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서도 달리는 공기부양정 '주브르' … 날개 달린 헬리콥터 'Mi-12'

공중부양 상륙함 ‘주브르’는 동급 세계 최대 함정이다. 150t에 달하는 주력 전차 3대를 운반할 수 있다. (사진제공=블라디미르 뱌트킨/리아 노보스티)

공중부양 상륙함 ‘주브르’는 동급 세계 최대 함정이다. 150t에 달하는 주력 전차 3대를 운반할 수 있다. (사진제공=블라디미르 뱌트킨/리아 노보스티)

군사장비는 그 외형만으로도 잠재적 적에게 공포를 줄 수 있다. 우군에겐 거꾸로 설계 솔루션에 대한 감탄, 조국에 대한 자긍심 같은 감정의 폭풍을 일깨운다. 때로는 호기심과 놀라움도 일으키는데, 이는 주로 범상치 않은 외형 때문이다. 이색적인 러시아 무기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에어쿠션 위의 회오리 바람, 강습단정 '주브르'='주부르'는 이동 상태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치 파도 기둥이 해안으로 돌진하는 인상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강습단정 주브르가 공포의 굉음을 내며 육중하게 해안으로 빠져나가면 선미의 원형 카울링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프로펠러 4개와 에어쿠션을 만들어 내는 유연한 '물 치마'를 볼 수 있다. 그 덕에 주브르는 물 위를 맴돌 수 있다.

주브르는 중장비와 상륙전단을 운송해 비무장 해안 지역에 내려줄 수 있다. 주브르는 진정한 랜드로버 선박으로 못 가는 곳이 없다. 1.5m 앞에서 장애물을 격파하면서 물뿐 아니라 육지와 얼음 위에서도 달릴 수 있다. 러시아 외에 그리스도 주브르를 사용하고 있다.

팔마
팔마 (사진제공=이타르타스)

◆바다 위의 로보캅, 방공미사일포시스템 '팔마'=방공미사일포시스템 '팔마'의 외형이 주는 첫 느낌은 인간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다는 것이다. 눈과 입이 달린 머리, 두 팔 때문이다. '머리'는 받침대 위의 '공'에 감금된 자동소총 조준 광전자 시스템, 입과 눈은 텔레비전 적외선 채널과 레이저 거리 측정기다. '팔'은 근거리에서 속사포와 대공유도미사일 발사대로 변한다.

'사람'은 해상함에서 경비를 서면서 대형 대공미사일시스템을 둘 수 없는 선박의 경우 함으로 떨어지는 대함미사일을 연쇄 사격으로 요격한다. 팔마는 베트남 해군용으로 제작된 '게파르드'급 호위함과 올해부터 사용될 러시아의 '아드미랄 고르시코프' 호위함에 장착된다.

베르쿠트
베르쿠트 (사진제공=파시콥스키/리아 노보스티)

◆5세대 전투기의 조상, Su-47 '베르쿠트'=베르쿠트의 겉모습은 일반 전투기와 같지만 날개는 사뭇 다르다. 설계자들이 제작하던 중 무언가 착각해 엉뚱한 각도로 붙인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잘못된' 리버스 스윕(reverse sweep) 날개가 베르쿠트의 중요한 장점이다. 이 비행기는 항공모함의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 신속히 속도를 올려 수평비행으로 돌입해 바다로 추락할 위험성을 줄인다. 느린 속도에서 기동할 수 있으며 다이내믹 제동(일명 '푸가초바의 코브라' 기동)까지 할 수 있다. 이때 비행기는 꼬리 부분을 이용해 전진하면서도 나선강하를 하지 않는다.

Su-47은 5세대 전투기 '팍파'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전투기 크기이면서도 내부 화물실이 장착된 유일한 러시아 항공기였기 때문이다. 팍파 프로그램 차원의 실험 과정에서 미래형 유도미사일의 중량 모형을 운반했다. 베르쿠트는 실험용 비행기로 제작돼 샘플 한 대만 제작됐으며 양산되지 않았다.

에크라노플란
에크라노플란 (사진제공=유리 소모프/리아 노보스티)

◆날아다니는 배, '에크라노플란'='에크라노플란'은 배와 비행기를 합쳐 만든 독특한 하이브리드 기체다. 그런데 비행기와 배의 특성 중 어느 쪽이 주축인지는 좀 애매하다. 물 위에서 이착륙하며, 수면 몇 m 위에서 시속 500㎞로 날 수 있다. 그래서 적의 수뢰나 어뢰가 두렵지 않다. 적의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다.

소련 시절 '오를로뇨크'와 '룬'이라는 두 종류의 에크라노플란이 개발됐다. 이 중 '룬'은 대함미사일 '모스키트'를 운반할 수 있는 살상 무기였다. 심지어 '항공모함 살인마'라는 별명도 있었다. 딱 한 대의 견본만 제작됐는데 설계자 로스티슬라프 알렉세예프가 사망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오를료노크'는 크기가 더 작았고 공수부대 수송 수단으로 제작됐다. 내부에 해군 병사 200명과 탱크 2대를 실을 수 있었다.

소련은 오를료노크 120대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 에크라노플란에는 슬픈 운명이 닥쳤다. 재정지원 부족으로 프로젝트가 동결된 것이었다. 그리고 소련이 붕괴하면서 전투용 에크라노플란 분야 개발이 최종적으로 종결돼 생산이 중단됐다.

헬리콥터 Mi-12
헬리콥터 Mi-12 (사진제공=레프 폴리카신/리아 노보스티)

◆수직이착륙기에 버금가는 헬리콥터 Mi-12=미국의 수직 이착륙기 V-22 오스프리(Osprey)와 달리 세계 최대 헬리콥터 Mi-12에는 회전 프로펠러가 없다. 게다가 복잡성으로 인해 헬리콥터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횡형(橫型) 구조로 구현됐다. 그러나 일반적 구조로는 적재중량이 큰 헬리콥터를 제작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이 커다란 헬리콥터는 탄도미사일 같은 중량 30t 이상의 일체형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군사용 장비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프로펠러 위치의 독특한 구조 외에 Mi-12의 톡 쏘는 개성은 날개에 있다. 기체 바로 옆에 날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로 헬리콥터의 조종성과 운반성이 향상됐다. Mi-12는 1969년 최대 적재량 기록을 세웠다. 화물 40.2t을 상공 2250m까지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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