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발사 실패를 계기로 로켓·우주 분야 개혁 이뤄지나

로켓 발사체 '프로톤-M'의 제작과 발사, 그리고 신형 인공위성 '글로나스-M' 3기에 들어간 비용은 대략 1억 3천 230만 불이다. (사진제공=이타르타스)

로켓 발사체 '프로톤-M'의 제작과 발사, 그리고 신형 인공위성 '글로나스-M' 3기에 들어간 비용은 대략 1억 3천 230만 불이다. (사진제공=이타르타스)

지난 2일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M’ 3기를 싣고 발사된 로켓 발사체 ‘프로톤-M’이 발사 직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러시아의 로켓·우주산업 개혁이 시급하다는 성명들이 잇달아 발표됐다. 잠정적인 사고 원인은 이미 나와 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이번 사고로 내려진 결론은 ‘매우 엄중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지금 상태의 러시아 로켓·우주산업은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로고진 부총리는 프로톤-M의 발사 실패 원인이 밝혀지는대로 매우 엄중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공표했다.

"지금 상태의 로켓·우주산업으로는 앞으로의 전진이 불가능하다"고 로고진 부총리의 말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2일 아침 가속블록 DM-03과 러시아 위성항법시스템 ‘글로나스-M’ 3기를 탑재하고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로켓 발사체 프로톤-M이 이륙 직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켓·우주산업 개혁을 위한 대통령 결정안이 준비 중이다. 개혁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다양한 분야에 산재해 있는 로켓우주산업을 수직 통폐합하되 그것은 국영기업이 아닌 공개형 주식회사(ОАО)가 될 것이다. 이 회사의 가칭은 '통합 로켓·우주 기업'"이라고 부총리가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미 로켓·우주산업 개혁안 수립을 담당할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로고진 부총리는 밝혔다. 이른바 '기술정책 단일화'를 도입하여 생산품목의 수를 줄임으로써 제품 무사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고 발생 당일인 2일 화요일(현지시간) 일찍 메드베데프 총리는 로고진 부총리에게 추락 사고 원인 규명 정부 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프로톤-M 추락
프로톤-M 추락 (사진제공=리아노보스티)

"로켓우주산업의 개혁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지금의 문제, 아니 이번 사고가 나서가 아니라 벌써 진작에 이뤄졌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민간 우주과학연구단체인 치올콥스키 러시아 우주과학 아카데미의 회원 알렉산드르 젤레즈냐코프가 일간 브즈글랴드에 의견을 밝혔다. "벌써 2년 반 전부터 이 분야의 위기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얘기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중략) 하지만 질질 끌다가 또 한 번의 사고를 당한 겁니다."

"몇 가지 개혁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 분야를 총괄하는 국영기업을 설립하자는 것인데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리 마음에 드는 방법은 아닙니다. 발주하는 자와 주문을 이행하는 자가 결국 같은 국영회사 안에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런 종류의 주식회사가 정부기관보다 투명하게 작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로고진 부총리는 3일 저녁 즈음 원격정보(telemetry) 분석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잠정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로켓·우주산업 소식통의 말을 빌어 리아노보스티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엔진 혹은 제어장치의 문제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어장치, 아니면 엔진 문제입니다. 사고가 발사 후 10~20초 안에 일어났다면 엔진이 문제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소식통은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고 주장했다. "프로톤-M은 구조적으로 상당히 단순하고 잘 알려진 장비 아닙니까? 로켓의 결함이 아니라 인재입니다. 사고 원인은 생산과정에서 일어난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고로 산산조각이 난 프로톤-M과 글로나스-M 위성 3기를 제작하고 발사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대략 44억 루블이다. 이번 사고는 글로나스 시스템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사고로 연방 목표프로그램인 '글로나스' 항법시스템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은 분명합니다. 2013년 말까지 궤도에 글로나스 위성 4기를 더 쏘아올리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오늘 사고로 잃은 3기와 또 하나의 위성 발사가 계획돼 있었습니다. (중략) 현재 저희 글로나스 시스템은 전면 가동 중이며 사실상 지표면 전역에서 지속적인 신호를 수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의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궤도상에 예비 위성을 확보하고 있어햐 합니다." 동 소식통의 지적이다.

이번 사고로 위성 3기를 잃는 바람에 새로운 위성 제작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며 다시 궤도 발사하는 데는 적어도 일 년은 걸린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이다.

2일 프로톤-M 추락사고가 가져온 여파 중 하나로 향후 3개월 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실시된 예정이던 발사계획들이 모두 연기됐다. 사고원인 규명이 마무리되고 로켓 발사체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위원회 권고안이 실현될 때까지 프로톤 로켓 발사가 전면 중단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바이코노르 우주기지 발사일정 상으로는 7월 21일 다음 발사가 잡혀있었다. 또 이번 사고로 올해 말 국제우주정거장에 다기능 실험모듈을 쏘아올린다는 계획도 연기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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