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장 기대되는 러시아 영화 5편

 ‘비이’.

‘비이’.

키너포이스크
Russia포커스가 국제 개봉을 겨냥하고 어쩌면 오스카상이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넘보고 있는지 모르는 러시아 주요 영화 5편을 골라 봤다.

‘비이 2. 중국 여행(Вий 2. Путешествие в Китай)’

‘비이 1’이 2014년에 개봉했다는 사실 자체가 일대 사건이었다. 이처럼 개봉 7년 전부터 관객들에게 개봉을 알리는 영화는 드물다. 니콜라이 고골의 동명 스릴러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러시아 개봉으로 3천만 달러를 벌어들였을 뿐 아니라 중국 팬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했다. 중국에서 이 영화는 불과 3백만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지만, 이는 중국인들이 속편의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 결과 한창 촬영 중인 ‘비이 2’(이것 역시 3D로 제작된다)에서는 고골의 괴물 ‘비이’가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화의 티저 영상은 중국 무술 스타일의 전투 장면과 용, 기타 동양식 색채를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프로듀서들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비이 3’을 어쩌면 춤과 노래가 가미된 상태로 볼리우드(Bollywood)에서 만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달리 말하면, ‘비이’는 수입대체와 세계화라는 두 가지 화제의 트렌드가 전혀 충돌하지 않고 하나로 녹아 드는 프로젝트가 될지도 모른다.

마틸다라는 영화를 촬영 (사진제공=키너포이스크)마틸다라는 영화를 촬영 (사진제공=키너포이스크)

‘마틸타(Матильда)’

유명한 발레리나 마틸다 크셰신스카야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연애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영화로 제작될 만했다. 여기에는 발레와 궁정 음모, 시대의 격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제적 흥행에 성공할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골든 글로브상’이나 ‘오스카상’도 받을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를 의식한 알렉세이 우치텔 감독은 최고의 책임감을 갖고 이 프로젝트에 임했다. ‘마틸타’의 국제적 야심은 배역에 이미 드러나 있다. 니콜라이 2세 역은 독일 배우 라스 에이딘거가 맡는 가운데 인게보르가 답쿠나이테에서 그리고리 도브리긴까지 외국에서 얼굴을 알리는 데 성공한 러시아 영화의 스타 배우들이 그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크셰신스카야 역을 맡을 배우의 이름은 현재까지 비밀에 부쳐져 있다.

볼쇼이 극장이라는 영화를 촬영 (사진제공=키너포이스크)볼쇼이 극장이라는 영화를 촬영 (사진제공=키너포이스크)

‘볼쇼이 극장(Большой)’

러시아 최대 극장의 막후 이야기를 다루는 발레리 토도롭스키의 영화 ‘볼쇼이 극장’은 대런 아로놉스키의 영화 ‘블랙 스완’에 대한 화답 영화이자 로버트 올트먼 감독의 영화 ‘패션쇼(Prêt-à-Porter)’ 정신을 잇는 탐구 영화다. 감독 자신은 영화의 구상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이 영화는 최하층 출신의 평범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위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1990년대 중반 어느 작은 지방 도시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볼쇼이 극장 무대에서 끝난다. 볼쇼이 극장을 둘러싼 이야기는 극장 직원 자신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볼쇼이 극장은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반대로 모든 이에게 볼쇼이 극장이 필요하다.”

‘결투자’

안드레이 즈뱌긴체프 감독의 영화 ‘리바이어던’을 제작한 프로듀서 알렉산드르 로드냔스키의 이 수백만 달러짜리 영화는 알렉세이 미즈기레프가 감독을 맡는다. 미즈기레프 감독은 2만 달러도 안 되는 흥행 수익을 올려온 작가주의 감독이다. 그의 새 영화에는 프랑스 여배우 파니 아르당, 블라디미르 마시코프, 피에르 부렐, 유리 콜로콜니코프가 출연한다. 가장 비밀에 싸인 2016년 영화에 관해 믿을 만한 정보는 현재로서는 이것이 전부다. 이 밖에 알려진 사실은 영화의 사건이 19세기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결투에 참가하는 일로 생계를 잇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IMAX 영화사가 이 정도의 제작 단계에 있는 영화를 신뢰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결투자’는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의 영화 ‘스탈린그라드’에 이어 두 번째 고화질로 개봉될 예정이다. 이는 ‘결투자’에 부수적인 광고 효과 외에 국제 개봉 가능성도 사실상 보장해 준다.

‘순교자((М)Ученик)’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운영하는 모스크바 ‘고골 센터’ 극장이 유명해지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연극 가운데 하나인 ‘순교자’는 종교적 극단주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미성년 주인공 베니아민은 성경의 모든 구절을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해석함으로써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다. ‘순교자’는 연극 무대에서 새로우 작품들에 점점 밀려나고 있지만,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은 애지중지했던 이 작품에서 완전히 손을 뗄 생각이 없다. 그가 연극 출연진과 연출 기법까지 그대로 영화로 옮겨오기로 결정했다. 이는 위험한 동시에 매우 흥미로운 시도다. 연극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 영화에도 항상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제 자체는 문화적 스캔들을 담고 있는 작품에 특히 눈독을 들이는 국제 영화제에서 깊은 관심을 보장해 줄 것으로 보인다.

This website uses cookies. Click here to find out more.

Accept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