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여성 마음을 설레게 한 11명 슈퍼스타

Actor Vasily Lanovoi as Anatol Kuragin on set of the movie War and Peace based on Leo Tolstoy's eponymous novel and directed by Sergei Bondarchuk at the Mosfilm studio from 1965 through 1967, with the screenplay by Sergei Bondarchuk and Vasily Solovyov.

Actor Vasily Lanovoi as Anatol Kuragin on set of the movie War and Peace based on Leo Tolstoy's eponymous novel and directed by Sergei Bondarchuk at the Mosfilm studio from 1965 through 1967, with the screenplay by Sergei Bondarchuk and Vasily Solovyov.

V. Uvarov/RIA Novosti
꽃미남이란 이유만으론 소련 여성의 사랑을 못 받는다. 소련 여성의 마음을 빼앗으려면 최소한 화면에서라도 진정한 영웅이 되어야 했다. '섹스를 드러내지 않았던 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남자들은 누구였을까.

1) 가장 멋진 정보원 뱌체슬라프 티호노프

뱌체슬라프 티호노프. 출처: 리아노보스티뱌체슬라프 티호노프. 출처: 리아노보스티

티호노프는 극영화 <우리는 월요일까지 살아남겠다(Доживем до понедельника, 1968)>에서 선생님, 세르게이 본다르추크의 서사 드라마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 1965)>에서 안드레이 볼콘스키, 시리즈로 제작된 컬트 영화 <봄의 열일곱 순간(Семнадцать мгновений весны, 1973)>에서 정보원 시티를리츠를 연기해 유명이지면서 인기가 뛰어 올랐다. 영화에서 시티를리츠는 나치 독일의 SS 대령이라는 높은 지위를 차지한 소련 스파이 역을 하면서 목숨이 걸린 아슬아슬한 위험을 무릅쓰고, 용맹함의 표본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 후에 티호노프는 <하치 이야기(Hachi: A Dog's Tale, 2009)>의 소련 버전인 <흰 빔 검은 귀(Белый Бим Чёрное Ухо, 1977)> 등 십 여 편의 영화에 더 출연한다.(빔은 강아지 이름이다. 편집자 주) 이 두 영화를 보면서 비교해 보고 뱌체슬라프 티호노프와 리차드 기어 중에서 누가 더 나은지 우리에게 알려주길 바란다.

티호노프는 부르는 '나의 심장, 침묵해' 노래. 출처: Youtube

2)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

유리 가가린. 출처: 리아노보스티유리 가가린. 출처: 리아노보스티

최초 우주인으로 유리 가가린이 뽑힌 결정적 이유는 그의 환한 미소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지구에 귀환했을 때 그는 예의 그 살인미소로 모두를 쓰러뜨려야 마땅했고 실제로 그랬다. 우주복을 입은 가가린의 사진이 온 세상으로 쏜살같이 퍼져나간 다음 가가린은 직접 슈퍼스타가 돼 그 유명한 세계 투어에 나섰다. 우주 공간에 나가 별을 보았던 최초의 지구인 그는 진정한 우상이 되었다. 친구들은 가가린을 차분하고 성실하며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정말 이상적인 남자 아닌가!

3) 가장 로맨틱한 주인공 바실리 라노보이

바실리 라노보이. 출처: V. 우바로프/ 리아노보스티바실리 라노보이. 출처: V. 우바로프/ 리아노보스티

여자들이 왜 라노보이를 좋아하는지 이해하려면 그를 한번 쳐다보는 것으로 충분하겠지만, 라노보이는 음색까지 독특해 오늘날까지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이다. 라노보이가 연기했던 역은 대개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영화 <붉은 돛(Алые паруса, 1961)>에서 젊은 선장 아르투르 그레이, 톨스토이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전쟁과 평화(Война и мир, 1966)>에서 아나톨리 쿠라긴, <안나 카레니나(Анна Каренина, 1967)>에서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으로 열연했다. 라노보이의 연기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은 컬트 영화 <장교들(Офицеры, 1971)>이다. 한 가족 안에서 3세대에 걸친 남자들이 각기 다른 전쟁에 참전하여 싸우고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얼개다. 이 영화는 “나라를 지키는 직업도 있다”라는 불후의 경구를 남겼고, 군인을 가장 선망받는 직업 중 하나로 만들었다.

4) 가장 매혹적인 불한당 알렉산드르 압둘로프

알렉산드르 압둘로프. 출처: 드미트리 코로베이니코프/ 리아노보스티알렉산드르 압둘로프. 출처: 드미트리 코로베이니코프/ 리아노보스티

압둘로프와 그의 첫 부인 이리나 알페로바는 소련 영화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부였다. 이 잘생긴 남자에게 여자들은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대중에게 가장 뚜렷한 인상을 남긴 역할 중 하나가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한 처녀를 유혹한 다음 무정하게 버리는 역할을 한 <카니발(Карнавал, 1981)>이다. 영화 <여자를 찾아라(Ищите женщину, 1982)>에서 압둘로프는 영화에서 자신이 모시는 상관의 부인과 바람 난 정부를 살해하는 악한을 열연했다.

크리스마스 영화 '마법사들'에서 나온 노래. 출처: Youtube

5) 가장 멋진 싱어 송 라이터 블라디미르 비소츠키

블라디미르 비소츠키. 출처: 리아노보스티블라디미르 비소츠키. 출처: 리아노보스티

가슴을 찢어놓는 음색, 듣기만 하면 누구인지 단숨에 알아 챌 수 있는 허스키한 낮은 목소리, 수많은 소련인이 세대를 뛰어넘어 듣고 자랐던 기타 줄을 튕기며 부르는 노래, 이것은 비소츠키의 트레이드마크이다. 비소츠키는 연극과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도 명성을 떨쳤다(그가 열연했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타간카 극장 무대에 올린 연극 '햄릿'에서 맡은 주인공이다). 2010년 여론조사에서 ‘20세기의 우상이 누구인지’를 묻자 비소츠키는 가가린의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진정한 섹스 심벌이 으레 그렇듯이 비소츠키에게는 '으리으리한 자가용'이 있었다. 그는 소련에서 메르세데스를 거의 처음으로 손에 넣은 사람이다(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서기장이 비소츠키보다 먼저 메르세데스를 샀지만 차고에 모셔두기만 했다는 설이 있다). 브소츠키는 아름다운 프랑스 여배우 마리나 블라디와 결혼했었는데, 외국인 여성과 결혼하는 일이 소련 시절에는 정말로 매우 드물었다.

비소츠키의 '천국으로 가기에 대한 발라드'. 출처: Youtube

6) 가장 능청스런 사기꾼 안드레이 미로노프

안드레이 미로노프. 출처: 리바코프/ 리아노보스티안드레이 미로노프. 출처: 리바코프/ 리아노보스티

미로노프는 소련 시절 톱스타중 하나였다. 위에서 열거한 배우들이 낭만적이거나 영웅적 역할을 주로 했다면, 미로노프는 사기꾼으로 코미디에서 자주 열연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생을 마감한다. 주인공으로 연극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하는 도중 그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가장 유명한 역할 중 하나는 영화 <다이아몬드 손(Бриллиантовая рука, 1969)>에서 맡았던 밀수업자이다. 이 인물의 몇 몇 대사, 예를 들어 “루스코 투리스토 오블리코 모랄레 페르세테인?(Руссо туристо облико морале. Ферштейн)”처럼 이탈리아어 운을 따라 만든 러시아 문장을 대중들이 자주 인용하면서 퍼져 나갔고(이 말은 ‘러시아 관광객에겐 도의심이 있어요. 알겠어요?’라는 뜻이다. 편집자 주) , 미로노프가 직접 부른 '불운의 섬'(Остров невезения)이라는 노래는 큰 인기를 얻었다.

'불운의 섬'. 출처: Youtube

7) 가장 멋진 바리톤 무슬림 마고마예프

무슬림 마고마예프. 출처: 예브게니 카신, 블라디미르 사보스탸노프/ 타스무슬림 마고마예프. 출처: 예브게니 카신, 블라디미르 사보스탸노프/ 타스

소련의 '골든 보이스' 마고마예프는 수 백 만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31살에 소련 예술가의 최고 영예인 '소련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는데 그처럼 ‘젊은’ 나이에 받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 그는 소련 예술가 중 가장 먼저 미국에서 공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를 공연하며 순회했다. 나탈리야 파테예바, 에디타 피예하, 스베틀라나 레자노바 등 그와 염문을 뿌렸던 유명 여배우, 무대 가수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 연애 사건 후 몇 년이 흐르고 인기 TV 방송에 출연한 레자노바는 “어떻게 그에게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런 사람 앞에서 어떻게 굴복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잘생기고, 재능까지 타고난 마음 넓은 사람한테 말이에요”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마고마예프에게 가장 소중한 여인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인민예술가 타마라 시냐콥스카다. 그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그들은 34년을 함께했다. 마고마예프가 부른 노래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사랑에 관한 노래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도시인 모스크바’(Лучший город земли)를 향한 사랑을 담은 노래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도시인 모스크바'. 출처: Youtube

8) 가장 그럴싸한 다르타냥 미하일 보야르스키

미하일 보야르스키. 출처: Kinopoisk.ru미하일 보야르스키. 출처: Kinopoisk.ru

위풍당당한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연기자 겸 가수 보야르스키를 소련 시절 영화로 만들어진 <삼총사(17978)>의 다르타냥으로만 기억하는 러시아인이 지금도 많다. 다르타냥 역할과 영화에 나오는 노래가 흥행한 덕에 보야르스키는 믿을 수 없는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관객들은 때로는 울기, 때로는 웃기도 하면서 강하고 용맹스런 주인공들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보야르스키의 새된 목소리(삼총사의 닳아빠진 안장처럼)와 '일 천 마리 귀신' 같은 표현은 패러디의 소재로 자주 쓰인다.

보야르스키는 '해군사관 생도' 영화에서 부르는 발라드. 출처: Youtube

9) 가장 그럴싸한 뮌하우젠 올레크 얀콥스키

올레크 얀콥스키. 출처: 발레리 플로트니코프/ 리아노보스티올레크 얀콥스키. 출처: 발레리 플로트니코프/ 리아노보스티

얀콥스키가 출연한 영화는 많다. 타르콥스키의 두 작품 <거울(Зеркало, 1974)>과 <노스탤지어 (Ностальгия, 1982)>, 고전이 된 소련 멜로드라마 <꿈과 현실 속 비행(Полеты во сне и наяву, 1982)>과 <내 의지로 사랑에 빠졌다(Влюблен по собственному желанию, 1983)> 등에서 열연했다. 전설적인 남작의 모험을 다룬 그리고리 고린의 희곡을 새롭게 해석하여 영화로 만든 <바로 그 뮌하우젠(Тот самый Мюнхгаузен, 1979)>이 얀콥스키가 분했던 가장 유명한 역할 중 하나다. 귀족적인 외모에 항상 웃음기를 머금은 눈을 가진 얀콥스키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을 멋들어지게 연기해 이 역할로 스타덤에 올랐다.

“당신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이해했소. 당신은 너무 진지해요. 똑똑해 보이는 얼굴을 한다고 해서 두뇌가 뛰어난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 지상의 어리석은 일들이 그런 표정에서 나와요. 웃으세요, 여러분. 웃으시오!” 이 대사가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데, 주인공의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낸 대사이다. 2000년대에 얀콥스키는 TV 연속극 <닥터 지바고>에서 라라를 농락하는 코마롭스키로 분해 열연했다.

웃으세요, 여러분. 웃으시오! 출처: Youtube

10) 최고 하키선수 발레리 하를라모프

발레리 하를라모프. 출처: 유리 소모프/ 리아노보스티발레리 하를라모프. 출처: 유리 소모프/ 리아노보스티

하를라모프는 소련 챔피언 4회, 세계 챔피언 3회, 유럽 챔피언 2회를 달성한 하키선수다. 1972년 9월 몬트리올에서 소련 하키선수들이 무적의 캐나다팀을 7대3으로 누르고 이겼다. 하를라모프가 이 경기에서 퍽(아이스하키 공)을 빼앗아 2골을 넣었고 걸작이라 부를 만큼 멋들어진 골이었다는 칭송을 두고두고 받았다. 한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100만 달러에 영입 제안을 했지만 거절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르라모프는 토론토 '하키 명예의 전당&박물관' 벽에 사진이 처음 걸린 유일한 유럽 아이스하키 선수다. 2013년에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레전드 넘버17(Legend No. 17)>이 제작되었고 주인공 역은 지금 러시아 여성들의 이상형인 다닐라 코즐롭스키가 맡았다.

11) 위대한 로커 빅토르 초이

빅토르 초이는 러시아 록음악의 대부다. 록 그룹 '키노'의 리더이고 음악가이자 영화배우다. 그는 페레스트로이카 세대의 우상이었다. 빅토르 초이가 28세의 짧은(안타깝게도) 생을 마치고 남긴 창조적인 유산은 그의 동시대인들은 물론, 후세대 음악가들에 의해 수없이 새롭게 해석되어 재탄생했다. 음악은 빅토르가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을 바치고 싶어 했던 유일한 대상이다. 1986년은 그의 그룹 '키노'가 최고의 영광을 누리던 해였다. 소련에서 흔치 않았던 음악과 빅토르 초이가 작사한 삶에 관한 단순한 가사가 당시 시각에서 볼 때 독특한 조화를 이루었던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게다가 '키노'의 노래들은 기타 반주에 맞춰 따라 부르기가 쉬웠기 때문에, 말 그대로 넓은 마당이 보이기만 하면 수많은 '키노 마니아'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떼를 지어 노래를 불렀다. 앨범 '태양이라는 이름의 별'에 실린 훌륭한 곡들은 빅토르 초이와 그룹 '키노'를 불멸의 존재로 등극하게 했으며, '담배 한 갑'이라는 곡은 구소련에 속했던 모든 나라에서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이라면 예외 없이 불렀던 명곡이 되었다.

'뻐꾸기'. 출처: Youtube

>> 러시아 록앤롤 ‘최후의 영웅’… 빅토르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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