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차고 건물에서 탄생한 모스크바의 '개러지' 뮤지엄, 7년만에 새 단장

총 비용 2,700만 달러가 투입된 개축 작업이 모두 끝나자 정면부를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한 총면적 5,400평방미터의 2층짜리 육면체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알툠 게오다캰/타스)

총 비용 2,700만 달러가 투입된 개축 작업이 모두 끝나자 정면부를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한 총면적 5,400평방미터의 2층짜리 육면체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알툠 게오다캰/타스)

2008년 버스차고 건물을 개조해 탄생했던 모스크바의 '개러지' 뮤지엄이 고리키공원의 구내 레스토랑 건물을 개조한 새 보금자리에 터를 잡았다.

시작과 도약

개러지 뮤지엄의 역사는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부인인 다샤 쥬코바의 아이디어로 '바흐메티예프 버스차고' 건물이 개축되었을 때로 거슬러올라간다. 1927년에 구성주의 건축가인 콘스탄틴 멜니코프의 설계에 따라 건축된 역사적인 바흐메티예프 버스차고 건물은 2008년 리모델링으로 투박한 건물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부공간은 거대한 '차고' 뮤지엄(당시 정식명칭은 '개러지' 현대문화센터였다)으로 변모했다.

'개러지' 현대문화센터는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계몽주의적, 문화학적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탄생했다. 러시아 관객들에게 현대의 세계 예술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다. 물론 그러한 사명은 부분적으로 국립박물관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개러지는 전시작품 선정의 자유와 든든한 자금력(언론 보도에 따르면, 연 지출 규모가 1,300~1,500만 달러)에서 일정한 우위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메리트를 이용해 개러지는 관객의 인기를 빠르게 잠식해나갔다.

재부팅

2011년말 개러지는 미리 약정된 조건에 따라 유대인박물관-톨레랑스센터에 차고 자리를 내주고 고리키공원의 임시 파빌리온으로 이사했다. 파빌리온은 아프리카 피난민과 일본 쓰나미 이재민들을 위한 '종이집' 설계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의 유명한 건축가 반 시게루의 작품이었다. 반은 재생 종이튜브를 사용해 개러지를 위한 임시 파빌리온을 세웠다.

소련 시절인 1968년 고리키공원 구내에 문을 연 '사계' 레스토랑은 손님이 항상 북적이는 곳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초 문을 닫고 레스토랑 건물은 방치돼 왔다. 그러다가 또 한 명의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가 개러지를 위해 이 쓰러져가는 소련식 유리 건물을 현대적 박물관으로 개조하는 작업을 맡았다. 2013년 가을 로만 아브라모비치 소유의 기업이 '사계' 건물,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건물의 잔해를 사들였다.

콜하스는 자신의 건물 개축 아이디어를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건물을 복원하는 게 아니라, 그 붕괴를 보존하는 것"이라고. 그의 말은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실제로 그는 과감한 재건축과 동시에 이미 많은 것이 소실된 레스토랑의 장식적 요소들을 섬세하게 보존 융합시켰다. 총 비용 2,700만 달러가 투입된 개축 작업이 모두 끝나자 정면부를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한 총면적 5,400평방미터의 2층짜리 육면체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운 야망

허름한 차고 건물에서 탄생한 모스크바의 '개러지' 뮤지엄, 7년만에 새 단장 - 야요이 쿠사마(사진제공=막심 블리노프/리아 노보스티)
야요이 쿠사마의 전시회 (사진제공=막심 블리노프/리아 노보스티)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은 개러지 박물관의 기능적인 가능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곳에 5개의 전시홀, 강연장, 영화상영장, 서점과 카페가 들어가 있다. 개관식에 맞춰 8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준비됐다. 일본의 야요이 쿠사마, 아르헨티나의 리르크리트 티라바니야, 독일의 카타리나 그로세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9월에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건축가로 명성을 떨친 전설의 루이자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이 계획돼 있기도 하다.

안톤 벨로프 개러지 박물관장은 새롭게 개장한 박물관에 굉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이 현재 모스크바시와 러시아 전체가 내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명한 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측은 박물관 공간 이전이 이전 정책의 계승을 의미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야심의 증가를 상징하는 것임을 알리고 있다. 박물관의 치프 큐레이터로 영국인 케이트 파울을 영입한 것이 바로 그러한 야망을 잘 보여준다. "7년 전 개러지의 최대 목표가 권위 있는 국제 프로젝트들을 모스크바로 초대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에 뒤지지 않는 우리 프로젝트들을 모스크바에서 세계 여러 도시로 보내는 것이 목표"라고 파울은 말한다.

개러지 현대예술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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