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셰일 혁명’ 대응책 마련에 나서

(사진제공=가스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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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셰일 혁명 대응책은 가스프롬을 운송과 생산을 담당하는 두 개의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크렘린궁은 이미 푸틴 대통령의 주재하에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러시아 가스시장의 새로운 주자인 노바텍(Novatec)과 로스네프티 사가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가스산업의 거대 독점사인 국영 가스프롬의 미래를 놓고 최근 2개월 동안 크렘린궁과 노보오가료보 대통령 관저에서 수 차례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고 러시아 경제전문 일간 코메르산트 지가 전했다.

회의에는 푸틴 대통령을 위시하여 올 여름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 예정인 대통령 경제담당 보좌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에너지산업 대통령 위원회 수석 비서이자 로스네프티 사장인 이고르 세친, 가스프롬 사장 알렉세이 밀레르가 참석했다. 이 밖에도 민영 가스사 노바텍의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코메르산트는 밝혔다. 노바텍의 최대 주주는 레오니드 미헬손(2013년 포브스 선정 러시아 부호 순위 3위)과 겐나디 팀첸코(포브스 순위 9위) 이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가스프롬을 생산과 운송을 담당하는 두 개의 독립 법인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가스프롬 분사 계획이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가스프롬 분사는 소련의 가스산업부를 가스프롬으로 전환한 1989년부터 거론돼 왔다. 1990년대에는 많은 기업가들이 이 ‘효율성 낮은 독점 기업’을 몇 개의 회사로 분리하여 민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로비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다시금 가스프롬 분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유는 미국발 셰일 혁명에서 비롯됐다. 2년 전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셰일 혁명을 할리우드 액션이라며 비꼬았다. “그러나 작년에 진지한 검토가 이뤄진 뒤로 셰일 혁명은 할리우드 액션이 아닌 중대한 도전임이 밝혀졌다”고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이 전했다. 애당초 미국 수출용으로 생산되었다가 현재 유럽 현물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값싼 중동산 LNG로 인해 유럽 내 가스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가스프롬은 운송과 생산을 담당하는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될 수 있다.

 

대니얼 예긴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협회 회장은 중기적 전망으로 볼 때 셰일 혁명으로 인해 가스 가격이 석유 가격에 구애 받지 않는 국제 가스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추세는 국제유가와 연동된 가격으로 가스 수출 장기계약을 맺어온 가스프롬의 대 유럽시장 입지를 그 뿌리부터 흔들어놓게 될 것이다. 

가스프롬 분사가 논의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국외적 요인뿐 아니라 국내적인 요인도 있다. 로스네프티와 노바텍 등 국내 가스시장에 덩치큰 새 주자들이 나타나 가스프롬의 가스 수출독점권을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프롬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모든 논점을 신중히 검토하고 시장의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므로 지금으로서는 선입견 없이 성실하게 모든 사실관계를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수밖에 없다. 그 후에야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가스프롬의 미래에 대한 회의 진행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이 코메르산트에 밝혔다. 코메르산트의 여러 소식통들은 하나같이 푸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가스프롬의 재편성은 새로운 팀이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의 계약은 2016년에 공식적으로 끝난다. 밀레르 사장은 벌써 10년간 가스프롬의 사장직을 맡아 왔다. “최고경영자로서 밀레르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하든 10년은 너무 길다. 또 가스프롬은 ‘셰일 혁명’에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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