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향해... “동방으로 일보 전진!”

현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건설 현장에 약  5천 명이 일하고 있으며, 기지가 완공되면 유지를 위한 기술 인력이 그 이상 필요할 것이다. (사진제공=이타르타스)

현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건설 현장에 약 5천 명이 일하고 있으며, 기지가 완공되면 유지를 위한 기술 인력이 그 이상 필요할 것이다. (사진제공=이타르타스)

시베리아·극동으로의 로켓·우주산업 이전 계획... 허황된 꿈인가, 아니면 타당한 결정인가?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가 내놓은 계획에 따라 '통합로켓우주사(Объединенная ракетно-космическая корпорация, ОРКК)'가 설립되면 이 분야 산업체들이 통합될 뿐 아니라 로켓 핵심 생산기지가 러시아 중부지대에서 극동과 동시베리아 지역으로 이전될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로고진의 발전 구상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 로고진 부총리는 로켓·우주산업 생산기지 이전으로 해당 산업뿐 아니라 러시아 경제 전반에 걸친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

현재 로켓·우주 산업체들은 주로 모스크바와 사마라, 노보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봇킨스크, 미아스 같은 대규모 산업 도시에 집중돼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에 연구센터와 유관 대학들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로켓 생산 기지를 극동과 동시베리아로 이전하면 로켓 운반체를 발사장으로 옮기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로고진 부총리의 생각이다. 아무르 주 소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2014년 말까지 안가라 로켓 발사가 예정돼있는데, 현재 모스크바에서 생산 중인 로켓은 그 부피 때문에 보스토치니로 이어지는 바이칼아무르철도의 터널을 통과할 수 없다.

"매우 옳은 결정이다. 극동 개발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로고진의 계획에 대해 로켓공학자인 레프 솔로모노프는 말한다. 다만 유일한 문제라면 그러한 산업 이전에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 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으로 "'2006-2015 연방 우주 프로그램'에 책정된 예산은 8,762억 루블(한화로 약 28조 7천억 원)이다. 하지만 이 예산은 구체적 기대성과를 가진 구체적 프로젝트들에 정확하게 편성된 자금이다. 산업 이전 계획을 위해 따로 책정된 자금은 아예 없다"고 그는 지적한다.

러시아 군사학아카데미의 바딤 코쥴린 교수는 자금 부분만 보더라도 로고진의 계획을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우주 분야의 과학적 사고와 산업 발전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달성하기 힘든 황당무계한 초(超)과제를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로고진 부총리가 이미 여러 번 말한 바 있다는 사실을 코쥴린 교수는 상기시켰다. 일례로 로고진은 2032년에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지름 400m의 소행성 2013TV135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것이 그런 목표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러시아 중부지대에서 동부지대로 로켓·우주산업을 이전한다는 계획은 황당무계한 동시에 저개발 지역의 기간시설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매력적인 계획이다. 코쥴린 교수는 극동지역에 반드시 로켓 생산 기지를 세우지는 않더라도 과학기술센터나 우주 분야에서 유명한 대학의 지방 캠퍼스, 실험기지, 연구기지를 설립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고급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역민들을 결집시키는 구심체 역할을 하게 될 시설들을 세우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건설 현장에 약 5천 명이 일하고 있으며, 기지가 완공되면 유지를 위한 기술 인력이 그 이상 필요할 것이다.

로고진 부총리의 제안들을 이렇게 해석해보면, 그것이 그다지 '허황된' 것도 아니다. 로켓·우주산업 이전 프로젝트는 낙후지역 개발에 관한 연방 프로그램과도 들어맞는다. 그러므로 로켓·우주부문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 연방 예산 항목에서 자금이 할당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