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의 주요 문제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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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경제 구조 개혁 필요성이 점점 더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렇다면 구조 개혁은 어떤 방향에 맞춰야 할까? 러시아 유력 경제학자들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외국인의 삶(Foreigners Life)’ 학술회의에 모여 러시아 경제의 주요 문제 4가지를 밝혔다.

1. 더 빨라지고 있는 국민 빈곤화

러시아 경제의 과거 위기들과 비교할 때 러시아 국민의 빈곤화는 이번 위기에서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15년 결산 결과 러시아 국민이 구매한 모든 상품의 양은 10% 줄어들었다. 심지어 러시아 최신 역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1998년 경제 위기 때도 이러한 지표(가계 최종 소비 지출)는 5% 하락하는데 그쳤고 2009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에는 4% 하락했다.

국민의 돈은 또 다른 이유로도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려고 임금을 의식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명목 임금이 4.6% 증가한 반면, 기업들의 수익은 49% 늘어났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게 된 원인 가운데 하나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는 효과적인 노동조합이 러시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2. 루블화 자유환율변동제가 인플레이션 야기

2014년부터 러시아는 시장이 루블화 가치를 결정하는 루블화 자유환율변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에 따라 루블화는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60% 절하됐고, 루블화 가치는 유가와 연동해 바뀌고 있다. 결과적으로 루블 환율은 한 달 사이 20% 등락이 가능해졌다. 환율 폭등 가능성은 러시아 국내의 모든 계약 비용에 반영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환율 불안정은 매년 7%의 물가상승률을 야기하고 있다. 비교하자면 2015년 결산 결과 러시아 국내 물가상승률은 15.5%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비 구입 등에 쓸 은행 대출금 이자가 15~20% 아래로 떨어질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이 신규 설비 구입과 생산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큰 문제다.

3. 기업들이 신규 설비를 구입하지 않는다

2015년 결산 결과, 2008-2009년 위기 때와 비교할 때 러시아 국내총생산(GDP)과 여러 산업 분야는 축소되지 않았다. 예를 들면, GDP는 7.9% 대비 3.7%, 건설 규모는 16% 대비 7% 하락했고 철도 수송량은 전혀 변동이 없었다.

경제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나쁜 소식은 경제 성장 전망을 결정하는 지표들, 특히 투자 규모가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고정자산 투자는 8% 감소했고 해외 설비 수입은 38%나 줄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설비의 평균 가동 기간은 서방의 7년 대비 14년이며 기계 가운데 약 20%는 사용 기간을 모두 넘겨 언제든 폐기될 수 있다.

심지어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주문자들인 석유가스 기업들조차도 투자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정회원인 아벨 아간베갼의 추산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35달러일 때 석유회사들의 투자는 20% 줄어들고 가스독점기업 ‘가스프롬’은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투자를 장차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4. 중국 투자 유치에 대한 기대 무산

그렇다. 정치적 선언은 있었지만, 중국 투자금은 러시아 시장에 결국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중국 투자자는 러시아에서 자금을 반출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지난 2월 4일 중국 첸동투자(Chengdong Investment) 펀드는 모스크바증권거래소(MOEX)에서 자사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인도 투자자들이 중국 투자자들을 대신할 수도 있다. 과거 소련은 인도와 많은 투자 프로젝트를 실행한 바 있다.

하지만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 것은 서방 자본 시장에서 자금 유입이다. 많은 유럽 국가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자국에서 돈을 갖고 있어 봐야 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외 프로젝트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러시아 정부를 포함한 러시아 차용자들은 언제나 정확하게 부채를 갚는 가장 성실한 차용자들 중 하나였다. 지난 2월 7일 러시아 재무부가 2016년 유로본드 도입 신청서를 25개 외국계 은행에 보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러시아는 2013년 9월 마지막으로 국제 시장에서 자금을 유입했다. 당시 발행한 국채는 60억 달러 규모였다.

이 기사는 ‘외국인의 삶(Foreigners Life)’ 포럼 참가자인 아벨 아간베갼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정회원과 콘스탄틴 코리셴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 러시아의 핵심 발전 기관인 대외경제은행(ВЭБ) 거시경제전망국장 올레크 자소프의 발표문을 토대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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