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항공산업, 세계 3위 등극 노린다

(사진제공=Alamy/Legion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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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국영기업 ‘통합항공기제작사(OAK)’ 장기발전프로그램 회의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통합항공기제작사는 2025년까지 항공기 생산량에서 (보잉(Boeing) 및 에어버스(Airbus)에 이은) 세계 3위의 항공기 생산 중심지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는 군사 부문은 물론 민간 부문에서도 공히 그러하다”고 밝혔다. 메드페데프 총리는 또한 통합항공기제작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쟁력 있는 민항기 생산” 확대이며, 민항기가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의 30%에서 50%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꽤 야심 찬 과제다. 특히 2013년 시장에 각각 항공기를 731대(전투용 83대, 민간용 648대), 657대(전투용 31대, 민간용 626대)씩 공급한 보잉과 에어버스 외에도, 세계 항공기 시장에는 다른 대형 항공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형항공기 제작사 ATR, 봄바르디어(Bombardier)와 엠브라에르(Embraer)가 있다. 이들은 2013년 각각 항공기 74대, 55대, 90대를 공급했으며, 앞으로 생산량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전투기 시장에는 또 다른 기업들이 있다.

쉽지 않은 시장

통합항공기제작사의 자체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3년 주문자 측에 인도한 항공기 대수는 126대다. 그 중 96대가 전투기, 수송기, 특수기이며 30대가 민항기다. 그 전해에는 민항기 23대를 공급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계획에 따르면 올해에는 대형여객기 SSJ-100만 해도 36대 이상 공급할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그 외 기종을 합하면 대형여객기 50여대를 공급하게 된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민항기 생산 대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장세이다. 그러나 민항기 부문에서 러시아 제작사들은 아직 3대 중형 항공기제작사들에도 뒤지고 있다.

이르쿠츠크 주에 민항기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상황을 바꿀 것이다. 통합항공기제작사, 주정부 및 기타 참여자들이 얼마 전 열린 바이칼 국제 포럼 '클라스테라(КласТЕРРА)'에서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과학생산기업 '이르쿠트(Иркут)'가 핵심 고리 역할을 할 항공 클러스터의 조성은 기존의 기업들을 한 데 모으고 새로운 기업들을 합류시키며, 또한 '중소기업의 기업간 협력체 진입장벽을 낮출' 것이다.

또한 미하일 포고샨 통합항공기제작사 사장의 언급에 따르면, 항공기 생산속도 향상으로 인해 회사의 여러 우선 발전 분야에서 비용과의 전쟁이 일게 됐다. "내부 여력 모색을 통한 비용 절감은 생산량 확대의 핵심 요소이며 이익을 가져다 준다." 포고샨 회장은 강조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조치들은 장래에 SSJ-100의 연간 생산량을 60대로 늘려줄 것이다. 지난 해 연 생산량은 30대였으며, 올해 계획된 생산량은 40대이다.

항공산업의 금맥(金脈)

항공업계 전문지 '브즐료트(Взлёт)'의 집계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 항공기제작사들은 전투기 96대(수송기, 특수기 제외)를 공급했는데, 이 중 러시아 국방부에 68대가 공급됐고, 여러 수출 계약에 따라 28대가 수출됐다.

2014년에는 러시아 국내 전투기 공급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8월 미하일 포고샨 통합항공기제작사 사장은 '에호 모스크비(Эхо Москвы: 모스크바의 메아리)'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러시아 국방부에 새 항공기 약 90대를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통합항공기제작사가 2013년 모든 주문자에게 공급한 양과 거의 비슷하다. 게다가 회사의 지속적인 생산 라인 업그레이드도 성장을 가능케 했다.

"핵심은 여러 대규모 수출 계약의 이행이 아니라 신형 항공기의 러시아 국방부 공급량의 지속적 성장에 있다." 안드레이 포민 '브즐료트'지 편집장이 말했다.

전투항공장비 내수 시장은 러시아 항공산업계의 우선 분야가 되고 있다. 동시에 해외 주문자들은 러시아 군이 이런 저런 항공장비 모델들을 사들이는 것을 보고 직접 나서서 열성적으로 그 모델들을 구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국제 전투기 시장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곧 러시아 항공산업의 수익이 증가해 민항기 프로젝트 지원 기회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를 위한 싸움

세계 전투기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아 보인다. 세계 무기거래 분석센터(TSAMTO)의 예상에 따르면 세계 전투기 수출 시장에서만 2014~2017년 동안 전투기 수요가 약 530대로, 금액으로는 521억 달러에 달한다. 비교를 해 보면 2010~2013년 동안 전 세계 통틀어 전투기 수출계약과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신형 전투기 472대가 299억 달러어치 공급됐다. 그러나 자국 군대를 위한 공급도 있다.

러시아의 경쟁자들도 쟁쟁하다. 2012~2013년 미국 보잉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은 각각 다목적 전투기를 자국 시장과 해외 시장에 73대와 83대, 75대와 44대(F-35 제외)씩 공급했다. 유로파이터 유한회사(Eurofighter GmbH)는 동 기간에 타이푼(Typhoon) 45대를 공급했고, 에어버스 군용기 사업부는 내수 시장과 해외 시장에 전투기를 각각 29대, 31대 공급했다.

게다가 에어버스의 경우 수주 포트폴리오에서 전투기가 206대를 차지한다. 그러니 에어버스는 당연히 러시아 항공산업의 세계 전투기 시장 점유율이 자발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을 통해 전투기 수주율을 높이게 되면 기뻐할 것이다. 물론 러시아가 민항기 시장에 좀더 적극적으로 진출해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되는 경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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