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 러시아 드라마 ‘메이저’ 국내외 방영 계약 체결

넷플릭스가 러시아 경찰의 달콤한 인생을 그린 TV 드라마 시리즈 <메이저(상쾌,유쾌하다는 의미>를 전 세계에 온라인 방영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영어권 시청자를 위해서는 제목을 <실버 스푼>으로 바꾼다. 드라마는 11월 말부터 온라인 시청이 가능하다.
Reed Hastings, co-founder and CEO of Netflix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CEO 출처 : 로이터

<메이저> 방영권 판매 계약은 러시아 방송시장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가 2016년 러시아 방송작품을 사들인 적이 있긴 하지만 드라마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시리즈 ‘마샤와 곰’이었다. 당시 이 작품은 유튜브에 무료로 올라 많은 나라에서 이미 인기를 얻고 있던 상황이었다. <메이저> 구매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핵심은 넷플릭스가 처음으로 러시아 브랜드를 해외에서 홍보한다는 것이다.

이 TV 드라마 제작사인 ‘스레다’의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다른 작품들에도 관심을 보였지만, 일단 한 작품만 구매하기로 했다”고 Russia 포커스에 밝혔다.

모두가 볼 수 있는 에피소드식 드라마

러시아 드라마 '메이저' 장면. 출처: Kinopoisk.Ru러시아 드라마 '메이저' 장면. 출처: Kinopoisk.Ru

<메이저>는 무엇보다 충분히 보편성을 가진 에피소드식 드라마 중에서도 규모가 큰 프로젝트이다. 에피소드식 드라마는 의사, 경찰,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일상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 새 가장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식 드라마는 <닥터 하우스>와 <굿 와이프>이다. 에피소드식 드라마에서는 수직-수평적 극작법이 활용된다. ‘수직적’ 극작은 각 회마다 작은 사건이 등장하고 마무리되면서 다음 사건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시리즈에서 원하는 에피소드가 들어있는 회를 골라서 볼 수 있다. 에피소드 한 편에 수사가 한번 완결된다.

동시에 에피소드식 드라마에는 전통 연속극에서 빌어 온 ‘수평적’ 극작의 요소도 강하다. 전문 직업과 관련된 사건들과 이에 대한 수사는 주인공의 삶에서 벌어지는 멜로드라마 및 페리페테이아(Peripeteia; 드라마에서 사태의 격변, 운명의 급변을 말함)와 같은 힘을 갖는다. 이 페리페테이아가 한 에피소드에서 다음 에피소드로 전개되는데, 시청자들로 하여금 어떤 순간부터 추리적 긴장감을 주고 따라가게 만든다. <메이저>는 서구 드라마의 이런 기법을 곡예 부리듯 잘 활용하는 작품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각각의 요소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정확하게 적용한 표준적인 작품이다. ‘클리프 행어’(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게 만드는 갈고리 역할을 하는 장치)가 이 드라마에서는 단단하게 작동해서 다음 에피소드가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들의 주의를 잡아끈다. 12개 에피소드를 다 볼 때까지 말이다.

둘째, <메이저>의 보편성은 주제의 보편성으로 탄탄하게 밑받침된다. 드라마의 내용은 모스크바 경찰서의 강력계에서 일어나는 일상다. 여기에 등장하는 한 러시아 올리가르흐는 경찰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유치장에 갇힐 뻔한 일을 겪으면서도 자기 아들은 배워야 한다고 학교에 보낸다.

이 드라마에서 러시아적 특성은 영국 타블로이드판 대중지에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러시아인의 삶’에 관한 고정관념들에 국한된다. 억만장자를 위한 클럽 파티, 람보르기니를 타고 모스크바 시내를 질주하는 모습, 몇 kg에 달하는 코카인, 부자나 셀럽들의 팔짱을 끼고 이들의 전리품인 듯이 등장하는 화려한 미인들. 한마디로 말해 사회 계층의 은행 잔고에 붙은 동그라미 숫자에 의존하는 것에 관한 이 모든 문화적 신화들은 벼락부자에 대한 호기심과 질투, 경멸의 감정과 섞여 러시아나 해외 모두에서 야유를 받는 것들이다. 얼마 전 ‘Party like a Russian’이란 앨범을 낸 영국 가수 로비 윌리엄스 같은 이는 거짓을 말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노선은 서구를 지향

러시아 드라마 '메이저' 장면. 출처: Kinopoisk.Ru러시아 드라마 '메이저' 장면. 출처: Kinopoisk.Ru

한편, ‘달콤한 인생’을 표현하기 위해 <메이저>가 ‘러시아식’ 고정관념을 고수하긴 하지만 나머지 (미학부터 문제의 범위까지 망라하여)는 모두 평균적인 서구의 기준을 따른다. 바로 이 대목이 러시아 방송 비평가들로 하여금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하게 만든 부분이다. 에피소드의 수 많은 갈등엔 다소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다분히 섞여 있어 다른 웰메이드 드라마들과 수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저>의 이러한 단점은 이를 눈치채지 못하는 외국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그런 단점들을 눈여겨보기보다 강하고, 명확하고, 누구라도 이해할만한 두 개의 중요한 멜로드라마 라인에 집중할 것이다. 그것은 오만한 속물이 영민하고 섬세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주인공 어머니 죽음을 둘러싼 숨겨진 비밀을 캐는 것이다.

<메이저>의 시각적인 측면은 대다수 러시아 드라마 시리즈와 차별된다. 울룩베크 함라예브 촬영감독에게는 ‘세련된’ 장면을 만들라는 과제가 주어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미학적 과제는 과감하게 진행되었고, 그 결과 논란까지 불러 일으켰다. 드라마의 장면들은 현재 절정을 맞은 인스타그램 필터를 거친 것처럼 표현되었다. 선명한 색감으로 연출되는 장면이 늘 적절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시선을 끄는 것은 맞다. 이 드라마가 어느 순간 넷플릭스의 관심을 끌었다면, <메이저> 제작진은 모든 일을 제대로 해낸 셈이다.

>> 영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에 ‘리바이어던’ 포함

+
Like us on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