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30달러에서 40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지난 3월 17일 브렌트유는 이미 배럴당 40.65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유가 상승 원인은 러시아가 취한 행동에서 주로 찾을 수 있다. 2016년 2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는 2016년 1월 수준에서 산유량을 유지키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러시아 당국의 주도로 이뤄졌다. 이후 에콰도르와 알제리, 나이지리아, 오만,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도 산유량 동결 계획을 밝혔다.
다음 산유량 동결 관련 회의는 오는 4월 14일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다.
“현재의 유가 상승은 당연히 주요 관련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를 이끌어낸 러시아 외교 활동의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이반 카피토노프 러시아경제행정아카데미 부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란과 미국 등 몇몇 산유국이 러시아의 이니셔티브에 합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산유량이 동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분석업체 테타트레이딩(ThetaTrading)의 드미트리 에데르만 대표도 이에 동의하며 “러시아 당국이 유가 안정에서 일정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사실 문제는 산유량 동결이 아니라 감축이다. 중개회사 MFX Broker의 전문가 애널리스트 알렉산드르 그리첸코프는 2016년 2월 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하루 17만5천 배럴로 줄였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OPEC 비회원국들의 산유량은 지난 2월 하루 9만 배럴로 떨어졌다. IEA는 OPEC 비회원국들의 금년 산유량이 하루 총 75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데르만 대표는 “최소한 1월 말부터 지난 한 달 반 사이 유가가 상당히 상승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이 시나리오에서는 몇 개의 핵심 요인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첫 번째 요인은 셰일오일 채굴 수익성 감소로 인한 미국 내 산유량 감소다. 두 번째는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OPEC 회원국들의 생산적인 산유량 동결 합의다.
유가가 앞으로 더 상승하려면 이전 수준의 산유량 동결만로는 충분치 않다. 카피토노프 교수는 “이런 긍정적인 뉴스가 금융시장에서 이미 흘러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특히 유가가 대폭 상승하려면 산유량이 실제로 줄어들고 달러 환율이 떨어지거나 중국의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등의 새로운 요인들이 필요하다. 더욱이 다른 국가들이 산유량 동결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카피토노프 교수는 경고했다.
이는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그런 수준의 유가에서 석유 채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점과 관련돼 있다. 투자홀딩 ‘피남’의 애널리스트 알렉세이 칼라체프는 “채굴 비용이 배럴당 평균 약 40달러 수준의 유가에서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채굴회사들은 이미 배럴당 40~45달러 수준에서 출발하여 산유량을 증대하기 시작하여 나머지 생산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산유량을 줄이는 나라는 자신의 시장 일부를 잃게 될 것이다.
한편 시티그룹의 지적에 따르면, 유가가 상승한 데는 이라크와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가동이 중단된 것도 한 몫 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이라크 키르쿠크에서 터키로 들어가는 일일 수송량 60만 배럴 이상의 송유관이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다. 그런가 하면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2월 신원을 알 수 없는 자들에 의해 일일 수송량 25만 배럴의 해저 송유관이 폭파됐다. 두 송유관 보수 작업은 늦어도 5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그 결과 세계 석유 공급량이 다시 증가하면 유가가 다시 하락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