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러시아 철수 결정...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은?

로이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무디스는 러시아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어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러시아의 새로운 신용평가 관련법에 부합하는 회사였다.

무디스가 러시아 현지법인을 폐쇄하고 러시아 국내기준에 따라 평가한 러시아 채무자 신용등급을 모두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무디스가 동 기준에 따라 평가한 러시아 기업 수는 150개에 이른다. 무디스 홍보실은 이러한 결정이 러시아가 작년 도입한 신용평가사 관련 수정법 때문에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디스는 러시아 내 활동을 유지시키면서 국제기준에 따른 신용등급 부여를 계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내기준에 따른 신용등급이 러시아 국내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국제신용등급을 참고하기 때문에 무디스의 이번 결정으로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외환중개회사 MFX Broker의 아르촘 즈뱌길스키 주임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법적 측면

현재 러시아에는 지분의 49%를 러시아 통신사 인테르팍스, 51%를 무디스가 소유한 무디스 현지법인 ‘무디스 인페르팍스’가 활동 중이다. 이번에 문을 닫는 것이 바로 이 회사다.

“무디스가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것은 기업 평가를 그만두겠다는 의미는 아니며, 단지 지금처럼 러시아 내 지역 신용평가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Grand Capital 분석부장인 세르게이 코즐롭스키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피치(Pitch)나 S&P 같은 다른 대형 신용평가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 신용평가사만이 국내 신용등급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러시아 회사는 적어도 두 개의 신용평가사에 신용평가를 의뢰해야 한다는 뜻이다.

피치도 과거 유사한 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기존의 러시아 지사를 유지하겠지만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하지만 최종 결정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금년 1월 S&P 러시아 지사의 세르게이 나자로프 지사장이 사임했다.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그후 현직 매니저 3인이 공동으로 러시아 지사 운영을 맡았지만, 이들의 직급을 고려할 때 이는 러시아 지사의 지위를 낮추려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남은 대안들

작년 7월 러시아에서는 신용평가사 활동을 규제하는 새로운 법률이 발효됐다. 이 법률에 따르면, 외국기업의 러시아 지사가 아니라 러시아법에 종속되는 러시아 법인만이 국내기준에 따른 신용등급 부여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러시아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는 유일한 외국 신용평가사가 바로 무디스다.  블라디슬라프 긴코 러시아경제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강사는 “무디스가 철수하기로 한 것은 완전히 자발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외국 신용평가사 현지법인의 경우 러시아 국내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가 이러한 입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회사 ‘피남’의 애널리스트 보그단 즈바리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미칠 가장 큰 영향은 투자 대상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투자펀드는 채무증권에 일정한 수준의 러시아 국내신용등급이 부여되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투자지침서(IPS)에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에 따르면 정해진 국내신용등급을 받지 못한 채무증권은 매수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 결과 러시아 기업들은 채무증권 매도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투자회사 ‘루스인베스트’의 드미트리 베덴코프 분석실장은  “그렇게 되면 외국인 투자 장려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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