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美 MD망 확산에 공격시스템 개발로 대응"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미국의 계속적인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에 대항하여 러시아는 어떠한 MD 체계도 타격이 가능한 공격용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MD 시스템의 우선 타겟이 러시아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0일 러시아 방산업계 발전회의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전세계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계속하고 있으며 그 진정한 목적은 러시아의 핵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전략 핵전력 강화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 지도부는 사실상 지난 2001년(미국이 일방적으로 1972년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ABM) 조약에서 탈퇴한 해)부터 지금까지 수년에 걸쳐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 확대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략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군비경쟁 및 서방과의 전면적 대립을 원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왔다. 지난 1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군사적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세계는 두 개의 대전을 치렀다. 상상으로라도 그러한 일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악화된 러-미 관계에 어떻게든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바실리 벨로죠로프 군사정치학자협회 회장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현존하는 모종의 현상유지 상태를 확고히 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야르스'와 '불라바'

푸틴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러시아 방산업계가 다단계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뚫고  전투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일련의 차세대 무기체계를 개발하여 성공리에 시험을 마쳤다고 밝혔다. Russia포커스가 만난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중인 무기들이 기밀이 유지되고 있음을 들어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무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최첨단 MD 시스템을 뚫을 수 있는 무기들이 러시아군에 배치되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한 무기 중에 첫 번째가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다. 현재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은 주력 병기를 야르스로 전격 재무장하는 중이다. 현존하는 MD체계는 물론이고 차세대 MD망도 뚫을 수 있는 야르스 미사일이 앞으로 5년 후면 러시아군 지상 핵전력의 주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존 배치된 ICBM ‘토폴-M’가 탄두 1기를 장착한 것과는 달리 야르스에는 3기가 장착된다. 야르스는 MD에 대한 취약성이 훨씬 더 보완됐다. 순간 가속력이 향상됐고 분리된 탄두는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기동이 가능하다.

해상배치 ICBM인 ‘불라바’도 MD망을 뚫을 수 있다. 불라바는 고도와 항로에 따라 궤도 수정이 가능한 개별유도 초음속 기동 핵탄두 10기를 장착할 수 있다. 초기 테스트 발사에서 몇 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최근 불라바 발사 시험들은 성공리에 끝났다.

민간 군사전문가 콘스탄틴 보그다노프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전술미사일시스템 ‘이스칸데르-M’이 MD망 돌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카스피해상 러시아 전함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신형 순항미사일 ‘칼리브르’도 같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선 지원사업

핵억지력 확보 분야에 있어서 러시아에서는 차세대 개발에 대한 재정지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러시아에서는 신형 중량급 액체연료 미사일 ‘사르마트’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르마트는 몇 년 후면 엄청난 파괴력 덕분에 ‘사탄’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R-36M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10일 방산업계 회의를 취재 중이던 TV카메라의 앵글에 한 회의 참석자의 손에 들린 슬라이드가 포착됐다. 슬라이드 겉에는 이른바 ‘대양용 다목적 시스템 ‘스타투스-6’’의 구상과 개발시기가 적혀 있었다. 민간 군사전문가 보그다노프는 이것이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핵탄두 장착 미사일 어뢰일 것으로 짐작했다. 그는 또한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우연히 언론에 눈에 띈 것이 아닐 것으로 보았다. 당국이 의도적으로 신개발품의 존재 사실을 흘렸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미 러시아 GDP 하락을 초래한 경제위기 때문에 전략미사일군의 재무장 및 차세대 전략핵전력 개발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전략핵전력은 러시아의 필수 우선과제 중 하나다. 전략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러시아 국방부와 정부의 분명한 임무”라고 러시아 외교 싱크탱크인 러시아국제문회위원회(RIAC)의 전문가 프로호르 트레빈이 Russia포커스에 밝혔다. 그는 관련 프로그램들을 위한 자금은 어떠한 경우든 확보될 것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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