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러시아에서는 어떤 술이 인기 있었을까?

Lori/Legion Media
곡물 증류주에 대한 러시아연방 국가표준(ГОСТ)이 7월 1일부터 도입됐다. 요컨대, 이제 러시아는 지난 백여 년 동안 보드카로 불렸던 증류주만 아니라 제정 러시아에서 인기 있었던 전통주들을 상용화할 수 있게 됐다. 이제 현대인이 즐기는 주류 목록에 추가될 전통주들에 무엇이 있는지 Russia포커스가 알아보았다.

러시아에서는 최근까지만 해도 자가 증류주를 제조할 수 있었다. 이 주제와 관련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략적인 평가에 따르면 자가 증류주를 제조하고 있는 사람은 수천 명에 달한다.

알렉산드르는 증류주 제조기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그는 제조기를 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다. “사과가 많이 수확돼 자가주를 제조하게 됐다. 그 다음에는 다른 과일들을 사용했고 마지막에는 밀을 사용했다. 그후 이런 술을 선물하면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리몬첼로'를 특히 많이 찾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동호회원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제조법을 찾았다. 그 뒤로 제조기 세트를 하나 더 선물받았다.” 알렉산드르의 말이다.

러시아의 작은 마을들의 경우 자가 증류주를 많이 만들기도 하지만, 그 밀매매가 자주 이뤄진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떤 술이 러시아인들에게 특히 인기 있었는지 알아보자.

곡주

곡주는 증류주다. 곡주 제조술은 이탈리아 브랜디 그라파나 프랑스 브랜디 칼바도스 제조술과 비슷하다. 하지만 곡주 원료로는 호밀, 더 정확하게는 엿기름이 사용됐다. 호밀은 발효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분을 약간 함유하고 있다. 당분 양을 늘리려고 맥아를 만들었고 곡물을 발아시켰다. 싹을 틔운 호밀에 효모를 섞어 발효시켜 원액을 추출했다. 이 원액을 청동 제조기로 두 번 증류해 곡주를 얻었다. 위스키 제조에도 이와 똑같은 기술이 적용되지만, 곡물은 보리를 사용한다.

곡주는 코냑이나 위스키와 똑같은 방식으로 한 모금씩 들이킨다.

폴루가르(Полугар)

국가는 양조 통제를 위해 표트르 1세 통치 시절부터 순도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인정해주고 이를 희석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속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곡주를 데우고 거기에 불을 붙여 정확히 절반이 증발하고 남으면 이것이 표준적인 폴루가르(알코올 도수 40도)로 간주됐다. 덜 증발하면 네도가르(недогар), 지나치게 증발하면 페레가르(перегар)라고 하여 재가공에 들어갔다. 현재 러시아 사업가들은 아예 ‘폴루가르’라는 이름의 술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상업용 폴루가르는 러시아에서 제조할 수 없기 때문에 폴란드에서 생산되고 있다. 폴루가르 가격은 러시아 시장에서 꽤 비싸다. 일반 보드카보다 4~5배 더 비싸다.

봉밀주

러시아 주류의 다양성은 보드카와 곡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대 러시아에서 주요 술 가운데 하나는 봉밀주다. 벌꿀로 만드는 봉밀주는 고대 독일인과 스칸디나비아인, 리투아니아인 등 대다수 중부 유럽 민족 사이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사료에는 봉밀주 도수가 포도주의 도수보다 몇 배 더 강했다고 쓰여 있다. 봉밀주는 꿀을 끓인 후 발효시켜 포도주처럼 숙성시켰다. 봉밀주는 끓인 술(вареный мед)과 장기 숙성주(ставленый мед) 두 종류로 나뉘었다. 장기 숙성 봉밀주는 10~15년 이상 숙성시켰으며 벌꿀에 딸기(월귤, 산딸기) 즙을 섞어 자연 발효시켜 추출했다. 14세기 공후들의 연회에 35년간 숙성시킨 벌꿀술이 나왔다는 사례들도 알려져 있다. 사실상 봉밀주는 13~15세기 지정학적 사태로 인해 반입이 줄어든 포도주 대용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대중용으로는 더 저렴한 끓인 벌꿀술을 주로 만들었다. 현재는 메도부하(медовуха)가 이런 끓인 벌꿀술을 대체하고 있다. 메도부하는 저알코올 음료로 취급되며 러시아 국내에서도 이미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이다.

맥주(пиво)와 올(ол)

11~12세기 사료에서는 맥주가 대단히 자주 언급된다. 처음에 이 단어는 마시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켰지만, 나중에 가서 술로 불렸다. 하지만 이것은 현대적인 의미의 맥주가 아니다. 우리가 맥주라고 부르는 술은 고대 러시아에서 올(ол) 또는 올루스(олус)로 불렸다. 이것은 보리로만 만들지 않았고 호프와 허브, 특히 쑥과 물레나물을 첨가했다. 나중에 올은 맥주와 동일시되기 시작했다.

본 기사는 윌리엄 포흘렙킨(Вильям Похлебкин)의 저서 ‘보드카의 역사(Итория водки)’를 참고하여 준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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