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 아시아 투자 특징 6가지

루코일 석유 기업의 로고. 이라크.

루코일 석유 기업의 로고. 이라크.

로이터
2014년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 도입 이후 러시아가 ‘아시아 선회’ 정책을 발표했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러시아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눈에 띄는 투자자가 되지 못했다. Russia포커스가 유라시아개발은행(EDB) 애널리스트들에게서 그 이유를 들어봤다.

우리는 EDB 투자연구센터의 애널리스트 예브게니 비노쿠로프와 타라스 추카노프에게서 러시아의 대 아시아 투자 특징에 관해 들어보았다. 러시아 기업들은 이 지역에 기대만큼 많은 투자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가 끈질기게 좋은 관계 수립을 시도하고 있는 나라들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중국의 경우가 그렇다. 한편 석유가스 분야 투자는 대 아시아 투자 누적 총액의 31%에 불과하다.

1. 사업 소유권 문제

예브게니 비노쿠로프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 기업들은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다(가장 최근에 나온 러시아 중앙은행과 EDB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러시아의 대중 투자 누적액은 제로에 가깝다). 중국은 자국의 통제를 받는 합작기업을 설립할 때만 외국인의 자국 시장 투자를 허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러시아 투자자들은 “해외 사업을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선호한다.”

2. 제한적 경쟁력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는 제한돼 있다. 석유가스(가스프롬, 로스네프티, 루코일, 자루베즈네프티), 철금속 및 비철금속, 통신(‘빌라인’ 브랜드를 보유한 ‘빔펠콤’, MTC 브랜드를 보유한 ‘시스테마’) 세 분야가 그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투자 가능 지역의 범위를 좁히는 결과를 낳는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업종들이 러시아로서는 경쟁력이 없는 분야이고 국내 차입금 비용도 해외기업보다는 국내기업에 더 유리하다. 이때문에 이 두 나라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는 전무하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러시아 자본은 인도(‘시스테마’)와 파키스탄(‘빔펠콤’), 방글라데시(‘빔펠콤’)의 통신 시장과 터키의 금융분야(‘스베르방크’)에 진출해 있다.

3. 소련의 유산

러시아 투자자들은 구소련 시절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온 나라들, 예를 들면, 인도와 베트남에 기꺼이 투자한다(최근 주요 투자자는 ‘자루베즈네프티'다). 오랜 우방국인 이라크와 방글라데시의 경우 러시아 자본 비율은 20%를 웃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러시아 기업들은 필리핀과 태국에는 아직 눈에 띄는 투자를 하지 않았다.

4. ‘간접적’ 직접투자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과 싱가포르는 러시아 기업들의 최종 투자국이라기보다는 역내 다른 국가들에 투자하기 위한 편리한 기반이다. 이는 러시아 중앙은행과 EDB의 공식 통계상 차이점을 보면 알 수 있다. 가령 중앙은행 자료에서 러시아의 싱가포르 투자액은 25억3천만 달러, 홍콩 투자액은 12억 7천만 달러지만, EDB 자료에서는 거의 전무하다. 중앙은행 공식 통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러시아 투자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 EDB 자료는 각각 37억2천만 달러와 22억 3천만 달러를 보여준다.

“국립은행들은 국가별 자금 흐름만 본다. 만일 버진 아일랜드에서 대금이 나왔다면 중앙은행은 이 투자금을 버진아일랜드 투자금으로 간주하고 키프러스에서 나왔다면 키프러스 투자금으로 간주한다. 반면에 EDB는 1차 출처인 기업 재무 보고서를 조사하고 따라서 최종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본다. 만약 러시아 기업이 네덜란드를 통해 카자흐스탄에 투자했다면, 우리는 이 투자를 러시아 투자로 간주한다.” 비노쿠로프가 Russia포커스에 이같이 말했다.

5. 소규모 투자

러시아는 아시아에서 미미한 투자자이며 ‘아시아 선회’ 정책도 아직은 눈에 띄는 투자 성장세로 이어지지 않았다. 애널리스트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6. 정세에 대한 낮은 의존도

투자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러시아 기업들은 투자대상국의 정치 상황이 복잡하다고 해서 떠나지는 않는다. 비노쿠로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러시아 대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추해 볼 때 Su-24 폭격기 격추로 러시아의 제재를 받은 터키에서 러시아 투자금(EDB 자료에 따르면 59억 6천만 달러,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67억 8천만 달러)이 빠져나가지 않으리라고 전망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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