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러시아 문화계 8대 주요 사건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구르.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구르.

리아 노보스티
Russia포커스가 국제적 반향을 일으킨 2015년 러시아 문화계 주요 사건들을 되돌아봤다.

1.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재편

러시아 예술의 주요 저장소인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은 지난 2월 새 관장을 맞이했다. 로마와 런던, 뉴욕에서 러시아 예술 전시회로 유명한 국제 큐레이터 젤피라 트레굴로바는 크렘린궁 박물관 관장을 지냈다. 러시아 문화부는 트레굴로바 신임 관장이 러시아 예술의 해외 진출을 강화하고 미술관 건물과 전시실을 쇄신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탄호이저라는 오페라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탄호이저라는 오페라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2. 탄호이저의 운명

연극과 음악계 비평가들은 일 년 내내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던 오페라 ‘탄호이저’의 운명을 두고 ‘예술 공간에서 공개 검열’이라고 말했다.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는 2014년 12월 노보시비르스크 극장에서 상연됐다. 오페라 속 사건은 현대로 옮겨왔다. 티모페이 쿨랴빈 감독이 연출한 오페라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탄호이저 기사가 찍는 에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2015년 겨울 노보시비르스크와 베르드스키의 티혼 주교가 오페라 감독 티모페이 쿨랴빈과 극장 감독 보리스 메즈드리치를 상대로 제출한 고발장에 따라 “종교적 숭배 대상에 대한 고의적 공개 모욕”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법 조항에 근거해 행정소송이 제기됐다.

러시아 문화부는 오페라를 상연목록에서 제거했고, 연출감독과 극장감독이 해고됐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 (사진제공-RTR)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 (사진제공-RTR)

3. 모스크바의 스타 건축가

2015년 모스크바에서는 건물 두 개와 프로젝트 한 개가 프리츠커 건축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지난 여름 렘 콜하스는 ‘가라시’ 현대예술박물관 신관(소련 시절 레스토랑 건물의 리모델링)을 개관했고,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비즈니스 센터(건축 기간 10년)를 개장했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는 또 하나의 건물(옛 수력발전소-2) 재건축을 맡았다. 그는 2018년까지 이 자리에 박물관 센터를 열려고 계획 중인 러시아 억만장자 레오니드 미헬손의 초빙을 받았다.

4. 볼쇼이 극장의 ‘영웅’

발레 ‘우리 시대의 영웅’은 볼쇼이 극장이 진지한 문학 원전과 잘 짜인 플롯, 특별하게 만든 음악, 복잡한 무대장치, 수 백 벌의 의상이 동원되는 굵직한 다막극 발레들을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 선보였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은 바로 이런 기준에 따라 빚어졌다. 미하일 레르몬토프 탄생 200주년에 맞춰 상연된 발레 ‘우리 시대의 영웅’은 러시아 문학 최고의 소설 가운데 하나를 처음으로 발레 안무로 구현해 냈다.

음악은 서른 살도 안 된 작곡가 일리야 데무츠키가 만들었다. 대본 작업은 러시아 연극계의 주요 스타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맡았다. 안무는 유리 포소호프가 맡았는데, 볼쇼이 극장의 ‘신데렐라’ 원작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발레단과 다른 많은 발레단의 작품들도 그의 안무로 탄생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사진제공=RTS)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사진제공=RTS)

5. ‘러시아 월드’의 노벨문학상 수상

다큐 소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죽음에 매료된 사람들’, ‘체르노빌의 기도(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쓴 작가 겸 언론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러시아어권 문학에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알렉시예비치는 공식적으로 벨라루스 시민이지만, 그녀는 이미 소련 시절부터 항상 러시아에서 작품을 집필하고 출판해 왔다. 그녀의 모든 작품은 탐사 저널리즘과 역사에서 일어난 이런 저런 사건들의 목격자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알렉시예비치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저널리즘과 순문학의 경계라는 현대 문학의 중요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했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형 전시회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형 전시회 (사진제공=리아 노보스티)

6. 아방가르드 100주년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형 전시회가 벌써 몇 년째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러시아 아방가르드가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고 가정할 수 있는 명분은 지난 여름에 소개됐다. 카지미르 말레비치가 전 세계에서 절대주의와 아방가르드의 상징이 됐던 ‘검은 사각형’을 그린 때가 바로 1915년 6월 15일이었기 때문이다. 스위스 바젤의 파운데이션 베일러(Foundation Beyeler)는 심지어 ‘검은 사각형’이 대중에게 처음 소개됐던 전설적인 ‘마지막 미래파 그림 전시회 ‘0.10’’을 재구성하기도 했다.

7. 새로운 고전들

60년 역사를 거치는 동안 고전음악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쿠르 가운데 하나가 됐고 많은 음악가를 세계에 배출한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구르가 지난 여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렸다.

올해 각 부문 우승 후보 중에는 몽골의 바리톤 아리운바아타르 간바아타르와 한국의 테너 이명현, 프랑스와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와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있었다.

8. 연극 교환

연극계의 주요 행사인 아비뇽연극제 콩구르에서는 1997년 ‘러시아 시즌’ 이후 러시아 연극 감독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침내 돌파구가 생겼다. 모스크바 ‘고골-센터’ 극장의 예술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초대를 받고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동명 연극 ‘백치들’을 들고 연극제 콩쿠르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서는 연극계의 전설 로버트 윌슨 감독이 초대를 받고 민족극장(Театр Наций)에서 연극 ‘푸시킨 동화들’을 상연했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러시아의 ‘올해의 연극’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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