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10명 중 5명이 믿는 미신 10가지

레기언 미디어
여론조사기관 ‘프치옴’의 최신 설문조사(2015년 10월)를 보면, 러시아인 절반이 미신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년 전인 1990년 설문조사도 이와 똑같은 결과를 보여줬다. Russia포커스가 러시아에서 외국인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칠 법한 가장 널리 퍼진 미신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꽃은 홀수로만 선물하라

장미꽃 두 송이,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가. 하지만 러시아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당신이 누군가를 방문하거나 데이트하러 간다면, 선물하려는 꽃다발에 꽃송이 수가 홀수인지 확인하라. 그렇지 않으면 여자친구나 여주인의 기분을 분명히 망쳐놓을 것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묘지를 찾을 때만 짝수로 꽃을 산다.  

2. 속옷이나 다른 옷을 뒤집어 입지 마라

데이트가 성공적이었다면, 당신은 어쩌면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집을 나서기 전에 거울을 보고 외모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옷(예를 들면, 속옷)를 뒤집어 입으면 매 맞는 수가 든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첫째, 옷을 갈아입고 둘째, 가까운 사람에게 당신의 등을 쳐달라고 부탁하라. 미신에 따르면, 당신은 이런 상징적 처벌을 거치면 진짜로 두드려 맞는 일을 피할 수 있다.

3. 도중에 돌아오지 마라

집을 나서다가 뭔가를 집에 놓고 온 게 생각나도 되돌아가지 마라. 이건 나쁜 징조다. 하지만 부득이 돌아와야 할 때도 불행을 피할 방법은 있다. 집을 다시 나서기 전에 꼭 거울을 들여다보라.

4. 문턱 위에서 인사하지 마라

당신이 누군가를 방문해 집주인이 문을 열어주면 심지어 반가운 마음이 앞설 때조차도 먼저 집 안으로 들어선 다음 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나눠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문턱 위에서 집주인과 악수나 포옹, 입맞춤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문턱 아래 사는 집귀신 ‘도모보이(домовой)’의 심기를 건드려 온갖 말썽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5. 날카로운 물건을 선물하지 마라

러시아 친구에게는 가위나 칼을 선물하면 안 된다. 다툴 수가 생긴다. 그런 물건을 선물로 주면서 액을 막으려면 1루블 정도 상징적인 금액을 친구에게서 받아라. 손수건 선물도 좋은 생각은 아니다. 손수건은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갑을 선물하기로 했다면, 지갑이 절대 비지 말라고 그 안에 동전 한 닢을 넣어서 줘라.

6. 동명인 사이에 앉았다면 소원을 빌어라

테이블에 앉아 있는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나면 이름이 같은 사람 사이에 앉도록 해라. 러시아에는 이름이 같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두 사샤, 두 레나 또는 두 마샤 사이에 자리를 잡고 나서 대담하게 소원을 빌어라. 단 누구한테도 소원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 그럼 소원이 이뤄지지 않는다.  

7. 소금을 조심해라

식탁에서 소금을 건널 때 소금을 쏟지 않도록 해라. 소금을 쏟으면 말다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다. 쏟은 소금을 조금 집어 웃으면서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모든 게 괜찮다. 한편 누군가를 방문했는데 그 집 음식이 너무 짜 보여도 당황해 하지 마라. 이건 여주인이 사랑에 빠졌다는 뜻이다. 어쩌면 바로 당신과 사랑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8. 음식을 칼 끝에 찍어 먹지 마라

남의 집에 초대되어 갔을 때 당신이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심지어 자기 집에 있을 때조차도 음식을 칼 끝에 찍어 먹어서는 안 된다. 러시아 미신에 따르면, 그렇게 하면 성격이 나빠진다. 물론 다칠 수도 있으니 위험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9. 사람들이 당신에게 행운을 빌어줄 때, 고맙다고 말하지 마라

전통적으로 러시아 사람들은 행운을 빌 때(예를 들면, 시험이나 면접, 중요한 연설을 앞둔 사람에게) ‘니 푸하 니 페라!’라고 한다. 그럴 때 절대 ‘스파시보(Спасибо)’, 즉 ‘고맙다’고 답해서는 안 된다. 유일하게 올바른 대답은 ‘크 초르투(К черту - 됐어, 꺼져)!’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행운이 당신에게서 달아난다.  (‘니 푸하 니 페라(Ни пуха ни пера)!’라는 표현은 직역하면 ‘솜털 하나 깃털 하나 건드리지 못할 걸!’이란 뜻이다. 과거 사냥을 나가는 사냥꾼에게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며 한 말에서 유래했다. 인간의 행복, 행운을 시기하는 귀신의 훼방을 막기 위한 반어적 표현이다. - 편집자)

10. 빈 병을 탁자 위에 남겨 두지 마라

술을 컵에 나눠 따르고 나면 테이블에서 병을 곧장 치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이 안 생긴다. 이 전통은 나폴레옹 전쟁 때 생겼다고 한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러시아 카자크 병사들은 1814년 파리 함락 이후 현지 레스토랑들에서 술 값을 테이블에 남은 병의 수로 계산하는 걸 보고 영리하게도 술병을 테이블 밑으로 얼른 치워 숨겼다고 한다. 이 전설의 진실성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정보는 여러분에게도 확실히 유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러시아에는 또 다른 전통이 있는데, 모든 술병은 일단 개봉하면 반드시 다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모두 ‘니 푸하 니 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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