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그 이상이었던 막스 2013

막스 에어쇼를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에어쇼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사진제공=올가 소콜로바)

막스 에어쇼를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에어쇼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사진제공=올가 소콜로바)

Russia포커스 특파원이 8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모스크바 근교 주콥스키에서 열린 제11회 국제항공우주전시회 ‘막스 2013’을 취재했다. 올해 전시회에서 관객들을 놀라게 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부터 2013 막스 에어쇼 주최측은 주콥스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가 아주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며 여러 지표에서 세계 유수의 에어쇼를 뛰어넘을 것이라 장담했다. 에어쇼 프로그램 면에서나 관람객 수 면에서나 기록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예상은 실제로 적중했다. 잠정집계에 따르면 관람객 수가 가장 많았던 8월 31일 토요일에만 16만 5천여 명이 다녀갔다. 이는 막스 에어쇼 개최 사상 최고 기록이다. 게다가 전시회가 열리는 주콥스키 시의 총 인구 10만 여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막스 에어쇼를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다른 곳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에어쇼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전시회장이 일반 대중에게 개방된 날에는 활주로 앞의 거대한 들판과 전시회장의 전 영역이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평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언덕이나 고정 전시된 항공기의 트랩처럼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올라갔다.

몰려든 관객이 무색치 않게 볼거리는 정말 풍성했다. 에어쇼의 절정을 이룬 것은 5세대 전투기 T-50 '팍파(ПАК ФА)'의 비행시범이었다. T-50은 과거에도 대중에게 공개된 바 있지만, 그때는 단독 비행이었고 곡예비행도 없었다. 2013 막스 전시회장 상공에서는 석 대의 T-50이 쇼를 펼쳤다. 세 대의 합동 비행시범이 끝난 직후 '러시아 영웅' 칭호를 받은 시험비행조종사 세르게이 보그단이 T-50을 타고 6분짜리 고등비행기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여객기 Airbus-380도 비행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육중한 무게와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A-380은 주콥스키 비행장 상공에서 민첩한 회전비행을 선보였다. 두텁게 구름이 낀 흐린 날씨 때문에 이 거대한 비행기는 낮은 고도에서 시범비행을 펼쳐야 했고 그 덕분에 지켜보는 이들에게 더 큰 인상을 남겼다.

항공우주분야의 신제품 외에도, 올해 막스 주최측은 역사 속의 항공기들도 전시품에 포함시켰다. 이번 전시회에는 소련 시대 유명 항공기 거의 전 기종이 전시됐다. 그 중에는 소련 영공에서 한 번도 운항된 적이 없는 초음속 여객기 Tu-144도 있었는데, 전시회 관람객들은 기내에 자유롭게 올라가볼 수 있었다. 소련 시대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항공기는 대형 수송기 VM-T '아틀란트'다. 1980년대에 아틀란트를 이용해 우주로켓설비 세트를 공장에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로 운송했다.

관람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는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일을 기념해 이름을 정한 중국 공군 소속 곡예비행팀 '8월 1일'팀의 비행이었다. 이전까지 중국 항공기는 러시아에서 열린 어떤 공개 에어쇼에도 참가한 적이 없었다. '8월 1일'팀 조종사들은 러시아 엔진이 장착된 중국제 4세대 고속 전투기 J-10 다섯 대를 타고 왔다.

러시아와 미국, 유럽 조종사들의 비행시범에 익숙한 막스의 단골 관람객들에게 중국 조종사들의 비행은 매우 낯설게 보였을 것이다. 비전문가들조차 비행기술의 차이를 눈치챘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중국 조종사들이 러시아나 유럽 조종사들보다 더 못했다거나 더 잘했다는 차원이 아니였다. 그들은 그들만의 스타일, 그러니까 아주 '중국스러운' 스타일의 비행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관람객들을 가장 열광시킨 것은 중(重)전투기 Su-27P와 Su-27UB를 타고 고등비행기술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곡예비행팀인 '루스키예 비탸지'와 다목적 고기동 전투기 MiG-29를 조종하는 '스트리지' 등 러시아 유명 곡예비행팀의 비행이었다.

막스 2013의 특이점은 대규모 헬리콥터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공격헬기 Mi-28N을 타고 비행하는 러시아 공군 곡예비행팀 '베르쿠티'의 첫 비행이 큰 성공을 거뒀다. '베르쿠티'는 극히 낮은 고도에서 수직, 수평방향의 고·중 난이도 곡예비행을 할 수 있는 세계에 몇 안 되는 헬리콥터 비행팀 중 하나다.

헬기 Mi-2의 공연에서 우리는 곡예비행의 진수를 볼 수 있었다. 조종사의 능수능란한 조종능력과 현란한 비행기술을 지켜보고 있으면 조종사가 중력 스위치를 잠시 끄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

막스 에어쇼는 전통적으로 항공기 전시박람회로 자리매김해왔지만, 항공기들의 최대 적수인 대공방어 장비도 전시회에서 상당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미사일 복합체 Club-K는 이미 여러 차례 전시돼 왔다. 외관상 전형적인 해상 컨테이너의 모양을 한 Club-K에는 순항미사일 4기가 장착된 발사장치가 실려 있다. 조립된 상태의 Club-K는 선박에 실린 수천 개의 다른 컨테이너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하다.

막스 2013에서 소개된 우주분야 신제품으로는 러시아 연방우주청(Роскосмос)관에 전시된 우주로켓기업 '에네르기야'의 유인 우주왕복 수송선 시제품이 있다. 제작사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신형 우주선에는 가장 현대적인 기술 솔루션과 신개발품들이 집적돼 있어 미국이 개발 중인 '오리온'의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주선에는 6명의 우주비행사가 승선 가능하고 유효중량 500kg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달에 인간을 보내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나열한 것은 2013 막스 에어쇼에서 소개된 신제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회의 야외 전시장 및 실내 전시관에 전시된 장비 및 기타 전시품은 도합 수천 가지였다. 여러모로 추측컨데 2년 후인 2015년 주콥스키에서 개최될 다음 막스 에어쇼에서는 새로운 진기록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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