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왜 파키스탄 가스관을 필요로 하나?

AP
러시아는 이란산 가스를 파키스탄에 공급하는 가스관을 파키스탄에 건설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비용은 25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 중국이 적극적으로 차지하려고 하는 파키스탄 시장 쟁탈전에 러시아가 뛰어들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결국 러시아에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스관 건설은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테흐’의 자회사가 맡는다. 가스관 길이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북부 라호르까지 약 1,100km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가 40년만에 처음으로 참여하는 파키스탄 내 대규모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조건

이 프로젝트에는 압축천연가스(CNG) 생산공장 5곳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가스관은 2017년 가동될 계획이다. 가스관 건설에는 “러시아 기술과 자재, 설비, 제품이 최대한 사용돼야” 하고, 러시아 연구 기관과 설계·건설 업체들이 참여한다.

파키스탄에서는 부지 사용권을 제공하고 가스관 부설 노선 확정에 필요한 연구·작업을 진행한다.

러시아와 파키스탄은 앞으로 한 달 안에 장관급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로스테흐의 파트너로는 파키스탄 국영기업 인터스테이트가스시스템(ISGS)이 참여한다.

로스테흐 공보실은 “이 프로젝트가 BOOT(건설-소유-운영-이양) 방식으로 실행되므로 가스관은 향후 25년간 프로젝트 실행 기업이 소유한다”고 말했다. 그 이후 가스관 소유권은 파키스탄에 이양된다.

로스테흐는 차입금 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러시아 투자자들만 아니라 외국(파기스탄 등) 투자자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스테흐는 2014년부터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어 서방 은행들로부터의 융자 조달은 사실상 배제되어 있다. “프로젝트의 정치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예를 들면 대외경제은행(ВЭБ) 등의 준정부 자금이 조달될 수도 있다”고 경제지 코메르산트가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과 경쟁 가능할까?

블라디미르 모스칼렌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파키스탄의 에너지 부족이 최근 몇 년간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도 야기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국민은 상시적인 교대 정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인도 중시 정책으로 말미암아 파키스탄과의 관계 발전이 오랫동안 지체됐지만, 이제 러시아는 파키스탄의 핵심 경제 파트너가 되고 있는 중국에 파키스탄 시장을 넘겨주지 않으려면 서둘러야만 한다”고 평가했다.

2014년 4월 중국과 파키스탄은 이란에서 파키스탄으로 들어가는 이른바 ‘평화의 가스관(Peace Pipeline)’ 건설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게다가 이란은 약 900km 길이의 가스관이 자국에 이미 건설됐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최대 20억 달러가 소요되는 자국 내 가스관 건설과 관련한 막후 협상을 중국과 수 개월간 진행해왔다.

러시아 정부 내 코메르산트 소식통은 가스 운송 등 파기스탄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러시아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향후 파키스탄은 인도행 가스의 가장 중요한 경유 노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신문 Gazeta.ru는 파키스탄 내 가스관 건설이 러시아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이란은 파키스탄, 중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건설할 가스관은 본질적으로 이란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미래 가스관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에너지 기업 ‘루스에너지(Rusenergy)’의 파트너 미하일 크루티힌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의 파키스탄 프로젝트 참여는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이란산 가스 공급으로 러시아산 가스 등 중국 내 가스 수요가 줄어들 것이다”고 크루티힌은 경고했다.

이 기사는 코메르산트Gazeta.ru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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