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 효과?'...러시아 약국서 멜도니움 수요 급증

‘밀드로네이트’(멜도니움을 함유한 의약품).

‘밀드로네이트’(멜도니움을 함유한 의약품).

도낫 소로킨/타스
샤라포바의 도핑 스캔들 이후 멜도니움을 함유한 의약품들의 판매량이 약 50% 증가했다. 가장 먼저 멜도니움 열풍을 겪은 이들 중에는 국가두마 건물 안에 위치한 구내약국의 직원들이 있다.

“예전에는 한 번 주문에 한 상자씩만을 주문했는데, 지금은 갖다 놓는 족족 동이 난다.” 국가두마(러시아 하원) 구내약국의 여직원이 인테르팍스 통신에 말했다.

이 여직원은 멜도니움의 인기가 선풍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도핑 스캔들이 터진 이후로 멜도니움을 특히 많이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약국들에서도 반응은 같았다. 러시아 최대 약국 체인 중 하나인 ‘리글라(Ригла)’의 경우 3월 쳣 열흘 동안 멜도니움 판매량이 50% 증가(2015년 동기 대비)했다고 알렉산드르 필리포프 리글라 체인 회장이 RBC뉴스포털에 밝혔다. 또 다른 대형 체인 ‘ASNA’에서 ‘밀드로네이트’(멜도니움을 함유한 의약품 중 하나)의 3월 초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했으나, 3월 9일에는 갑자기 5배가 늘었다고 알렉산드르 시시킨 ASNA 회장이 밝혔다.

인터넷 약국 정보 포털 ‘Medlux.ru’의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 및 모스크바 주의 약국에서 밀드로네이트 한 상자의 가격은 300루블(4~5달러) 선이다.

현재 이 약은 처방전에 따라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신경학전문의인 이리나 보스트리코바의 말에 따르면, 멜도니움은 엄격관리 의약품(환자의 신원을 확인한 후 처방전에 따라 교부되는 의약품)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최근까지 처방의약품군에 포함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많은 약국들이 처방전 없이 이를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녀는 멜도니움은 신진대사 약물로 신체에 강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처방 없이 사용해도 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멜도니움은 과로, 뇌혈액순환장애,  심혈관질환에 흔히 처방되고 있으며, 게다가 멜도니움 복용은 어떤 마약효과도 미치지 않는다.” 보스트리코바는 설명한다.

누가 멜도니움을 찾나?

“내 SNS 지인들을 보면,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과 주당들이 멜도니움에 관심을 보였다. 샤라포바 스캔들이 터지자 그들은 직접 이 약에 대해 알아보며 토론을 벌였고 직접 복용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울리야놉스크 시의 사업가 드미트리 스테파노프가 본지에 전했다.

보스트리코바의 설명에 따르면, 멜도니움은 숙취와 과음에 포도당 수액처럼 작용해 신체의 에너지대사를 정상화 시킨다.

약국 체인 ‘고르즈드라프(Горздрав)’의 드미트리 오레호프 전략발전이사는 “도핑 스캔들이 터지면서부터 멜도니움 수요가 갑자기 5~7배 늘었다”며 “예전에는 한정된 전문가 집단만 멜도니움을 구입했다면, 이제는  멜도니움의 약리적 작용이 자신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일반인들까지 찾기 시작했다. 즉, 심장질환에 걸리기 쉬운 사람, 또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 선풍적 인기가 금방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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