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크렘린궁 앞 신공원 조성, 국제공모전 개최

'자랴디예' 공원이 들어설 크렘린 부근의 공터 (사진제공=세르게이 레온티예프)

'자랴디예' 공원이 들어설 크렘린 부근의 공터 (사진제공=세르게이 레온티예프)

2007년 철거된 '로시야' 호텔 자리에 국제 수준의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위한 국제 조경•건축공모전이 개최돼 오는 5월 13일까지 참가신청을 받는다.

모스크바 크렘린궁 주변 '자랴디예' 구역의 조경·건축 국제 공모전이 4월 19일 모스크바에서 시작됐다. 자격을 갖춘 전문가 팀이라면 국적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참가신청은 오는 5월 22일 마감된다. '자랴디예' 공원 조성을 위한 이번 국제공모전은 뉴욕의 새로운 국제무역센터 프로젝트, 베를린의 레이흐타크 재건축 프로젝트, 홍콩의 콜룬 문화지구 프로젝트 공모전에 버금가는 의미를 갖는다.

공모전 관련 정보 및 공모전 참가 신청은 공모전 홈페이지(parkzaryadye.com)를 참조하면 된다.

'자랴디예' 구역은 크렘린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중세 시대 모스크바 대귀족과 외교관들의 거주지역이었던 이곳에서 반경 1킬로미터 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16곳이나 있다.

소련 시절에는 소련 국민의 저력을 상징하는 '로시야' 호텔이 이곳에 우뚝 서 있었다. 2007년 호텔 철거 이후 부지는 지금까지 철제 울타리로 둘러싸인 채 오랫동안 공터로 남아 있는 상태다.

애당초 자랴디예에는 2006년에 고급 주택과 쇼핑센터 복합단지가 건설될 예정이었다. 그 계획이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 시민들에는 오히려 잘된 일이 됐다. 작년에 이곳에 세계적 수준의 공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확정됐다.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임을 고려하여 세계 각국의 건축가, 조경가, 도시공학자들이 투입되었고 공원 설계는 국제공모전을 통해 선발하기로 결정됐다. 공모전 구상 단계에서 뉴욕의 '하이라인' 공원 설계 공모전, 서울의 용산 공원 프로젝트 공모전, 홍콩 콜룬 문화지구 건설 공모전 등 유사한 형태의 세계 최고 공모전 경험을 고려했다.

오는 5월 22일까지 공모전 참가신청서를 접수하며 이후 심사위원단은 6개 팀을 선정해 설계안을 제작하도록 할 예정이다. 선정된 6개 팀에게는 팀별로 8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며 최종 우승작은 금년 11월 발표된다. 

모스크바 시가 도시계획에 공모전이라는 방식을 도입하게 된 것은 신임 시 건축 총감독이 들어오고 나서부터다. 새 바람을 타고 사회적 공공성을 갖는 건축물 조성사업의 경우 국제공모전 방식을 채택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과학기술박물관(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기술박물관) 건물, 고리키 공원(모스크바 주요 공원 중 하나), 스콜코보 혁신센터의 주거지구를 들 수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거대 국제공모전을 기획하는 기관은 미디어·건축·디자인연구소 '스트렐카' 한 곳뿐이다. 스트렐카 연구소는 신세대 도시공학자 양성을 기본 목표로 한다. 매년 모집 인원 중 거의 절반이 외국학생들로 채워져 왔다. 2011년 입학생 중에는 강민구라는 한국에서 온 디자이너도 있었는데 그는 현재 건축설계스튜디오 OMA에서 일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1년으로 세계 최고의 건축가와 도시공학자들이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현대 건축계의 '아이돌' 렘 콜하스가 연구소 교육과정의 입안에 참가했다. 학비는 무료이며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된다. 연구소는 인재 양성뿐 아니라 모스크바와 러시아의 다른 도시들의 기획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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