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물러간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자!

(사진제공=로리/레기언메디아)

(사진제공=로리/레기언메디아)

유라시아 대륙 북쪽에도 고대했던 봄이 찾아왔다. 봄은 러시아 여행의 최적기다. 러시아FOCUS 편집부는 광활하고 다채로운 러시아를 음미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지역 열 곳을 꼽아봤다. 역사∙예술 문화, 짜릿한 레포츠, 전통민속문화, 쇼핑과 레스토랑, 클럽과 같은 도시 향락문화... 이 중 무엇을 원하든 러시아에서 당신을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1. 모스크바

크렘린궁 모스크바

(사진제공=로리/레기언메디아)

모스크바는 러시아에서 가장 다채로운 면모를 가진 도시다. 한편으로 모스크바는 수많은 역사유적, 다양한 문화생활, 레스토랑과 쇼핑몰, 클럽으로 넘치고 비즈니스 가능성도 많이 열려 있는 현대식 유럽 도시다. 다른 한편으로 모스크바는 그만의 멋과 성격을 갖고 있는 도시다. 소련 시절의 드넓은 대로들과 '일곱 자매'로 불리는 스탈린 양식의 기념비적 고층건물들이 있는가 하면, 붉은광장에는 레닌 묘소가 있고 인근 크렘린 성벽 안에는 고색창연한 교회와 차리(황제)의 궁전이 있다. 모스크바는 제정 러시아 시대에 지은 저택과 공원들도 즐비하다. 모스크바라는 도시와 모스크비치의 삶을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짧은 주말을 이용해도 좋고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여유있게 둘러보는 것도 좋다.

2.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진제공=알라미/레기언메디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로 러시아 '북방의 수도'나 '문화 수도'로 불리곤 한다. 모스크바와 달리 페테르부르크는 삶이 더 질서정연하다. 도시 인프라는 외국인과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페테르부르크는 '북방의 베니스'로 불릴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페테르부르크에서는 공원과 궁전, 교회들로 빽빽한 지구들을 작은 섬들도 나눠버리는 수많은 샛강과 소운하들을 따라 온종일 산책하며 보낼 수 있다.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팬이라면 페테르부르크 방문이 특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센나야 광장 부근의 어두침침한 거리와 건물 사이 안뜰을 따라 걷다 보면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도 해볼 수 있다.

3. 황금고리

황금고리 (사진제공= 포토잌스프레스, 리아노보스티, 이타르타스)

황금고리는 모스크바 북동부에 위치한 8개 도시(세르기예프 포사트, 페레슬라블-잘레스키, 로스토프, 야로슬라블, 코스트로마, 이바노보, 수즈달, 블라디미르)를 원형으로 잇는 관광지다. 황금고리는 건축과 역사 유산뿐 아니라 대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 수공업까지도 잘 보존돼 있는 러시아 고도(古都)들로 이뤄졌다. 일부 도시는 화려하여 관광객으로 부산하다. 다른 도시들은 고즈넉한 시골 정취가 매력적이다. 그러나 황금고리 도시들은 각자 고유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 러시아 정신의 본향 세르기예프 포사트는 언덕 위에 서 있는 트로이체 세르기예프 대수도원의 황금색 양파 지붕으로 빛이 난다. 이바노보는 섬유 수공업과 방직공장 처녀 직공들로 유명하다. 이바노보가 ‘신부들의 도시’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즈달은 목조각 공예로 장식된 목조주택들과 민속공예, 목욕탕, ‘러시아 전래동화’ 등의 전통축제로 유명하다. 가장 ‘맛있는’ 축제로는 러시아 음식을 대표하는 반찬인 오이 피클 축제가 있다.

4. 카렐리야와 키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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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지도로 본 카렐리야의 모습

러시아 사람들도 ‘자연을 찾아서’ 카렐리야를 방문하곤 한다. 카렐리야는 러시아 북부의 독특한 야생미로 돋보인다. 이곳에는 사냥, 낚시, 하이킹과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멋진 장소가 있다. 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과 들에 둘러싸인 채 통나무집에서 소박하게 준비한 휴식을 즐길 만한 멋진 곳도 있다.
이 밖에 키지, 발라암, 솔로프키 섬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 카렐리야에 있다. 세 섬은 섬 전체가 모두 문화재보호구역-박물관으로 지정돼 있다. 키지 섬에는 못 한 대 박지 않고 지은 것으로 유명한 프레오브라젠스카야 목조성당이 있다. 발라암과 솔로프키 섬에 가서는 남자 수도원에서 기념비적 건축물을 볼 수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심신의 정화를 구하는 이들도 이곳을 많이 찾느다. 
그림 같은 풍광과 섬들으로 이뤄진 카렐리야는 러시아 영화감독들이 좋아하는 촬영지 가운데 하나이다.

5. 바이칼 호수와 이르쿠츠크

바이칼 호수

(사진제공=레기언메디아)

바이칼 호수는 지구 상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호수다. 맑은 날이면 수심 40미터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정도로 호숫물이 아주 깨끗하다. 천연보호구역인 호수 주변 풍경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호숫가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산, 소나무가 드문드문 서 있는 기암절벽, 모래톱과 자갈밭 등으로 이뤄져 있다. 호숫가 휴양시설에서(바이칼은 관광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아니면 배를 타고 (유람선이 바이칼 호수 곳곳을 운행한다) 호수를 느껴볼 수 있다. 바이칼을 끼고 통과하는 시베리아횡단열차 차창 밖으로도 호수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겨울철 얼어붙은 바이칼 호수를 횡단하는 도보, 혹은 바이킹, 스노모빌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바이칼 호수에는 약 30개의 그림 같은 섬이 있다. 그 중 총면적 700 평방km가 넘는 올혼 섬이 가장 유명하다. 올혼 섬은 바이칼 호수 중앙에 있다. 올혼 섬은 러시아 불교와 샤머니즘의 중심지로 북방 불교의 성소 아홉 곳 중 하나인 ‘샤먼 바위’도 여기에 있다.


확대지도로 본 바이칼 호수의 모습

바이칼 호수에 갈 때는 대개 이르쿠츠크에서 출발한다. 이르쿠츠크는 그 자체가 며칠 머물며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르쿠츠크는 고풍스러운 목조주택이 촘촘히 들어서 있는 ‘박물관 도시’다. 유서 깊은 시베리아 도시 이르쿠츠크는 드넓은 안가라 강을 끼고 있다. 19세기에는 권력의 눈 밖에 난 러시아 귀족들과 창조적 보헤미안들이 이르쿠츠크로 유배를 왔다. 덕분에 이르쿠츠크는 시베리아에서 지성과 창조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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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엘브루스 산

엘브루스

(사진제공=로리/레기언메디아)


확대지도로 본 엘브루스 산의 모습

엘브루스 산은 러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가장 높은 산으로 그루지야와 접경한 러시아 남부 캅카스 산맥에 있다. 고산지대 풍경을 감상하고 건강에 좋은 산속 공기를 호흡하며 맛있는 캅카스 음식과 포도주를 음미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볼 만하다. 엘브루스에서 가까운 마을은 테르스콜이다. 아늑한 호스텔에서 숙박하거나 마을 주민 집에서 민박도 할 수 있다. 테르스콜에서 도보 혹은 승마 트래킹을 예약할 수 있다. 산행길은 코스의 형태와 길이, 주변 풍광 등에서 매우 다채롭다. 푸른 목초지가 펼쳐진 골짜기를 따라 온종일 갈 수도 있고, '처녀의 댕기 머리'로 불리는 폭포를 오를 수도 있으며, 체게트 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이곳에서 만년설로 덮인 엘브루스 정상과 그 주변의 빙하 같은 절경을 둘러볼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등산 시즌이 시작되는 6~8월에 엘브루스를 찾아야 한다. 이 기간에 테르스콜 마을은 세계 각지에서 온 산악인들을 위한 베이스캠프로 탈바꿈한다. 유럽과 미국, 일본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외국어가 러시아어보다 더 자주 들리곤 한다.
가까운 ‘미네랄니예 보디’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것이 테레스콜 마을까지 가는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7. 캄차트카

캄차카

(사진제공=올레크 세르데치니코프)


확대지도로 본 캄채트카의 모습

캄차트카 반도는 전혀 상반된 자연풍광들이 한데서 공존하고 있는 경이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는 설원 사이로 화산 불꽃이 타오르고, 산기슭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다. 여름철 무더위에도 산정상에는 눈이 쌓여 있고 겨울철 엄동설한에는 뜨거운 온천과 간헐천 주변 곳곳에 초목이 자란다. 이처럼 독특한 기후 탓에 캄차트카 반도의 자연은 거칠기만 하다. 초목들이 사람 키보다 더 높게 자라나고 동물들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할 만큼 거대하다.
캄차트카에는 헬리콥터 관광이 잘 발달해 있다. 그러나 트래킹과 산행 코스들도 상당히 흥미로우며 경제적인 부담도 크지 않다.  
캄차트카는 연어 알을 비롯하여 신선도가 높은 수산물과 풍부한 생선 등의 진미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대의 간헐천 지대 중 하나인 ‘간헐천 계곡’은 캄차카의 진주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이곳에는 약 6 평방km 면적에 걸쳐 40개의 간헐천과 온천 샘, 야외온천, 폭포, 호수들이 펼쳐져 있다. ‘간헐천 계곡’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그룹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8. 칼리닌그라드와 쿠로니아 모래톱

칼리닌그라드, 러시아

(사진제공=안톤 파닌)

쿠로니아 모래톱(러시아어로 ‘쿠르시스카야 코사’)와 칼리닌그라드는 지리적 관점에서도 특이한 곳이다. 러시아 영토의 일부지만, 벨라루스와 리투아니아에 가로막혀 러시아 본토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1946년 전까지 칼리닌그라드는 독일 영토였고 쾨니히스베르크로 불렸다. 이곳에는 독일 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쾨니히스베르크 대성당을 들 수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맥주 애호가 사이에서 특히 유명하다. 러시아 맥주 양조장 몇 곳이 칼리닌그라드에 자리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확대지도로 본 쿠로니아 모래톱의 모습

쿠로니아 모래톱은 한쪽으로는 발트해, 다른 쪽으로는 쿠르시스키 만의 바닷물로 깎여 형성된 좁고 길다란 띠 모양의 모래톱 지대이다. 칼리닌그라드로부터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쿠로니아 모래톱은 자연 발생적인 모래 제방인 셈이다. 모래언덕 풍경과 특이한 형태로 굽은 나무들은 마치 외계 행성의 지형 같은 풍광을 연출한다. 북방의 자연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이 침엽수림과 발트해의 백사장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곤 한다.

9. 톰스크

톰스크

(사진제공=로리/레기언메디아)

톰스크는 시베리아 최대의 대학 도시로 불린다. 수많은 대학과 연구소가 이곳에 몰려 있어 주민의 20%가 대학생이다. 고풍스러운 톰스크의 지적 분위기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확대지도로 본 톰스크의 모습

러시아 전통의 목조건축을 음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당수가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유식한 젊은 대학생들과도 만나 어울릴 수 있다. 대학생들의 생활은 톰스크 국립대학과 공과대학 등 시베리아의 유서 깊은 고등교육기관이 자리 잡고 있는 대학지구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다. 건축과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는 고전과 모던 양식을 접목한 목조 대저택들이 즐비한 거리가 고스란히 보존된 엘란 지구가 흥미롭다. 톰스크는 관광명소들이 서로 몇 걸음 안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심 근거리에 밀집해 있다는 점도 관광객에게 편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10. 예카테린부르크

예카테린부르크 (사진제공=포토반크, 로리/레기언메디아, 포쿠스피크처, 아타르타스, AP)

예카테린부르크는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경계 선상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전통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확대지도로 본 예카테린부르크의 모습

작년에는 자원활동가들이 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예카테린부르크의 빨간 선' 운동을 시작했다. 시내 중심가를 따라 이어지는 총연장 5.5킬로미터의 도보 관광 루트를 가리키며 아스팔트 위에 칠해진 빨간 선은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선정된 35개 도시 명소를 하나로 연결한다. 유서 깊은 사원, 전망대, 문학지구, 구성주의 양식으로 지은 1930년대 건물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예카테린부르크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선을 형성하는 우랄산맥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 편리한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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