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산유량 늘린 이유

리아 노보스티
러시아 석유회사들은 탄화수소연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15년 사상 최고의 산유량 기록을 수립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의 원인은 석유산업에서 장기 투자 프로젝트 실행과 다른 석유 생산국들과의 소비자 쟁탈전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장래에 러시아 석유사들의 산유량은 십중팔구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탄화수소연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2015년 결산 결과 러시아에서 석유와 가스 콘덴세이트 채굴량이 2014년 대비 1.4% 더 많은 5억 3,400만 톤으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러시아 경제지 베도모스티가 연료에너지업계 동향 모니터링 회사인 ‘연료에너지산업 중앙관리청(ЦДУ ТЭК, CDU TEK)’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의 기록적인 지표는 몇 년 전 시행된 프로젝트들에 대한 투자가 낳은 결과였다. 세르게이 피킨 에너지발전재단 이사장은 신규 유전에 대한 투자와 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였던 2013~14년 기존 유전들의 생산량 증대를 위한 투자가 있었던 것이 그 원인이라고 Russia포커스에 설명했다.

주요 원인들

이고리 유시코프 국가에너지안보재단 전문가는 심지어 고유가에서조차 산유량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후 유가 하락으로 인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산유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피킨 이사장은 러시아 석유회사들이 긍정적인 자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산유량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제 상황에서 러시아 석유사들은 대외부채를 상환해야만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외화 매출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회계 컨설팅 회사 ‘2k’의 이반 안드리옙스키 이사회 의장도 이에 동의한다. 그는 “산유 계획은 수십 년을 내다보고 세운다. 시추구 가동과 중단은 복잡하고 장기적인 절차다. 게다가 채굴량 계획 변경은 당국과 조율이 필요한데 이로 인해 그 과정이 훨씬 더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2015년 러시아 석유회사들은 기존에 수립된 장기 산유전략을 추진했고 결과적으로 산유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 유지 투쟁

2015년 결산 결과 러시아만 아니라 다른 석유 생산국들도 산유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3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했으며 2015년 러시아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1,070만 배럴이었다. 이 밖에 2015년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하루 3천만 배럴 수준에서 산유량을 유지했다. OPEC의 설명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은 시장 점유율 유지 전략을 계속해서 고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OPEC 순회 의장국인 나이지리아는 2016년 1월 기록적인 유가 하락 상황에서 OPEC 긴급 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안드리옙스키 의장의 말에 따르면, 산유량 감축은 수출량 감소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러시아가 산유량을 감축하면 다른 석유 생산국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러시아 석유회사들은 최소마진 하에서도 수출을 중단할 수가 없으며 저유가 시대가 장기화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에두아르드 다닐로프 SRG 그룹 평가실장은 “산유량 감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문제에서 운신의 폭이 더 넓어 산유량을 감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5~7% 늘렸다. 따라서 산유량 증대 - 공급 과잉 싸이클이 유지될 전망이다. 다닐로프 실장은 “러시아는 유럽 판매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합류했고 이란도 합류할 계획이다. 또 금수 해제 이후 다시 수출되는 미국산 원유 첫 선적분도 조만간 스위스 정유소로 옮겨질 것이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산유량을 감축하여 기존 구매자들을 잃는다면, 이 자리는 곧바로 다른 국가들이 차지하게 되면서 복귀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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