, 조종 및 통제 시스템, 통신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특수 플랫폼에 장착될 경우에는 360도 전방위 방어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신형 캐넌포의 작동 방식은 저공 드론이나 고정밀 무기 전자장치의 대역 외 무력화이다. 다시 말해, 캐넌포의 극초단파가 드론과 순항미사일, 군용기의 공격부와 '뇌'를 '태워버리는' 것이다.
통합기구제작사 대변인은 타스와의 인터뷰에서 "새 무기는 이제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례 없는 사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양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극초단파 캐넌포는 지난 6월 중순 모스크바 근교에서 열린 국제군사포럼 '2015 육군'의 비공개 행사 중 군 전문가에만 공개됐다.
이 신형 무기를 둘러싼 비밀의 장막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런 성능을 지닌 캐넌포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회의를 표한다. 모스크바공학물리연구소 부속 국립원자력대학의 알렉산드르 쿠조블레프 부교수는 Russia포커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10km 거리에서 극초단파로 마이크로회로를 태우려면 그 위력이 핵폭발에 맞먹어야 한다. 게다가 방사선 빔은 조준하기가 아주 어렵다. 먼 거리에서는 언제나 거리의 역자승 법칙대로 흩어져 버린다. 비나 눈, 안개가 없어서 시야가 이상적으로 보장된 조건에서만 이 무기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이 모든 방해요인이 전자 충격파를 약화한다."
러시아 공군 방공포여단장을 지낸 예비역 중장 알렉산드르 고리코프는 '스보보드나야 프레사(Свободная Пресса)'지와의 인터뷰에서 10km까지 도달할 수 있는 초극단파 캐넌포 구상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그는 소련 시절 그리고 그 이후에도 유사한 무기를 개발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용처를 찾지 못해 사장됐다"고 지적했다.
2001년 9월 랑카위 섬(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6차 국제해운항공박람회(Langkawi International Maritime and Aerospace Exhibition, LIMA-2001)에서 러시아는 군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전시품 목록에는 이동식 극초단파 복합체 '라네츠-E' 프로젝트라고 쓰여 있었다.
라네츠의 특징은 '비살상성'에 있다. 이 무기는 적군의 장비와 병사를 무력화하지만, 물리적으로 제거하지는 않는다. 라네츠는 현재 개발 중인 극초단파 캐넌포와 동일하게 작동했다. 즉, 강력한 전자파 방사선을 발사해 전자장비에 단락(합선)을 일으켜 민감한 민감한 전자장비를 무력화한다. 라네츠의 사양 역시 신형 극초단파 캐넌포의 것과 거의 같다. 5톤 중량인 라네츠는 10km 반경 내에 있는 적의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고 상하로는 0~60도, 좌우로는 360도 전방위를 방어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하지만 이런 무기 사용이 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이동식 극초단파 방어체계 라네츠-E는 처음 선보인 후 15년 이상 지난 지금에도 아직 군에 도입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