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수상자 발표

(사진제공=Press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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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30일 개최된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피아노, 바이얼린, 첼로, 성악 부문 우승은 러시아, 대만, 프랑스, 미국, 독일, 스페인 등에서 온 참가자들에게 돌아갔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들은 전 세계를 도는 순회 콘서트에 참가하게 된다.

금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는 사실상 전 부문 경연이 수 시간에 걸친 젊은 음악가들의 독주회로 이뤄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음악적 '결투를 연상시켰다. 지난 3주 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나눠진 경연 무대에서는 '로맨티스트', '비르투오조', '사색가' 그리고 '천재'로 분류될 법한 매우 개성있는 젊은 음악가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가장 큰 관심과 경쟁이 집중된 것은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 대강당에서 진행된 피아노 결선이었다. 금년 피아노 부문 결선은 다소 '편치 않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과거 대회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루뱐체프가 예선인 오디션 단계에서 탈락하는가 하면, 베토벤 소나타 32번 연주로 온라인 생중계 시청자수에서 기록을 세운 안드레이 코로베이니코프가 1차 본선에서 탈락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1, 2차 본선을 치르는 동안 참가자들의 열띤 경쟁 분위기는 한 순간도 식지 않았다. 아쉽게도 그 과정에서 유리 파보린, 드미트리 시시킨 같은 눈에 띄는 연주자들이 탈락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탈락자들의 뛰어난 연주 실력은 반대로 금년 경연의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이얼린, 첼로 부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금년부터 예선 과정에 도입된 오디션 테스트 덕분에 1차 본선에 오르는 참가자들의 수준이 월등히 향상됐다는 점 말고도 개성 있는 신세대 음악가들의 약진이 확연하게 드러났다는 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들의 학력을 보면 이들 중에는 러시아 연주 전통을 계승한 이들이 상당수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자체는 더 이상 모스크바음악원 졸업생들의 독무대가 아니지만, 금년 경연에서 두각을 나타낸 연주자 중에는 여러 단계에서 러시아 지도자를 사사한 이들이 많다. 특히 막심 모길렙스키를 사사한 조지 리(미국), 레나 셰레솁스카야를 사사한 뤼카 드바르그(프랑스) 등 피아노 부문 결선 진출자 전원이 러시아 지도자를 사사했다.

결선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큰 시험대였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피아노 부문 기대주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 피아노 결선은 콩쿠르 사상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우울한 서정시인' 세르게이 레디킨(С. Редькин), '경이로운 비르투오조' 조지 리, 음악적 사색의 깊이와 미로 청중을 압도한 뤼카 드바르그, 뛰어난 피아노 기술을 선보인 루카스 게누시아스, 자신의 젊음과 단순하고 명료한 곡 해석으로 청중을 매료시킨 다니일 하리토노프, 그리고 그랜드피아노의 '마법사' 드미트리 마슬레예프 사이의 한 판 결투를 보는 듯 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피아노 부문 결선 참가자들의 실력이 엇비슷했다는 말도 된다. 그럼에도 이번 제15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도 센세이션은 있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가 청중에게 선사한 깊이 있는 연주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레전드' 연주 반열에 올랐다. 모스크바음악비평가협회가 '차이콥스키 콩쿠르 무대 연주에서 예술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독보적인 기량과 음악적 해석의 창조적 자유로움과 아름다움을 통해 청중과 비평단에 잊을 수 없는 인상을 준 자'에게 수여하는 상을 받은 드바르그는 그 부상으로 오는 12월 모스크바음악회관에서 콘서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수사가 어울리는 참가자들과 그 외 개성 있는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금년 콩쿠르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금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대한 관심은 전 세계적으로 대단했다. 메디치 중계는 179개국에서 1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 통계를 보면 세계 모든 대륙의 1만 352개 도시에서 생중계를 시청했다. 국제콩쿠르 시청률로는 절대적인 기록이다. 이제 다른 예술가로서의 운명이 콩쿠르 수상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콩쿠르 조직위원회에서 우승자들의 이후 경력을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콩쿠르에서 수상한) 젊은 음악가들이 이후 3~4년 동안 러시아 전역과 유럽, 아시아, 미국의 최고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레리 게르게예프 차이콥스키 콩쿠르 조직위원장은 밝혔다.

제15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수상자 명단

피아노:

1위 - 드미트리 마슬레예프(러시아), 2위 - 루카스 게누시아스(러시아/리투아니아), 3위 - 다니일 하리토노프(러시아), 세르게이 레디킨(러시아), 4위 - 뤼카 드바르그(프랑스)

바이얼린:

1위 - 수상자 없음, 2위 - 장위첸(대만), 3위 - 가이크 카자랸(러시아), 알렉산드라 코누노바(몰도바), 파벨 밀류코프(러시아), 4위 - 김 봄소리(한국), 클라라 주미 강(독일)

첼로:

1위 - 안드레이 이오누트 이오니차(루마니아), 2위 - 알렉산드르 람(러시아), 3위 - 알렉산드르 부즐로프(러시아), 4위 - 파블로 페란데스(스페인), 5위 - 강승민(한국), 6위 - 조나탄 로우즈만(네덜란드)

성악 여자:

1위 - 율리야 마토치키나(러시아), 2위 - 스베틀라나 모스칼렌코(러시아), 3위 - 마네 갈로얀(아르메니아), 4위 - 안토니나 베세니나(러시아)

성악 남자:

1위 - 아리운바아타르 간바아타르(몽골), 2위 - 왕촨웨(중국), 3위 - 유한승(한국), 4위 - 드미트리 그리고리예프(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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