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양병(養兵)’...러시아도 올해 안에 사이버 부대 창설

(사진제공=코메르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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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가기 전에 러시아군 조직 안에 사이버 안보를 전담하는 부대가 창설된다. 사이버 부대에서 근무하게 될 장교들은 외국어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지난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이버 공격의 ‘파괴력’이 재래식 무기를 능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푸틴 대통령은 사이버 위협에 대한 효율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하는 위협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 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관련 기간시설들, 특히 전략적 요충시설의 방호 수준을 격상시켜야 한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2020년까지의 중장기 러시아군 현대화 계획 문제가 논의된 국가안보회의(Совет безопасности) 회의 석상에서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사이버 공격이 군사·정치적 목적으로 이미 이용되고 있으며 그 파괴력은 재래식 무기를 능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의 국방부 내 소식통이 밝힌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미 올해 안에 국가의 사이버 안보를 전담할 특수부대를 창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 소식통은 사이버 부대의 기본 과제는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정보 모니터링과 처리, 그리고 사이버 위협 차단이며, "다시 말해, 미국의 사이버 부대와 유사한 조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특수부대에 배치될 장교들은 의무적으로 외국어 훈련, 우선적으로 원활한 영어 소통을 위한 훈련을 받게 될 예정이다. .

사이버 부대 창설에 대한 언급은 작년 봄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또 지난 2월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총참모부 예하 특정 부대들에 사이버 사령부 창설을 준비하도록 제안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 샤바린 정치군사분석연구소(ИПВА) 소장은 사이버 사령부 창설 제안이 이미 10년 전 국방부에 접수됐었다고 지적한다. "당시 제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우리 나라에도 곧 사이버 사령부가 출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정치군사분석연구소는 민간 연구기관이다. 샤바린 소장은 또 다른 민간 연구기관인 군사학 아카데미(АВН) 회원이기도 하다.

"사이버 안보는 군뿐 아니라 국가 전체, 모든 정보부처의 책임이다. 사이버전이 이미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사이버 사령부는 방어는 물론이고 필요한 경우 대응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샤라빈 소장은 밝혔다. 그는 또한 "정부가 만약 진작에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면 러시아는 이 분야에서 경쟁자들을 훨씬 앞섰을 것이다. 사이버 안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 무기 이용 구상은 6~7년 전에 개발된 것이다. 오늘날 사이버 무기는 핵무기 다음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간 연구기관 군사예보센터(ЦВП) 소장 겸 모스크바국립대 국제정치학부 부교수 아나톨리 치가노크가 일간 브즈글랴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군사 충돌이 있는 곳에서 사이버 무기는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미국의 리비아 사태 개입 과정을 들 수 있다. 당시 미국은 리비아 영공뿐만 아니라, 통신 네트워크까지 장악하고 리비아 TV 네트워크에 침투해 지역 주민을 위한 방송을 내보냈다."

사이버 무기가 가장 잘 구축된 곳은 이스라엘이라고 치카노크 교수는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2005년 최신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다. "2위는 미국의 사이버 안보망이다. 그 다음은 서유럽 국가들"이라고 치가노크는 말한다.

푸틴 대통령의 국가안보회의 발언 하루 전인 지난 4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올해로 5년 연속 국제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우승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대학교 학생팀의 소재를 파악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하루 뒤 올레크 오스타펜코 국방차관은 기자들에게 "국방장관은 내가 이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현재 우리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군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알고리듬 개발에 있어 탁월한 프로그래밍 능력과 창의적인 접근방법을 갖춘 프로그래머들이야말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하다고 오스타펜코 차관은 덧붙였다.

"이는 전 세계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고용돼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러시아 프로그래머들이 갖춘 특성이다. 우리가 추진하게 될 프로젝트 중 몇몇은 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차관은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국방부는 이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효율적 작업을 위해 시장 수준 이상의 재정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오스타펜코 차관은 부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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