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기, 러시아에서 운항 중단될까?

AP
가장 인기 있는 항공기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 항공기 보유량에서 20%를 차지하는 보잉 737기가 러시아에서 공식 운항 중단됐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운항 중단의 공식 사유는 2013년 카잔 공항 추락 사고의 원인인 승강타 결함이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운항 중단 조치가 막대한 부채로 영업을 중단한 ‘트란스아에로’ 항공사 소유주 측의 정부에 대한 '보복'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보았다.

국가간항공위원회(IAC, Interstate Aviation Committe)가 클래식(Classic)과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 두 세대의 모든 보잉 737 항공기의 러시아 운항을 금지했다. IAC가 기자회견에서 Russia포커스에 전한 바에 따르면, 2013년 카잔 공항에서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기의 승강타 결함이 운항 금지 사유였다. 당시 항공기는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하여 탑승자 50명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IAC의 결정에 반대했다. 러시아 항공시장의 공식 규제기관인 러시아항공청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IAC는 구체적인 모델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킬 권리가 없다. 하지만 상황이 복잡한 이유는 IAC가 러시아 정부에 종속돼 있지 않다는 점에 있다. IAC는 항공기 인증과 항공사고 조사를 담당한다. IAC 지도부는 구소련 공화국들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의 11개국 정상이 합의 하에 임명한다. 여기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단 한 표만 행사할 수 있다.

안전 우선일까? 트란스아에로의 보복일까?

러시아항공청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에 등록된 보잉 737기는 6대뿐으로 이들만이 러시아의 관할권 아래 놓여 있다. 나머지는 해외에 등록돼 있다. 러시아에서 운항 중인 보잉 737기는 약 200대로 러시아의 항공기 보유량에서 20%를 차지한다.

러시아 언론의 자료에 따르면, 보잉 737기 운항 중단 배경에는 다른 이유들도 있을 수 있다. IAC는 1991년 설립 이후부터 타티야나 아도니나가 이끌고 있는데, 과거 그녀는 러시아 제2의 항공사로 지난 10월 부채로 인해 운항을 중단한 ‘트란스아에로’의 공동 소유주였다. 게다가 이 회사의 지배 주식은 아도니나의 아들인 알렉산드르 플레샤코프가 소유하고 있다. 경제지 ‘베도모스티’가 러시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보잉 737기 운항 금지는 회사 폐쇄 조치에 대한 ‘트란스아에로’의 보복으로 나왔을 수도 있다.

운항 금지에 응하지 않는 항공사들

IAC가 보잉 737기의 러시아 내 운항 금지를 결정하자 지난 6일 정부 관련 회의에 모인 러시아 거대 항공사들은 IAC의 새로운 요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승객 수송 규모에서 세 번째로 큰 러시아 항공사 S7의 공동 소유주인 나탈리야 필료바는 회의 뒤에 IAC가 자신의 결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틀 후인 8일 IAC는 결정을 재고하지 않았다고 새로 밝혔다. 게다가 IAC의 자료에 따르면 타티야나 아도니나 위원장은 정부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투자회사 인스타포렉스(InstaForex)의 애널리스트 이고리 코발레프는 IAC의 결정이 무엇보다도 러시아 최대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아에로플로트의 자회사인 저가 항공사 ‘포베다’의 보유 항공기가 모두 보잉 737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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