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데즈다 우스티노바, Russia포커스

러시아 애니 '마샤와 곰', 어떻게 전 세계 관객을사로잡았나

꼬마 소녀와 커다란 곰의 우정과 모험 이야기를 다루는 시리즈 애니 '마샤와 곰'은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러시아 애니다. 이 만화 영화는 22개 국에서 방영되고 있으며 그 중 한 편은 유튜브에서 15억 회의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드미트리 로베이코 '아니마코르드' 스튜디오 사장은 "현재 '마샤와 곰'이 남극만 빼고 어디나 진출해 있다"면서 "북아프리카에서도 우리를 알고 있다!"고 기염을 토한다.

인기 만화영화 시리즈 '마샤와 곰'의 공동 프로듀서이기도 한 로베이코의 주장은 믿을 만하다. 제17편 '마샤와 카샤'가 유튜브 15억 회 조회를 기록했고, '마샤와 곰' 브랜드를 사용한 상품들이 전 세계의 많은 완구점에서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출처: 알렉산드라 무드라츠/ 타스
애니 하나만을 위한 스튜디오
'아니마코르드' 스튜디오는 2008년 특별히 '마샤와 곰'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됐다.
드미트리 로베이코 사장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 대한 반응이 좋을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어쨌든 시나리오 8편과 만화 프로젝트 전체가 이미 제작자들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다행히 투자자들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5년간 기다려줄 준비가 돼 있었다.
로베이코 사장은 "판권 활동과 브랜드 개발을 하려면 '마샤와 곰' 제작 전체를 직접 관리하는 게 좋다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애초 제작자들이 '아니마코르드' 스튜디오에서 모든 제작을 할 계획은 아니었다. 러시아 애니 스튜디오 두 곳이 제작상의 기술적 측면 전체를 맡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니가 출시되고 1년 반이 지나자 작가들은 이 스튜디오들이 좋기는 하지만 충분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출처: 알렉산드라 무드라츠/ 타스, AP
그래서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키로 했다. 심지어 2008년 경제 위기도 도움이 됐다. 당시 문 닫은 스튜디오가 늘어나 숙련된 전문가들로 팀을 꾸릴 수 있었다. 로베이코는 '애니 시리즈가 특히 서방과 아시아에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게 틈새 시장인 요즘 어린이 TV 채널들에 필요한 포맷이다"라고 말했다.

100
약 100명의 직원이
몇 편의 애니 시리즈를 동시에 작업한다.
3
한 편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약
3개월이다.
제작자들은 시장에서 독보적 존재가 되기 위해 정교하고 생생한 3차원 애니메이션을 '마샤와 곰'의 간판으로 내세우기로 하고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Pixar)와 '드림웍스'(Dreamworks)가 제작한 3D 애니 극영화 포맷 영상을 기준으로 삼았다.
마샤는 누구?
애니에 묘사된 마샤의 이미지는 프로젝트의 예술 감독인 올레크 쿠좁킨이 실제 소녀에서 가져왔다.
"'마샤와 곰' 제작 구상은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을 관객들에게 분명히 전달하며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뭔가를 가르쳐 주는 식이 아니라 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나왔다" 고 '마샤와 곰'을 연출한 데니스 체르뱌초프 감독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애니에 묘사된 마샤의 이미지는 프로젝트의 예술 감독인 올레크 쿠좁킨이 실제 소녀에서 가져왔다. 1990년대에 감독이 해변에서 쉬고 있는데 작은 소녀가 눈에 띄었다. 애가 낯도 안가리는지 감독에게 다가 와서는 같이 체스를 두고 오리발을 신고 수영하러 따라갈 만큼 스스럼도 없었다. 그런데 며칠 뒤 휴양객들은 이 아이를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너무 적극적인데다 성가실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너무 활달하고 사랑스러워서 감독은 이런 아이라면 주의를 끌겠다 싶어 화면으로 이끌어 냈다.

제작자들은 만화 주제를 개인 생활에서도 찾아낸다. 데니스 감독은 "우리에겐 대부분 아이가 있다. 애니메이션 작업자들도 자기 아이들이나 지인의 아이들의 행동을 그대로 따오기도 한다. 시나리오 작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국제적인 성공
제작자들은 '마샤와 곰'이 세계 22개국에서 누리는 인기의 비결을 마샤의 이미지에 담긴 보편성에서 찾는다.
"어느 나라에서나 다섯살 미만 아이들은 별 차이가 없다"며 데니스 감독은 웃는다. 다른 비결로는 긴 대사가 없다는 점에도 있다. 데니스 감독은 "애니 영화들이 대화가 아닌 행동에 무게를 두면서 대사가 없어도 다 이해되는 무성영화 포맷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니마코르드'는 관객뿐 아니라 전문가들의 인정도 받았다.

2015년 '마샤와 곰'은 애니계의 '오스카상'인 키즈스크린 어워즈에서 '최우수 애니상'을 수상했다.
아동용 애니 전문 잡지 '키즈스크린'은 '아니마코르드' 스튜디오를 '카툰 네트워크 스튜디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텔레비전' 같은 유명 스튜디오들과 어깨를 견주는 2015년 가장 성공적인 제작사 가운데 하나로 손꼽았다.
모스크바 '애니메이션 대축제' 프로그램의 마리야 테레센코 감독은 제작자들이 양질의 영상 외에도 최근의 아동 교육 경향을 보여준 데서도 성공 요인을 찾았다.

"과거에는 고전 애니메이션의 익살이 유머로 포장된 폭력과 연결됐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와 이는 아이들의 심리 발전에 해로운 것으로 간주됐다. '마샤와 곰'은 폭력 없는 익살을 보여준다. 이 밖에 20세기와 비교하면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부여되면서 제작진들에 대한 제약도 적어졌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마샤로부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 바로 그 시점에 작지만 지칠 줄 모르는 그 꼬마 소녀가 나타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120
개국
러시아 만화 영화 시리즈 '마샤와 곰'은 120개국에서 TV로 방영하고 있고, '마샤와 곰' 유튜브 공식 체널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널 상위 10위에 포함돼 있다.
1,5
억 회
제17편 '마샤와 카샤'는 유튜브 조회 15억 회를 기록했다. '마샤와 카샤'는 유튜브 사이트 역대 최다 시청 비디오 상위 17위에 올라 있으며 비음악 비디오와 러시아어 비디오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5
만 달러
소셜 미디어 영향력 조회 사이트 소셜블레이드(Social Blade)의 추계에 따르면, '마샤와 곰'은 유튜브 광고로 한 달에 약 150만 달러를 제작사인 '아니마코르드'에 벌어준다.
향후 전망
현재 '마샤와 곰'의 세계는 두 개의 파생 상품으로 이어졌다.
2012년에는 '마샤의 동화들'이 출시됐다. '동화들'에서 마샤는 관객에게 러시아 민담의 세계를 소개한다.
2014년에는 '마샤의 괴담들'이 나왔다. '괴담들'에서는 사실은 우습고 교훈적인 '무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제작자들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프로젝트의 범위를 더 확대하고자 한다. '아니마코르드'는 파트너들과 함께 '마샤와 곰' 교육용 인터렉티브 박물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컴퓨터 게임 교육용 잡지들도 발간하고 있다.

드미트리 로베이코는 '마샤와 곰'이 앞으로 몇 년은 애니 시리즈로 남아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극영화에 관한 논의는 아직 없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2년 후에 우리가 명실상부한 국제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또 성공적인 3D 극영화 제작 경험이 있는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그때 협력을 검토해 볼 것이다"라고 로베이코는 말했다.

소셜 미디어 영향력 조회 사이트 소셜블레이드(Social Blade)의 추계에 따르면, '마샤와 곰'은 유튜브 광고로 한 달에 약 150만 달러를 '아니마코르드'에 벌어준다. '마샤와 곰'의 또 다른 큰 수익은 마샤와 곰 캐릭터 판권에서 나온다. 캐릭터는 식품과 문구, 완구와 기타 많은 제품에 들어간다.
'아니마코르드' 스튜디오는 다농과 버거킹, 독일 완구 생산기업 심바디키(Simba Dickie)와 파생 상품 출시 계약을 체결했다. '아니마코르드'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파생 상품 판매 수입금은 3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아니마코르드' 는 1,500만 달러를 벌게 된다.

로베이코는 '마샤와 곰'의 성공 이유를 "훌륭한 전문가 팀이 애정을 갖고 애니를 제작하는 데 있다"면서 "우리는 후편이 전편보다 반드시 더 좋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나데즈다 우스티노바.
디자인·레이아웃 - 예카테리나 치푸렌코.
사진 출처: kinopoisk.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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