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중인 러시아 문화유산 6가지

볼고그라드의 ‘어머니 조국상’.

볼고그라드의 ‘어머니 조국상’.

Lori/Legion Media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러시아 문화부장관이 러시아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하여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Russia포커스가 등재 후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6개 문화재를 선정해 보았다.

1. 스탈린그라드 전투 기념관 (Мемориальный комплекс “Героям Сталинградской битвы”)

2차 세계대전의 전세를 가른 격력한 전투가 벌어졌던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970km)에 1959~1967년에 걸쳐 세워진 이 웅대한 기념관은 이미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 ‘건축물군의 뛰어난 본보기’ 및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주는 기념물’로서 유네스코  전문가들의 등재 심사를 통과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 기념관은 마마예프 쿠르간의 26헥타르 면적 대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는 14세기 볼가강 유역에서 킵차크한국을 다스린 마마이 칸의 황금묘가 현재까지 숨겨져 있다고 한다.

기념관의 중심에는 ‘어머니 조국상(Родина-мать зовёт!)’이 서 있다. 장검을 들고 옷자락을 휘날리는 여성을 묘사한 무게 8,000톤이 넘는 이 85m의 조각상은 유명한 소련 조각가 예브게니 부체티치의 작품이다. 이곳에는 또한 스탈린그라드를 지키다 사망한 34,505명 용사의 공동묘지가 위치해 있다.

2. 위대한 도시 프스코프 (Великий Псков)

(사진제공=Lori/Legion Media)(사진제공=Lori/Legion Media)

프스코프는 러시아 최고(古) 도시 중 하나로 모스크바에서 서쪽으로 740km에 위치해 있다. 도시에 대해 최초로 언급된 기록은 903년의 것이다. 요새 안에는 고대 도시의 폐허와 좀더 나중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보존돼 있다. 오늘날 프스코프는 보존된 고대러시아 건축 기념물 수에서 러시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 러시아 고대 종교 중심지 중 하나인 프스코프 동굴수도원(Псково-Печерский монастырь)이 있다. 수도원의 천연동굴에는 14세기부터 지금까지 은거 수도승들이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살고 있다. 수도원에서 가장 오래된 성모승천교회(Успенская церковь)는 초기 수도승들이 사암언덕을 파 지은 것이다. 후대에 바로크 양식의 정면부가 덧붙여졌다.

3. 로스토프 성채 (Ростовкий кремль)

로스토프 성채(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200km)는 17세기 후반에 세워졌으나, 전쟁용 요새가 아니라 대주교의 거처로 지어졌다. 성채 안에는 다양한 시대에 지어진 14개의 기념비적 건축물이 있으며, 그것을 통해 정교회 건축의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제공=Lori/Legion Media)(사진제공=Lori/Legion Media)

로스토프 성채 건축물군을 대표하는 것은 5개의 양파 모양 지붕을 얹은 성모승천대교회당(Успенский собор)이며, 여기에는 건립자인 이오나 대주교가 잠들어 있다.

성채 안에는 법랑제 미니어처 장신구 등에 유색화를 그려넣은 러시아 전통 수공업 제품의 최대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4. 스비야시스크 역사건축유적 (Комплекс исторических зданий в Свияжске)

(사진제공=Lori/Legion Media)(사진제공=Lori/Legion Media)

인구가 겨우 300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 스뱌지스크(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800km)는 카잔에서 멀지 않은 작은 하중도(河中島)에 위치하고 있다. 16세기에 이반 뇌제는 카잔한국과의 전쟁을 위해 호수에 전쟁요새를 지을 것을 명령했다. 오늘날 이곳에서는 진정한 고대 러시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20세기 초부터 새 건물들이 지어지지 않았으며, 마지막 재건은 18세기 말에 이뤄졌는데 레이스 문양 문틀과 강을 향해 나 있는 목조 테라스를 갖춘 상인들의 석조 저택들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 ‘뭍’에서 떨어져 있던 덕분에 3개의 수도원이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16세기에 그려진 교회 벽화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 중 하나인 삼위일체교회(Троицкая церковь, 1551년)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5. 발라암 제도 (Валаамский архипелаг)

(사진제공=Lori/Legion Media)(사진제공=Lori/Legion Media)

발라암 제도에는 카렐리야 공화국 라도가 호수 북부(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1100km)의 50여 개 섬이 포함되며, 호숫가에서 22km 떨어져 있다. 최초의 그리스 수도원은 고대루시의 기독교 수용 전인 10세기에 이미 이곳에 존재했으며, 현재까지 보존된 구세주변용수도원(Спасо-Преображенский мужской монастырь)은 1404년에 세워졌다.

발라암 제도는 전세계 순례자들뿐만 아니라 자연과 예술의 애호가들도 끌어들인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쓴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유럽 최대 호수 오네가 호 주변을 여행하는 동안 이곳에 들렀다. 그는 수기에서 제도 주변을 빙빙 돌며 흐르는 라도가 호수, 그리고 수면 아래서 일정한 간격으로 들려오는 이상한 소음을 발라암의 기적 중 하나로 묘사했다. 후에 학자들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바란티다(барантида)’라는 특수용어를 만들었다.

6. 케노제르스키 국립공원 (Кенозерский национальный парк)

(사진제공=Lori/Legion Media)(사진제공=Lori/Legion Media)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 주(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900km)에 위치하고 있다. 장소의 고립성 덕분에 이곳은 기독교 수용 이전의 자연, 생활양식, 문화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공원 내에는 18~19세기에 건축된 독특한 목조 사원들, ‘신성한’ 숲, 고고학적 기념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2004년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목록에 ‘인간과 자연의 균형적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장소’로 등재됐다. 공원 내에는 6억 년 전에 생성된 지구 지각의 가장 오래된 균열인 케노제르스카야 협곡(Кенозерская впадин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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