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흐름 촉진하는 사할린국제영화제

사할린국제영화제 공보실
한국과 필리핀, 이란 등 다양한 국가 영화감독들이 제5회 사할린국제영화제 ‘세상의 끝(Край света)’을 통해 러시아 극동의 섬을 찾았다. Russia포커스 기자가 영화제 속살을 들여다봤다.

제5회 사할린국제영화제 ‘세상의 끝’이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막이 올랐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열광하는 관객들이 전 세계에서 온 영화감독들을 환영했다.

매년 8월이면 인구 20만 명의 작고 평소 조용한 도시 유즈노사할린스크는 러시아 국내외의 수많은 영화배우와 감독, 프로듀서를 맞이하며 국제 영화 중심지로 탈바꿈한다. 영화제는 항상 아시아에 특별한 초점을 맞춰 왔다.

알렉세이 메드베데프 영화제 프로그램 디렉터는 “문화의 흐름 속에 분명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오른쪽 핸들의 일본 자동차 수백 대가 매일 일본에서 러시아로 들어오고 있지만, 일본에서 러시아로 매일  들어오는 영화가 얼마나 되느냐”고 메드베데프는 물었다. “문화적, 정신적 교류 없이는 물질적 교류도 있을 수 없다.” 메드베데프는 이러한 불공평함을 바로잡고 싶어 한다.

“지난 5년 동안 ‘세상의 끝’ 영화제는 단순히 지역의 중요한 문화 행사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사할린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었다.” 올레크 코제먀코 사할린 주지사 권한대행이 영화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란 영화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 필리핀의 신비주의 인디 영화감독 라프 디아즈 등 다양한 손님이 영화제를 찾았다. 아르메니아 영화감독 아람 샤흐바지얀과 중국 영화감독 리샤오펑도 영화제를 찾은 또 다른 손님이었다. 리샤오펑 감독의 영화 ‘나의 사랑 모스크비치’와 ‘소녀 나타(중국명 少女哪吒)’는 영화제 경쟁부문에 포함됐다.

한국 김희정 감독의 영화 ‘설행-눈길을 걷다’는 특별 프로그램 ‘이웃. 친구’에 출품됐고, 일본 여배우 나츠코 호리는 8시간에 걸쳐 여객선을 타고 일본에서 홀름스크 항까지 와서 다시 2시간에 걸쳐 자동차를 타고 우즈노사할린스크에 도착하여 경쟁부문 진출 영화 가운데 한 편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김기덕 감독의 영화 ‘스톱’을 소개했다.

호리는 영화제 참석자들의 해변소풍 자리에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세상의 끝’은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심사위원단과 영화감독, 비평가, 영화제 스텝들 모두가 신선한 생선 수프와 여러 종류의 소라, 최소한 세 가지 종류의 연어를 포함한 맛있는 현지 해산물을 시식했다. “배우와 기자, 영화제 조직위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렇게 친해지는 영화제는 알지 못한다”고 호리는 덧붙였다.

영화제에서 러시아를 대표한 배우들은 다닐라 코즐롭스키, 안나 치폽스카야, 빅토리야 톨스토가노바 같은 각기 다른 세대의 유명 배우들이었다. 이들은 발길을 멈추고 사진 촬영과 사인을 해주느라 영화제 무대를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러시아 영화들로는 1백만 달러의 제작비로 전 세계에 걸쳐 5천 9백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레반 가브리아제의 ‘언프랜디드(Убрать из друзей)’와 스웨덴 스톡홀름과 에스토니아 탈린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니기나 사이풀라예바의 ‘나의 이름(Как меня зовут)’이 포함됐다.

“나는 영화제가 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좋다.” 사할린주 환경부에서 며칠 휴가를 내고 모바일 영화 워크샵에 참가할 수 있었던 33세의 마리야 라리오노바가 이같이 말했다. “고대에 그랬던 것처럼 시 전체가 중앙광장에 모여 하나가 된다. 영화제는 사할린 사람들이 평소 이런 정도의 깊이로 이용할 수 없었던 독특한 문화 환경과 연결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는 1년 동안 지속되는 충전의 시간이다.”

심사위원단 대상과 특별상은 강제 결혼과 여성의 독립을 정교한 드라마로 그린 터키 영화 ‘무스탕’에 돌아갔다. ‘무스탕’에 출연한 배우 엘리트 이스칸은 “사할린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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