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의 주요 성과

박근혜 대통령(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월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EF) 전체세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9월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EF) 전체세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세르게이 파데이체프/ 타스
2016년 동방경제포럼에서 체결된 계약 총액은 2015년보다 조금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포럼의 핵심 성과로 일본과의 관계 진전을 꼽았다.

지난 9월 2~3일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는 체결된 투자는 약 200건 총 1조 8,500억 루블(약 3조 1579억 원)이며, 이는 2015년 투자 1조 8천억 루블(약 3조 663억000원)을 약간 상회하는 것이라고 타스 통신이 극동개발부 공보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환중개업체 eToro의 파벨 살라스 러시아-CIS(독립국가연합) 지사장은 “이제 겨우 두 번째 열린 경제포럼이기 때문에 방문자 수와 계약 총액이 포럼 성과를 평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 번째 포럼 조직위는 거의 실행된 프로젝트들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최초의 결과들을 도출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6년 포럼의 가장 큰 의미는 일본과의 협정을 포함한 정치적 협정들에 있다. 과거에 일본은 쿠릴 열도 소유권을 문제 삼으며 역내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이 문제 해결과 연계시켰다.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들

러시아 당국은 주요 합의 사항 가운데 하나로 조세와 관세 간소화 특구인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과 선도개발구역에 일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러시아-일본 공동 플랫폼 구축 협정을 꼽았다. 일본 측에서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플랫폼 구축에 참여한다. 한편, 최근 설립된 러시아-중국 농업기금은 두 개의 프로젝트에 총 180억 루블(약 3072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포럼에서는 ‘러시아 나스닥’으로 불리는 새로운 투자 시스템 ‘보스호트’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 거래소에서 최초의 증권 발행사 상장이 이뤄졌다. 러시아 극동 최대 도시인 하바롭스크의 공항은 1억 4천 3백만 루블(약 2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중개회사 Dominion FX의 애널리스트 마리야 살리니코바는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계약들을 꼽으라면 국제무대에서 러시아 기업들의 권위를 강화해 준 프로젝트들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그런 프로젝트로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로스네프티’가 석유업계 대표 기업들인 BP, 슐룸베르거와 공동으로 계획한 지진탐사 분야의 획기적 기술 연구를 들 수 있다. 이 밖에 ‘로스네프티’는 동시베리아 가스 처리 단지 건설 계약을 중국 석유화공집단공사(Sinopec)와 체결했고 한국 기업들의 참여하는 가운데 ‘즈베즈다’ 조선소를 현대화할 계획이다. 금융컨설팅회사 ‘피남’의 티무르 니그마툴린 애널리스트는 시베리아에서 가스화학 단지 건설을 또 하나의 중요한 프로젝트로 꼽았다. 석유회사 ‘시부르’는 이 프로젝트에 5천 억 루블(약8조 5350억 원)을 투자한다.

러시아와 한국 정상은 회담에서 연료에너지 분야와 산업 분야, 원자력 에너지 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사할린-2’ 가스전에서 한국으로 공급된 천연가스는 2015년에만 150만 톤이었다.

동방경제포럼에서 체결된 한국과 러시아 무역 및 투자 분야 양해각서(MOU)는 총 24건이었다. 한국 정부는 “이는 우리 기업들이 총 3억 9천 5백만 달러(약 4338억 원) 규모의 다양한 극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정치적 벡터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과 한국의 고위급 대표단 참석을 이번 포럼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역사적인 연설에서 영토 분쟁 해결을 촉구했고 극동 경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러시아 극동의 선도개발구역들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결산하며 “한국 파트너들이 EAEU와의 FTA 체결에 관심이 있음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의 통합 계획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담긴 구상들 사이의 접점에 관해 함께 생각해 볼 용의가 있다”면서 “극동의 선도개발구역들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기타 자유항들에서 우리 파트너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투자회사 ‘프리덤 파이낸스’의 게오르기 바셴코 러시아 금융시장 거래관리 부장은 “아시아의 최고위급 투자자와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이번 포럼은 G20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자리였다. 참석자 수와 계약 규모에서는 크게 진전되지는 못했지만 러시아의 고립을 운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포럼이 주로 서방 국가 투자자들을 겨냥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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