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울려 퍼진 ‘아리랑’

 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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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은/ Russia포커스
<노름마치 風> 예술단이 지난 23일, 모스크바 노바야 오페라 극장에서 한국 전통 음악으로 기량을 뽐냈다.

2월 23일, 한국 전통 음악을 소개하며 세계투어 중인 <노름마치 風> 예술단이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Traveling Korean Arts)’의 일환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미국, 호주, 일본, 브라질, 베네수엘라, 캄보디아 등 60 여개 나라에서 공연을 해온 <노름마치 風>의 이야기를 김주홍 예술감독에게 들어보았다.

시작부터 다짐했던 꿈 – 세계투어

‘세계투어’는 93년 김주홍 감독이 처음 사물놀이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다짐하고 목표로 세웠던 꿈이었다. 한국 전통음악으로 세계투어를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묵묵히 그의 길을 걸어와야만 했다. 그러다 2007년 독일 공연을 시작으로 그는 세계로 무대를 넓혀갔다. 노름마치가 세계무대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사물놀이를 기반으로 민요, 판소리, 춤을 접목한 ‘Contemporary (현대식) 전통음악’을 통해 관객과의 호흡을 이뤄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2014년에 세계 최대 음악박람회인 ‘워맥스 (WOMAX)’ 쇼케이스에 초청받아 공연했던 것이 지금까지 60여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의 인연

사진제공: 주영은/ Russia포커스  사진제공: 주영은/ Russia포커스

러시아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감독은 “예전에 사할린에서 공연했던 적이 한 번 있어요. 사할린 공연이 러시아 첫 공연이었죠. 그때는 지금과는 달리 온전히 한국 전통 음악만으로 공연할 때였어요. ‘K-Wind’라는 전통과 현대를 융합한 레퍼토리로는 이번 모스크바 공연이 러시아에서의 첫 번째 공연이라고 할 수 있죠. 러시아공연 자체는 약 8년 만에 다시 하게 되었네요”라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또 “모스크바에는 공연 3일 전에 도착했어요. 붉은광장에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엽서에서 보던 그 모습보다 훨씬 더 예쁘고 웅장해서 굉장히 놀랬어요. 과거에 이런 건물들을 과연 어떻게 지었을까 하고 궁금해지면서, 한편으로는 또 우리나라의 옛 건물이나 문화재도 이렇게 잘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모스크바에 대한 첫인상을 말했다.

가장 인상깊었던 나라, 카자흐스탄

어느 나라에서 했던 공연이 가장 인상깊었냐는 질문에 그는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 카자흐스탄을 꼽았다. 김 감독은 “모스크바에 오기 전에 카자흐스탄 주요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했어요. 알마티, 외스케멘, 크즐오르다, 아스타나, 그리고 우랄스크까지 5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죠. 약 20일 동안 공연을 하다 보니 그 곳 문화나 사회, 그리고 역사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려인과 관련된 우리의 역사였어요. 크즐오르다에는 홍범도 장군의 묘소도 있더라고요. 그동안 지나쳤던 우리 역사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나라마다 공연에 대한 반응이 상이하지 않냐는 질문에 “한국의 소리를 전달하는 입장에서는 물론 방문하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레퍼토리를 구성해요. 하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그 감동의 깊이는 사실 그 어디에서나 같죠”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앞으로의 목표

사진제공: 주영은/ Russia포커스  사진제공: 주영은/ Russia포커스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주홍 감독은 더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저는 사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만을 바라보며 달려가진 않아요. 하루하루 진실되게 살아가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매일 스스로에게 거짓되지 않은 삶을 살면서 결국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더 유명해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계투어가 제가 처음으로 꿈꿨던 목표라면, 이제는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세계투어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소리를 알고 즐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날 노름마치는 한국의 소리를 뽐낸 것은 물론, 러시아 전통민요 ‘카튜사’를 한국 전통 악기로 레퍼토리 속에 녹여 공연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선 자리에 앉아있던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아리랑 연주에 맞춰 다 함께 춤을 추는 등 화합의 장을 만들어냈다. 공연을 본 교환학생 이정은씨는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대이상으로 멋지고 즐거운 공연”이었다며, “러시아 사람들이 진심으로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즐기고 같이 호응해주는 모습에 뿌듯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한국인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들의 마음까지도 모두 사로잡으며 이 날 모스크바에서의 공연은 성황리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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