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핵 안보 쌍무협력 연이어 제한, 중단 결정... 그 의미는?

(사진제공=미하일 모크루신/리아 노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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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지구적 차원의 핵안보 분야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협력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1월 20일 미국 '보스턴 글로브' 지는 러시아가 작년 12월 중순 러시아 핵시설 안전 확보 분야에서의 러-미 협력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협력 중단 결정은 미국이 핵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제한키로 하는 결정을 채택한 이후에야 나온 것이다. 미국은 작년 3월 국무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1월 22일 러시아원자력공사 '로스아톰'은 미국과의 전반적인 핵협력은 2015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핵 물질의 안전과 유지를 보장하고, 테러단체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예방하며 물리적으로 확실히 보호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러시아원자력공사의 입장이다.

불평등 협력의 역사

"러시아 경제 상황이 복잡하고 혼란이 만연했던 1990년대에는 핵물질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몹시 첨예한 문제였다. 서방 국가들도 이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아나톨리 디야코프 군축·에너지·환경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의 설명이다.

1992년 미국은 넌-루가 위협 감축 협력 프로그램(Nunn-Luga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 Program)을 채택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러-미 양국 재원을 투입해 러시아 내 핵물질 안보 및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협력사업이었다.

그 결과 러시아 핵 시설들에 새로운 기술장비가 도입됐고 핵물질 통제, 등록 시스템이 현저하게 향상됐다. "러시아의 경제 상황 개선, 그리고 러시아 원자력공사, 국방부가 핵시설 보호 시스템 현대화에 쏟아부은 노력도 이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디야코프는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 핵시설 보호 자금을 제공하는 대신 공여된 자금의 지출을 감독하기 위해 러시아 핵시설들을 사찰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미국 핵시설에 대한 동등한 사찰권을 갖지 못했다. 러시아 지도부가 특히 불만을 품은 대목이 여기다. 크렘린에서는 이를 불평등한 파트너십으로 평가했다.

"1990년대에는 구소련 공화국들의 핵시설에서 흘러나온 핵물질이 암시장으로 반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무였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모든 종류의 원조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는 독자적으로 핵시설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과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더 이상 수혜자 입장은 사양이라는 것이다." 안드레이 바클리츠키 PIR센터 '러시아와 핵 비확산' 프로그램 운영자의 설명이다.

2013년 넌-루가 프로그램에 따른 협력의 상당 부분이 완료되어 넌-루가 프로그램도 종료됐다.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핵 위협 감축에 관한 쌍무 기본 협정'으로 대체됐다.

2014년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해 미국은 러시아와의 과학기술 협력을 일부 축소했다. 그 결과 많은 중요한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받았다. 특히 연구용 원자로에서 추출된 고농축 우라늄 형태의 핵 연료를 제3국에서 반출하는 러-미 합작 프로그램이 타격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출범 순간부터 2016년 종료 시점까지 총 2.5톤의 고농축 우라늄이 반출되어야 한다. 이는 이론적으로 핵탄두 100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산하 연구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안톤 흘롭코프 러시아에너지안보센터 소장이 Russia포커스에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원자력공사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전지구적 차원의 핵무기 원료의 양이 대폭 감소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저런 협력 프로그램들을 주관해온 것은 러-미 대통령 위원회 산하 핵에너지 및 핵안보 실무그룹이다. 그러나 작년 3월 미 국무부는 우리 시각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이 메카니즘을 중단한다고 인터넷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왔다."

아나톨리 디야코프 연구원은 "미국이 핵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계속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동등한 입장의 협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미국이 핵안보 분야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새로운 포맷을 찾게 될 것이며, 이미 축적된 경험은 미래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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