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눈을 멀게 해 교란시키는 러 전자전 장비 톱 5

'히비니' (사진제공=Press Photo)

'히비니' (사진제공=Press Photo)

현대의 군사분쟁에서 근접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 전쟁은 점차 가상현실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적과의 싸움의 승패는 적 레이더 교란, 또는 발사된 미사일을 거짓 목표물로 날아가도록 함으로써 쉽게 적을 속일 수 있는 전자전 장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러시아의 전자전 기술과 장비는 세계 최고 수준인 동시에 일반에 공개된 부분은 가장 적다. Russia포커스가 이 비밀의 장막을 살짝 들어 독자 여러분에게 러시아 최고의 전자전(РЭБ, радиоэлектронная борьба) 장비 톱 5를 소개한다.

구축함을 떨게 만드는 '히비니'

'히비니(Хибины, 콜라 반도의 산맥 이름)'는 비행기 윙렛에 장착되는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어뢰 모양 박스로 모든 현대적 지대공 무기 및 전투기로부터 비행기를 보호한다. 비행기 승무원들이 적의 미사일 공격을 보고하면 히비니가 작동을 개시해 전투기 둘레에 전자보호막을 쳐 미사일이 타겟을 찾지 못하고 비껴가도록 한다. 히비니는 비행기의 생존능력을 25~30배 올려준다. 히비니 시스템의 개발, 생산을 담당한 '무선전자기술' 콘체른(концерн КРЭТ)의 블라디미르 미헤예프 부회장에 따르면 2008년 조지아 전쟁에서 러시아가 잃은 전투기들은 모두 전자전 장비가 장착되지 않았으며, 바로 그것이 전투기를 잃게 만든 요인이었다.

현재 히비니가 장착된 기종은 Su-30, Su-34, Su-35이다. 이 말은 작년 4월 히비니를 장착한 러시아 폭격기 Su-24가 흑해 상에서 미국의 '도널드 쿡' 구축함을 '공격'했다는 보도는 언론이 쓴 소설에 불과하다. 당시 Su-24가 미국 구축함 위를 선회 비행했으며 히비니 시스템이 구축함의 레이더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Su-24에는 히비니가 장착돼 있지 않다.

'모스크바-1' (사진제공=Press Photo)
'모스크바-1' (사진제공=Press Photo)

보이지 않는 정찰병 '모스크바-1'

곧 러시아군에 배치될 최첨단 레이더 시스템 '모스크바-1'은 반경 400km 내의 모든 공중 목표물을 탐지, 추적할 수 있다. (이전 모델인 '아프토바자(Автобаза)'는 최대 탐지거리가 150km에 불과하다.) 모스크바-1은 수동 레이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스스로는 신호를 발사하지 않고 목표물이 발사하는 신호를 받아들여 분석한다. 다시 말해, 통상적인 레이더와 달리 적에게 인식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스크바-1은 영공을 스캔하면서 목표물의 종류까지도 식별하여 미사일인지 항공기인지 오류 없이 분류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즉시 사령부로 전달되고, 사령부 관제사가 목표물을 파괴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모스크바-1은 대공방어 시스템을 목표물로 유도할 수도 있다. 그 경우 대공방어 시스템은 자체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아 적에게 포착될 위험이 없다.

'크라수하-2' (사진제공=Press Photo)
'크라수하-2' (사진제공=Press Photo)

이스칸데르의 수호자 '크라수하-2'

'크라수하(Красуха)'라는 우스꽝스럽고 경박한 명칭에도 불구하고('예쁜 여자' 또는 '풍진'이라는 뜻) 이 지상 전자전 장비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크라수하의 주요 과제는 대공방어 시스템과 주요 지상시설 보호 및 엄폐, 이동 중인 부대의 안전 확보다. 이스칸데르 전술미사일과 다른 유사 시스템들은 이동시 거의 무방비상태에 놓이게 된다. 크라수하는 이러한 시스템들이 문제없이 주어진 목표지점까지 도달해 부대 전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크라수하는 적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인식하면 반경 250km까지 방해전파를 방출해 그 레이더를 교란시킨다. 이러한 전파 방해를 받게 되는 경우 정밀무기의 유도가 불가능해진다. 크라수하의 또 다른 특징은 이미 발사된 미사일의 '머리'에 작용해 비행목표를 변경시키는 것이다. 크라수하의 방해전파 영향권에 들어온 적의 미사일은 거짓 목표물을 타겟으로 잡고 타격을 가하게 되므로 아군의 장비는 피해를 입지 않는다.

'르투티-BM' (사진제공=Press Photo)
'르투티-BM' (사진제공=Press Photo)

'그라드(우박)' 막는 우산 '르투티-BM'

'르투티-BM(Ртуть-БМ)'은 현존하는 최첨단 전자전 장비 중 하나로 근접신관이 장착된 포탄의 공격으로부터 병사와 장비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명과 무기가 근접신관 탑재 포탄으로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으려면 포탄은 지상 3~5m 높이에서 터져야 한다. 르투티는 포탄의 근접신관에 작용해 아군부대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 안전한 높이에서 포탄이 터지도록 한다.

르투티-BM 시스템이 근접신관에만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필요 시에는 적의 무선통신 주파수를 먹통으로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시스템 1개(텔레비전 안테나가 달린 병력수송장갑차와 유사)가 50헥타르 면적을 보호할 수 있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르투티-BM은 수출잠재력이 크며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통적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

'이글라' 무력화시키는 '프레지덴트-S'

'프레지덴트-S(Президент-С)'는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에서 발사된 열추적 탄두(작동 중인 비행기나 헬리콥터의 엔진에서 나오는 열에 반응) 미사일의 공격으로부터 모든 종류의 항공기를 보호하는 전자광학적 방해 시스템이다. 프레지덴트 성능 실험을 위해 특수 망루에 Mi-8 헬리콥터를 고정시켜 놓고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 '이글라(Игла)'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격 시험이 실시됐다. 사격은 불과 1,000m 거리에서 이루어졌는데, 목표에 명중한 미사일은 한 대도 없었다. 모든 미사일이 헬리콥터 옆을 비껴나가 스스로 폭발해 버렸다. 미사일의 추적 장치가 프레지덴트-S이 만든 전파 방해 때문에 오작동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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