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각형. 1915.
Wikipedia트레티야코프 미술관(모스크바)이 최신 연구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아래에는 또 다른 색감의 그림이 하나도 아닌 두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술관측은 한 달여 전에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다.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의 과학감정부 직원인 예카테리나 보로니나는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아래에 밑그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번에 우리는 그림 아래에 하나가 아닌 두 개의 밑그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맨 아래 있는 그림은 입체적미래주의(cubofuturism) 작품이며, ‘검은 사각형’의 균열 아래로는 다른 색감의 절대주의(Suprematism)의 원형적 작품이 보였다”고 밝혔다.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에 엑스레이 광선을 조사하자 그의 또 다른 작품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또한 현미경 작업을 통해 ‘검은 사각형’의 균열 사이로 다른 색감의 물감층이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직원 예카테리나 보로니나, 이리나 루스타모바, 이리나 바카르는 또 다른 발견도 공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말레비치 본인의 것으로 여겨져온 ‘검은 사격형’ 위의 덧글을 세 개의 글자를 제외하고 모두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해독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두운 동굴 속 니그로들의 전투(Битва негров в темной пещере)”. 미술관측은 “이로써 ‘검은 사각형’은 1882년 동명의 그림을 그린 프랑스의 풍자작가 알퐁스 알레(Alphonse Alais)와 말레비치의 시공을 넘은 대화와 같은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알레의 원화 제목은 ‘어두운 터널 속 니그로들의 전투(Combat de nègres dans un tunnel: 불어로는 ‘너무 어두워서 분간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의미 - 편집자 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