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필살기 '낙하산 전차' … 탄약 적재량·사거리 늘려

제76공수강습여단이 강습 훈련을 하는 가운데 공정 장갑차 BMD-4M이 신형 낙하산 시스템에 실려 하강하고 있다. 바닥은 에어쿠션. (사진제공=PhotoXpress)

제76공수강습여단이 강습 훈련을 하는 가운데 공정 장갑차 BMD-4M이 신형 낙하산 시스템에 실려 하강하고 있다. 바닥은 에어쿠션. (사진제공=PhotoXpress)

러시아군, 개량된 공정부대용 장갑차 BMD-4M 시험 배치

러시아군 현대화의 일환으로 개량을 거친 공정부대용 전투장갑차 BMD-4M이 군에 시험 배치됐다. BMD-4M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기종으로, 승무원을 태운 채 수송기에서 공중 투하해 적 후방 깊숙한 곳에서 바로 전투에 투입될 수 있다. BMD-4M은 전투에서 '필살기'다. 강력한 무장과 많은 탄약 탑재량, 빠른 속력 덕에 공수부대는 말 그대로 '하늘에서 뚝 떨어져' 몇 시간 안에 적의 후방을 초토화할 수 있다. 근위공수 부대가공수군이 운용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전차'는 1968년 처음 군에 도입됐다. 이번에 배치되는 것은 기존의 BMD-3를 대체할 4세대 기종이다.

BMD-4M 8대가 제조사인 '쿠르간마시자보트'에서 러시아 제106 근위공수사단으로 인도돼 시험을 거칠 예정이다.

러시아군 최정예 병력인 공수부대는 이 특별한 4세대 장갑차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BMD-4M은 기존의 세 모델에 비해 화력이 강해지고 탄약 적재량이 늘어났다. 공수군에 탄약 적재량은 항상 아쉬운 부분이었다. 공수부대는 전방 공격 시 대포와 전차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갑차 전문가 알렉세이 흘로포도프는 "BMD-4M은 전혀 새로운 차세대 전차다. 무장, 방어력, 발사 시스템, 탐색 기능 등 모든 면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BMD-4M은 BMD-1, 2, 3와는 전혀 다르다. 먼저 개발진이 무게를 유지하면서 장갑을 증강하고, 무장을 자행식 박격포와 전차급으로 끌어올려 공수군의 오랜 꿈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공수군 탄약고에 유도미사일과 폭발파쇄탄두가 등장했다. 덕분에 기습뿐 아니라 장갑차를 정면 공격할 수도 있게 됐다.

한편 차 안에 승무원을 태우고 그대로 투하할 수 있고, 별다른 준비 과정 없이 바로 물을 건널 수 있다는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전차상륙함에서 바다로 나가는 BMD-4M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전차상륙함에서 바다로 나가는 BMD-4M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신형 공수전차 BMD-4M은 신속하게 공중 투하돼 여러 종류의 무기를 사용하며 최대 시속 70㎞ 속도로 목표 지점을 향해 이동할 수 있다. 또 한 번의 급유로 최대 500㎞를 이동할 수 있다. 서유럽 평균 규모의 나라 하나 정도는 단 몇 시간 만에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BMD-4M은 이전 기종과 마찬가지로 준비과정 없이 물을 건널 수 있으며 수중에선 시속 1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BMD-4M의 수석개발자 세르게이 살니코프는 전차의 새 특징으로 표적 포착과 추적, 탄약 적재량 확대를 들었다. 군 장비와 방어시설을 파괴할 만한 위력을 갖춘 포를 탑재함으로써 사거리는 7㎞로 늘었다. 모든 탄약이 자동 장탄되기 때문에 승무원의 육체적·정신적 부담도 줄었다. 자동 조준은 열 감지 기술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속력으로 달릴 때도 거의 무소음으로 100㎜ 구경 대포로 대전차유도탄 '아르칸' 요격이 가능하다. 이런 특징 덕분에 BMD-4M은 다목적 자행식 대포-미사일 발사장치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BMD-4M의 구동장치는 신식이고 조종이 쉽다. 자동 기어와 이동 경로에 커다란 구덩이가 많을 때 중요한 안정성이 높은 현가장치를 갖췄다. 공수군 사령관이자 중장인 블라디미르 샤마노프가 직접 BMD-4M의 조종석에 앉아 시험 운행을 했다. 사령관은 "BMD-1, BMD-2는 항상 공명 진동상태에 빠지고 흔들림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BMD-4M은 다르다. 회전할 때 아주 안정적이고 조종간이 단순하고 견고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성능을 뽐내는 BMD-4M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성능을 뽐내는 BMD-4M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개발자들의 노력 덕에 BMD-4M은 35도의 경사를 오르내리고, 포탑을 회전시켜 표적을 조준점에 맞춘 채 이동하며 발포할 수 있다.

BMD-4M의 사양은 고성능 오프로더와 비등해졌다. 신형 전차는 유공압 현가장치 덕에 지상고 조정이 가능하다. 지면과 바짝 붙을 수도, 간격을 둘 수도 있다. 이 기능은 공중 투하를 위해 수송기에 전차를 탑재할 때나 전투 중 잠복할 때 꼭 필요하다.

프랑스도 군인을 태운 채 투하할 수 있는 유사한 전차를 개발하려 했으나 투하 과정에서 전차 시험 인원 중 한 명이 사망하자 개발을 중단했다. 다른 유럽 나라들은 사람을 태운 채 전차를 투하할 결심을 하지 못 했다.

아직 이런 성능을 가진 전차는 지구상에 없다. 물론 독일의 공정부대용 장갑차 비젤(Wiesel)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비젤은 무게 2.5t, 정원 2~3명에 120㎜포, 대전차 미사일 '토우'를 장착한 경전차일 뿐이다.

반면 BMD-4M은 완전한 장갑차급 기종이다. 러시아군에서 널리 쓰이는 보병장갑차 BMD-3와 차대를 통일해 전장에서 수리·유지보수가 가능하다. BMD-4M을 정비소로 보낼 필요 없이 BMD-3 기술자와 주행장치 부품을 야전에서 바로 공수부대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BMD-4M 전체 외관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BMD-4M 전체 외관 (사진제공=콘체른 '트락토르니예 자보디')

"영국 방산기업 'BAE 시스템스' 전차 중 BMD-4M과 가장 가까운 기종은 CV90이다. 그러나 CV90의 가장 큰 단점은 무겁다는 것이다. 시멘트 포장이 된 비행장에서만 수송기로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기동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흘로포토프는 말했다. CV90 은 BMD-4M처럼 수상 이동이 불가능해 이동성도 약하다. CV90 은 BAE 시스템스의 스웨덴 계열사 허글런드(Hagglunds)가 개발한 기종으로, 무게는 BMD-4M의 두 배가 넘는 35t이다.

러시아의 BMD-4M은 CV90보다 무게와 무장뿐 아니라 장갑에 있어서도 우수하다. CV90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 자체 제작된 경지뢰에 파손되거나 전소해 버렸다. CV90의 포는 40㎜포 하나뿐이지만 BMD-4M은 30㎜포와 2A70 100㎜포 두 기를 갖췄다.

BMD-4M에 맞춘 낙하산 시스템도 개발돼 올여름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쳤다. 허글런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CV90 개발과 관련해 금방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서방 방산업체의 개발 방향은 병사의 목숨을 걸고 적 후방에 떨어뜨릴 전차에 맞춰져 있지는 않다. 따라서 수년간은 러시아가 공정부대용 장갑차 분야를 선도할 것이다.

장갑차 제조업체 쿠르간마쉬자보트의 수석개발자 빅토르 페촌킨은 "지금까지 중국만 BMD-2와 비슷한 기종을 만들어냈지만 러시아의 최신 기종 BMD-4M과 비교하면 두 세대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물론 신형 전차에도 문제는 있다. 무엇보다 육중한 무게를 들 수 있다. BMD-2가 8t인 데 비해 BMD-4M은 13.5t이나 된다. 아직까지 다목적 수송기 일류신 Il-76이 한 번에 겨우 두 대를 나르는 데 성공했다. 탄약을 싣고 강하 장비를 갖춘 공수대원이 타면 무게는 훨씬 늘어난다. 시험이 51% 진행되었긴 하나 아직 다른 전차 여러 대와 동시에 강하하는 시험이 남아 있다.

하지만 BMD-4M의 개량에는 큰 이점도 있다. '툴라 설계국'이 통합 전투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플랫폼이 통합되면서 이동할 때나 제조공장에서 전차를 다루고 정비하기가 더 저렴하고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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