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 터키 경제 제재, 양국에 어떤 영향 미칠까?

터키산 제품의 수입.

터키산 제품의 수입.

AP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대 터키 경제 제재가 무엇보다도 터키산 제품의 수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터키의 교역은 러시아산 제품, 특히 밀과 가스 수출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어 러시아 당국은 이 업종의 수출을 당분간 제한하지 않을 계획이다.

러시아가 터키에 경제 제재를 도입했다.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월 28일 해당 법령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2016년 1월 1일부터 러시아 기업들은 터키 시민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되고 양국 간 무비자제도 폐지된다. 이 밖에 조만간 러시아 당국은 터키 도급업체들의 정부조달사업 참여를 금지할 예정이지만, 정부가 이 금지안을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에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터키는 러시아의 다섯 번째 큰 교역국이다. 2014년 양국 간 교역 규모는 310억 달러였고 2015년 9개월간은 181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중 러시아가 터키로 수출하는 양이 터키가 러시아로 수출하는 양보다 훨씬 더 많다. 2015년 터키산 상품 수입은 30억 달러 남짓이었다. 친정부 성향의 경제연구소인 러시아국민경제국가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산하 국제무역연구센터의 알렉산드르 크노벨 소장은 2015년 결산 결과 양국의 교역 규모는 230~250억 달러로 예상되며 그중 대부분은 200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의 수출이 차지하고 러시아의 수입은 40~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역 관계

러시아의 대 터키 수출의 대부분은 곡물과 가스가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은 이 품목에 대해 어떤 제한 조치도 계획되어 있지 않다. 2014년 러시아 가스독점 기업 가스프롬이 터키에 공급한 가스는 273억  입방미터였다. 터키는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러시아산 가스 구매국이다. 한편, 2015년 9개월 동안 터키는 10억 달러어치의 식료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

최대 품목은 토마토와 감귤류로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크노벨 소장의 견해에 따르면, 러시아는 연말연시를 앞둔 상태에서 채소 수입을 제한할 것 같지 않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 대신 위생감독이 엄격해질 가능성이 크다.   

터키산 수입품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는 또 다른 품목은 섬유와 직물이다. 터키 현지 공장에 주문하는 러시아 의류 및 신발 소매상들이 많기 때문이다. 러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개월 동안 터키에서 러시아로 들어온 섬유와 직물 제품은 5억 1,400만 달러어치였고 신발은 4,800만 달러어치였다. 시장조사 회사 ‘마르케톨로크’의 올가 질초바 대표는 이 업종에 경제 제재가 도입되면 터키 상품이 벨라루스를 경유해 러시아에 공급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교역량 감소

러시아의 대 터키 경제 제재 도입으로 인해 터키 건설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 부문, 특히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활동하는 터키 기업들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중 일부가 러시아 내 거대 건설사업에서 철수할 수도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파트너로서 이들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미하일 멘 러시아 건설부장관이 RBC 통신에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볼 때 양국 간 교역량은 두 배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크노벨 소장은 “2016년 교역량 감소량이 50%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실행되지 않은 장래 프로젝트들에서 손실이 가장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앞서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2020년까지 1천억 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크노벨 소장은 이러한 평가가 러시아와 터키 양국이 현 상황에서 포기할 가능성이 큰 ‘터키 스트림’ 가스관과 ‘아쿠유’ 원전 같은 국가 간 거대 프로젝트들의 실행 가능성에 주로 근거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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