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얼마나 오래갈까?

석유 시장에서 근본적인 상황 변화, 특히 산유량 대폭 감소는 기대해서는 안 되고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자 채굴 업체들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석유 시장에서 근본적인 상황 변화, 특히 산유량 대폭 감소는 기대해서는 안 되고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자 채굴 업체들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Getty Images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결정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망하지만 유가를 만족할 수준으로 이끌어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이 시추에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OPEC 회원국 장관들은 지난 9월 28일 알제리 비공식 회동에서 산유량 제한을 합의하는데 성공했다. OPEC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일일 3250만 배럴로 생산량을 제한할 예정이다. 이는 7-8월보다 100만 배럴 더 적은 양이다.

지난 9월 29일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는 석유시장에서 OPEC 회원국과 다른 산유국들의 공동 행동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장관은 “우리는 [이 문제에서] 언제나 매우 유연한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산유국들은 6개월 안팎 이어지는 산유량 제한 조치를 도입할 수도 있다. 산유량 동결에 관한 최종 합의는 오는 11월 30일 OPEC 회원국들이 공식 회의를 통해 채택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산유량 동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공공연하게 로비를 벌였다. 예를 들면, 지난 9월 5일 중국 항조우 G20 정상회의 당시에는 석유 시장 안정 유지와 장기 투자 지속 보장에 대한 합의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문에는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과 할리드 알-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이 서명했다.

유가 상승 기대

산유량 동결 결정이 알려진 직후 브랜트유 가격은 6% 치솟았다. 자산 관리 회사 레온 패밀리 오피스(Leon Family Office)의 자산관리자인 아르툠 칼리닌은 “이러한 상황이 산유국들의 통화 가치 상승, 특히 루블화 평가절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지난 9월 29일 세계 증시들에서 주가지수가 꾸준히 상승했다. ‘BKS 울티마’ 은행의 비탈리 바가마노프 상무이사에 따르면, 일본 니케이 지수는 1.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anghai Composite)는 0.33%, 러시아 MICEX 지수는 1.2% 상승했고, 월스트리트에 상장된 석유가스 기업들의 주가는 4% 이상 늘었다.

아르툠 칼리닌은 “시장 관계자 대다수가 OPEC 회원국들이 뭐라도 합의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오래 전에 접었기 때문에 사건의 중요성이 과소 평가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산유량 감축의 핵심 반대자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침내 양보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 결정에 너무 기뻐해서는 안 된다. ‘스베르방크 CIB’의 애널리스트 발레리 네스테로프는 “유가 상승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캐나다와 노르웨이, 미국, 브라질, 멕시코는 OPEC의 결정을 지지할 것 같지 않다.

‘OPEC의 산유량 동결’ 효과는 다른 국가들의 산유량 증대로 인해 무색해질 수도 있다. 아르툠 칼리닌은 “몇 몇 OPEC 비회원국이 산유량 기록을 계속 새로 쓰고 있고 2017년에는 카자흐스탄이 세계 최대 대륙붕 유전인 카샤간(Kashaghan) 유전에서 생산을 개시할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널뛰는’ 유가

발레리 네스테로프는 “OPEC의 결정이 시장에서 유가가 오르락 내리락하는 ‘널뛰기’ 효과를 낳을 수도 있고, 이러한 상황이 몇 년 이어질 수도 있다”며 “시장이 배럴당 60-70달러 수준의 만족할 만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늘날 석유 시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은 미국 셰일 오일 생산 업체들이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3년간 셰일 오일 평균 생산비를 1.5-2배 낮추는 데 성공했다. 네스테로프는 “결과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가 넘으면 미국 내 시추공 수가 늘어나고 셰일 오일 생산량도 다시 늘어나지만 가격은 다시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칼리닌은 “석유 시장에서 근본적인 상황 변화, 특히 산유량 대폭 감소는 기대해서는 안된다”며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자 채굴 업체들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논평했다.

VTB 캐피탈의 세계 원자재 시장 분석실장인 빅토르 비옐스키는 “저유가가 석유 수요 증가를 부추겼다. 우리는 주로 중국과 신흥 시장들이 활성화 되고 있기 때문에 석유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요 증가가 매우 더딜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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