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세기의 경쟁 관계... Ka-52와 Mi-28N 공격용 헬기

Mi-28N (사진제공=Press photo)

Mi-28N (사진제공=Press photo)

러시아 공격헬기 Ka-52와 Mi-28N는 80년대부터 군 실전배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우열을 다퉈 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둘 중에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없어 두 종 모두 매입키로 결정했다. Ka-52와 Mi-28 중 하나를 고르는 게 왜 그리 어려웠을까?

간략한 역사

소련은 1980년대에 이 두 기종의 공격용 헬기 개발에 성공했고 그 후 러시아연방이 이를 승계했다. 두 헬기는 소련의 무기설계국 '밀'과 '카모프'가 미국의 AH-64의 경쟁자로 개발한 기종이었다. 80년대 말 즈음 치러진 테스트에서 동축반전식 로터 설계로 제작된 단좌형 Ka-50이 밀 설계국이 제작한 기존의 Mi-28을 제치고 군에 도입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미 21세기 초 뒤에 개량부호 'N'이 추가된 Mi-28 기종이 과거의 패배를 설욕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두 종의 헬기를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닮지 않은 쌍둥이

두 헬기는 외관 상으로는 큰 차이를 보이지만 사실 닮은 점이 매우 많다. 두 기종의 모든 타격장비가 러시아군에 배치된 다른 군장비 기종과 최대한 통일되어 있다. 두 헬기 모두 보병전투장갑차 BMP-2와 병력수송장갑차 BTR-90에 장착된 것과 같은 2A42 30mm 기관포를 탑재했다. 탄약 정량 규모만 조금 차이 난다. Ka-52는 460발, Mi-28N는 300발이 탑재된다. 두 종은 같은 80mm, 120mm 비유도미사일 블록을 탑재했다. 정밀무기만 약간 다르다. 두 종 모두 대전차유도미사일 '아타카-V'와 휴대용지대공미사일 '이글라'를 적용할 수 있다. 게다가 Mi-28N의 경우 대전차미사일 '시투름-V'가 장착이 가능하며 (Ka-52에는 다중채널 레이저광선 유도 시스템을 갖춘 '시투름-VU' 장착), Ka-52는 대전차유도미사일 '비흐리-M'을 장착할 수 있다.

Ka-52 (사진제공=Press photo)
Ka-52 (사진제공=Press photo)

대전차유도미사일 비흐리-M(최대 사정거리 10km)은 Ka-52가 자주미사일시스템 '롤란드'나 지대공미사일 '스팅어'와 '미스트랄', 대포시스템 '게파르드'의 사정거리보다 더 멀리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배치된 Ka-52의 확연한 이점은 무기장착점이 Mi-28의 4개 보다 2개 더 많은 6개라는 점, 그리고 추가 전투하중이 500kg이라는 것이다.

르브루제 파리 에어쇼에서의 Ka-52 '앨리게이터', 0:38부터 '깔때기 기동' (동영상제공=YouTube)

기내 레이더시스템에 관한 정보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기종의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 밖으로 드러나는 차이가 눈에 띈다. Mi-28N의 레이더 N025E는 미국의 '아파치'처럼 프로펠러 위에 설치돼 있다. 반면 Ka-52의 '아르발레트'는 항공기로 치면 기수 부분에 설치된다. 로터(프로펠러) 상단에 장착된 레이더의 경우 특히 구릉지대와 산악수림지대에서 레이더 부분만 상승한 채 '은신'을 유지하면서 외부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히 유리하다.

두 기종은 거의 동일한 모터인 TV3-117MA를 사용한다.

다르게 나는 새

Mi-28N는 메인 로터와 조종 로터를 각각 하나씩 두는 전통적인 설계도에 따라 제작됐다. Ka-52는 기술적으로 복잡한 동축반전식 로터 설계에 따라 제작되어 동시에 비행과 조종 기능을 모두 담당하는 로터 두 개를 장착하고 있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Ka-52는 최대비행고도가 늘어나 산지에서는 꽤 큰 차이로 작용하는 100~200m 정도를 더 높이 날 수 있다.

Ka-52는 기동을 마무리하면서 공중에서 '정지비행'이 가능하다. Ka-52는 일반 설계로 제작된 헬기에서는 불가능한 빗놀이 비행이 가능하다. 최대 100km/h 속도로 안정적인 후진 비행이 가능하며 230km/h의 속도에서는 빗놀이 각이 ±90에 이른다. 반면에 적군 헬기는 공격 위치를 잡기 위해 비행기처럼 선회비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허비된다. Ka-52는 '깔때기' 기동을 통해 목표물 위에서 작은 회오리를 그리며 비행하면서 집중 사격을 할 수 있다. 기수로 역풍을 가르면서 수평선회를 하기 때문에 낮은 전진 속도에서도 안전한 착륙이 가능하다.

군용헬기 Ka-52 ‘앨리게이터’의 성능 (동영상제공=YouTube)

결론을 내자면, Mi-28N와 Ka-52는 아주 비슷한 기종이지만, 후자가 여러 면에서 전자를 압도한다. 가격 면에서도 그렇다. Ka-52는 Mi-28N에 비해 훨씬 비싸다. 러시아군은 두 기종 모두 사용하지만, Mi-28N은 외국 군대에서도 이미 '경력을 쌓았다'. Ka-52은 아직은 그 엄청난 가격 때문에 잠재적 구매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해외 수출이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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