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도 여름이 있어요?»

지보피스니 다리(Живописный мост), 모스크바

지보피스니 다리(Живописный мост), 모스크바

막심 블리노프/리아 노보스티
«러시아에도 여름이 있어요?» 요즘도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다. 비행기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나라인데도 그렇다. 그렇다고 연해주 만으로 러시아 전체를 절대 이야기 할 수 없다. 러시아 내 모든 변화의 시작은 모스크바에서 이루어진다. 1년에 한번씩만 모스크바를 방문해도 적응이 쉽지 않다.

길 가다가 손들어 일반 차를 택시 삼아 타던 시대가 지난 지 한참이다. 한국에서 카카오택시가 출범하기 전부터 모스크바 시민들은 이미 유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지하철 내 무선 인터넷, 버스 전용차선, 지하철과 버스 환승할인 등은 이미 실행되고 있다. 최근에 놀란 것은 퀵 서비스, 소셜커머스 그리고 카셰어링 서비스다. 소셜커머스는 미용이나 오락 서비스 쪽이 특히 인기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경제가 불황인 만큼 소셜커머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적어도 모스크바에서는 다양한 서비스 적용이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소비문화가 형성되고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계속해서 가져온다. «러시아에서 이런 사업하면 대박 나겠다!» 라고 수많은 한국인들인 생각했던 아이템들이 하나하나 실현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 사회의 발전 과정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이런 저런 예측을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그런 예측이 결코 쉽지 않은 수준으로 러시아도 발전했다. 물론 모스크바를 기준으로 러시아 전체를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1년에 한번 러시아를 방문하는 사람도 매번 새롭게 느껴지는 나라가 바로 러시아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도 여름이 있어요?» 라는 질문도 이해가 된다. 언론으로 보도되는 러시아 소식은 제한적이며 사건사고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예외적으로는 특정 마니아 층만이 관심 갖는 한류열풍을 일반화시켜서 소개되는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미디어와 우리 스스로의 잘잘못을 떠나서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러시아를 모른다.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곳도 많지 않다. 러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 스포츠 그리고 러시아의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는 곳이 있을까? 있다!

“보드카 먹은 불곰”(보드불)은 국내 유일 러시아 전문 인터넷 라디오다. 러시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타파하자는 목적으로 매회 특정 주제에 맞는 게스트들과 함께 러시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방송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 사람들에게 러시아는 여전히 생소한 나라다. 그래서 보드불은 그런 대중에게 러시아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전달하며 청취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도록 돕는 일종의 교양 팟캐스트라고 소개하고 싶다.

“보드카 먹은 불곰”이라는 채널 명은 사실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름이 오히려 선입견을 더 심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몇 가지 키워드만으로 러시아를 인식하는 우리나라 대중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필자는 가족과 함께 1992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현지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는 역사학을 전공했다. 상당기간 러시아 및 한국 VIP급 통역을 도맡아 활동하다가 2012년 귀국하고 군대도 다녀왔다. 러시아와의 인연이 깊은 만큼 무언가 러시아와 관련된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지인들로부터 러시아에 대해 수없이 많은 질문을 받으면서 필자는 러시아를 대중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고, 그것은 단순히 필자와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여서가 아니라, 그만큼 러시아가 우리에게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서로에게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예전부터 인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은 해결책이 바로 팟캐스트였다. 2015년 5월에 시작된 방송은 현재 국내 최대 팟캐스트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채널 8,000개 중 상위 5-10%권 순위를 유지하며 러시아에 관심 있는 수만 명의 청취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필자는 예전부터 Russia포커스를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뉴스 콘텐츠의 수준은 감히 누가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싶다. 무엇보다 한국 대중에게 러시아의 다양한 면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Russia포커스와의 파트너십은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오프라인에서 청취자들과 만나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불곰파티”라는 이름으로 오프라인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하여 러시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30명으로 시작된 작년 12월 정기모임은 올해 1월 50명을 넘어 4월 30일에는 청취자 120명과 함께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러 교류 전반에 걸쳐 키맨(keyman)의 역할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 필자는 그런 키맨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활동을 이제는 Russia포커스와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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