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황제’ 드미트리 사우틴 인터뷰

드미트리 사우틴의 다이빙 모습. (사진제공=로이터)

드미트리 사우틴의 다이빙 모습. (사진제공=로이터)

중국 다이빙 서바이벌 프로그램 '성도수립방(星跳水立方)'에 코치로 출연하게된 '다이빙 황제' 드미트리 사우틴이 중국의 슝니 팀을 이기고 승리하겠다는 자신감을 밝혔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드미트리 사우틴은 '다이빙 황제'로 불린다. RBTH 특파원이 '성도수립방' 프로그램 촬영 사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우틴을 중국 샤먼 시에서 만났다. 사우틴은 중국의 유명 다이빙 선수 슝니, 가오민, 후자 3인과 함께 다이빙 코치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드미트리 사우틴은 다이빙 역사상 유일하게 올림픽에 5회 출전했고 최장 기간 선수생활(25년)을 하면서 8개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다이빙계의 독보적인 인물이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고양이가 항상 다리로 착지하고, 식빵은 항상 버터 바른 쪽으로 떨어지듯이, 사우틴은 항상 물 튀김 없이 머리부터 입수한다"고 말한다.

- 성도수립방 출연 제의를 받고 놀라진 않으셨나요?

사우틴 : 솔직히 조금 놀라긴 했지만, 기뻤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고, 평생을 바친 스포츠 종목의 인기를 중국과 전 세계에서 드높이는 일이니까요. 참고로 말하자면, 현재 러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 스타가 됐다고 느끼시나요?

사우틴 : 네, 조금은요. 사람들이 사인해달라고 하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요(웃음).

- 이번에는 얼마나 중국에 머물 예정이신가요?

사우틴 : 쇼에 참가할 팀 선수 여덟 명과 함께 3월 28일에 중국에 들어왔어요. 1차 촬영을 끝내고, 저는 샤먼 시로 와서 산과 사원을 둘러보며 중국 전통의학으로 등을 치료하고, 요가도 하고, 바다에도 나가 체력을 회복하고 있어요. 곧 4일 일정으로 베이징에 가서 촬영을 계속하고, 그다음엔 러시아로 갑니다. 5~6월쯤 다시 중국에 올 예정입니다.

- 언제 처음 중국을 방문했나요? 그동안 중국은 어떻게 변했나요?

사우틴 : 처음 중국에 왔을 때가 1987년이니까, 26년 전이네요. 당시 광저우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해서 중국 선수들의 엄청난 기량을 목격했죠. 저는 4위를 했던 걸로 기억하고요. 그때 중국은 지금과 전혀 달랐죠. 자전거가 많았고, 고층건물은 없고, 거리마다 중국 음식 냄새로 가득했어요... 그 후로 여러 번 중국에 와봤는데, 물론 모든 게 변했죠. 수영장, 스포츠 시설, 마천루, 사무실, 큰 건물들이 많이 생겼어요.

- 중국의 슝니하고는 다이빙 종목에서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였는데, 서로 팀을 맡아 다시 겨루게 됐네요.  슝니와 대화를 하시나요? 어떤 기분이세요?

사우틴 : 실제로 전 슝니, 후자, 가오민, 톈량 등 중국 선수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1992년의 슝니를 기억해요. 제가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을 때였죠. 슝니는 그 전에 이미 열네 살 나이로 서울 올림픽에 출전했고 벌써 은메달을 보유하고 있었죠. 1992년에는 슝니와 제가 함께 출전했는데, 슝니가 10m 플랫폼에서, 저는 스프링보드에서 각각 동메달을 땄어요. 그때부터 전쟁이 시작됐죠... 슝니는 인터뷰 때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말했는데, 결국 2000년에 땄어요. 그리고 그걸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죠.
이제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됐네요. 그런데 지금 절 이기고 있어요! 그렇지만 여기까지예요. 우리 팀은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겁니다.

- 사우틴 팀이 이길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사우틴 : 물론이죠. 우리 팀이 이길 겁니다! 우리 팀 선수들은 기량도 출중하고 지시도 잘 따릅니다. 능력이 뛰어나서 우리 코치들도 놀랄 정도입니다!

- 본인에게 다이빙은 즐거움인가요,일인가요?

사우틴 : 어렸을 때는 다이빙이 참 좋았어요. 그다음 어려운 점프를 하고 물에 등을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두려워졌죠. 체조로 전향하고 싶기도 했어요. 그만두고 싶은 적도 여러 번 있었고요. 그렇지만 코치님이 계속 하라고 설득하셨고, 부모님을 통해서도 절 잡으려고 노력하셨어요. 결국, 이 시기를 극복하고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12세 때 처음으로 외국에 나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직업선수의 길에 들어섰어요. 부모님에게서 떨어져 독립하게 됐는데, 이것도 초등학생 남자아이에게는 아주 매력적이었죠.
저는 다이빙에 평생을 바쳤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노력, 애정, 그리고 아마도 재능, 이 모든 것이 필요했죠.

-  선수 시절 겪은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요?

사우틴  : 1992년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생애 첫 결승경기를 하기 위해 수영장에 도착했는데, 문득 수영복을 안 가져왔다는 게 생각났죠! 코치님께 가서 말씀 드렸더니 "그냥 속옷을 입고 뛰어! 알아서 해결해라!"라고 하셨죠. 멕시코의 페르난도 플라테스처럼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그가 제게 자기 수영복을 내줬거든요. 당연히 멕시코 국기는 떼고요. 거짓말이 아니라 지금도 그 수영복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페르난도 선수와는 지금도 친구로 지내고요.   

- 선수로서는 은퇴하셨죠? 현재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사우틴 : 제가 어릴 때부터 평생 함께 했던 코치님이 2012년 12월에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그분은 제게 또 다른 어머니셨어요. 절 가르치시고, 챔피언이 되게 해 주시고 언제나 제 옆에 계셨죠. 그분이 세상을 떠나신 일이 제게 전환점이 됐어요. 직업선수로서의 경력을 마치기로 결심하게 된 거죠. 더 이상 경기에 나가진 않을 거예요. 할 만큼 해 봤으니(웃음). 그렇지만 훈련과 다이빙을 계속하고 있어요.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의 요청을 받았을 때 다이빙을 했는데, 참고로 코치 네 명 중에서 시범 다이빙을 하겠다고 한 사람은 저 밖에 없어요(웃음).

제 고향 보로네시에서 올림픽 선수 양성학교 교장으로 있어요. 저는 이 학교에서 성장했고 챔피언이 됐죠. 2년 전에 이 학교에 제 이름이 붙어서 지금은 '드미트리 사우틴 학교'가 됐어요. 그 밖에 러시아와 전 세계에서 다이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조직된 시민 단체도 있어요. 우리 단체는 기꺼이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프로그램도 만드는 등 항상 모든 제안에 열려 있죠.

또한, 저는 보로네시 주의회 의원으로 스포츠 위원회장을 맡고 있어요. 스포츠를 발전시키고 더 대중적이고 인기 있는 분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제 고향에 새 수영종목 스포츠 센터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다이빙, 수영,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수구를 할 수 있고 홀도 있는 곳으로요. 현재 알렉산드르 고르데예프 주지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 아들이 둘이시죠. 아이들이 다이빙 선수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사우틴 : 큰 아들은 벌써 다이빙을 배우고 있어요. 나이가 네 살하고 9개월이에요. 원래 러시아에서는 5세가 넘어야만 다이빙을 배울 수 있지만, 제 아들이기 때문에 예외를 허용한 거죠. 작은 아들은 이제 겨우 두 살하고 2개월인데도 벌써 수영장에 다녀요.아이들에게 꼭 다이빙을 시키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다른 종목을 선택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어쨌든 운동을 했으면 해요. 아버지가 어떻게 일했는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웃음).

- 시청자들과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사우틴 : 다이빙을 배우세요!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답고 날씬한 몸을 원하죠. 이런 면에서 보면 다이빙은 단순한 달리기나 근력운동보다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다이빙을 하면 온 몸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게 되고, 동작의 조화가 향상되고 결단력을 기르게 되며 멋진 몸매를 갖게 됩니다. 게다가 짜릿하고 즐겁습니다!

 

'성도수립방'은 중국 장쑤위성TV의 새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곧 중국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큰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장수하고 있던 '비성물요'가 일요일 방송 시간대를 '성도수립방'에 내줬다.

둘째, 중국 시청자들이 다이빙을 사랑하고, 중국 다이빙 선수들은 (거의 탁구 만큼이나!)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경기에서 많이 우승하기 때문이다.

셋째, 아마 이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지만, 모든 프로그램 참가자가 중국의 인기 스타들이다. 전체 참가자 명단은 아직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한경(韩庚), 황정(黄征), 리샤오쑤앙(李小双), 우젠하오(吴建豪)가 출연한다는 것이 이미 알려졌다. 그리고 이 스타들 모두 수영복을 입는다는 것!

러시아FOCUS 독자들이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얘기는 드미트리 사우틴의 팀에 한국인 출연자도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한국의 유명 아이돌 이승현(그룹 '테이크(Take)의 멤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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