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간의 금식 ‘대사순절’...러시아인 약 300만 명 “금식하겠다”

러시아 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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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2월 27일부터 부활절까지 정교회 신자들은 많은 세속의 즐거움을 삼가게 된다.

블린이 넘쳐나는 마슬레니차 축제주간이 끝나고 첫 월요일부터 정교회 전통에 따라 한 해 중 가장 길고 엄격한 금식절인 대사순절(Великий пост)이 시작된다. 대사순절은 부활절인 4월 16일까지 계속된다(금년 정교회 부활절은 가톨릭 부활절과 일치한다). 러시아인 2%(약 300만 명)이 7주 동안 대재(大齋), 즉 완전 금식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의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재를 지키려면 육류, 달걀, 생선, 해산물과 모든 유제품, 기름 등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모든 음식을 삼가야 한다. 금식절의 첫 날과 마지막 날 전날에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아야 한다. 둘째 날에는 빵과 물만을 먹을 수 있다. 그외의 날에는 음주(주말에는 약간의 와인 정도는 허용된다), 흡연, 남녀관계, 욕설과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

응답자의 18%가 소재(小齋), 즉 부분 금식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예를 들자면, 고기와 술만 삼가는 것). 전체적으로 보면, 금식절 기간 동안 금주는 40%, 남녀관계는 15%, 유흥은 19%가 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 사는 타티야나 시람첸코는 대사순절에 금식을 지키는 사람 중 하나다. 그녀는 본지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성탄절과 대사순절에는 금식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자신,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세상과 신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최근에는 단식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힘들어졌어요. 자신의 내면 보다는 음식을 머리속에 떠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깜짝하고 놀라기도 하구요. 그래서 올해에는 금식 목록에 있는 음식들말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금하기로 결심했어요. 빵, 치즈, 단것들 말이에요. 고기나 유제품은 워낙 좋아하지 않거든요. 평상시보다 성당에도 더 자주 가려고 해요. 그렇게 해서 금식이니 이런 일들이 왜 필요한지를 계속 되뇌일 수 있으니까요.”

금식 = 다이어트?

그런가 하면 교회에서는 금식을 다이어트와 동일시하지는 말라고 권고한다. 러시아정교회의 막심 코즐로프 사제장은 ‘정교회 세계’ 사이트에 이런 글을 남겼다. “대사순절을 그저 고기와 유제품, 생선을 먹지 않는 때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작은 일에서 자신의 의지를 키움으로써 신앙심을 다지고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큰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것입니다.”

‘정교회 세계’ 사이트(www.pravmir.ru)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콩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도 되냐는 신도들의 질문에 교회 관계자들은 의사가 금하지 않는 이상 먹어도 좋다고 대답해 놓았다. 그런가 하면 교회와 수도원 내부의 상점에서도 콩식품은 물론이고 소시지 등을 판다. 이에 대해 사제들은 “포식과 탐식을 삼감으로써 양적, 질적인 절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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